그룹명/글

가 을

대방산 2011. 11. 18. 09:38

 

 가      을

 

 뚝

 뚝

 뚝

 가을이 떨어져 내리고 있다.

 

 가로수 은행잎은

 공허한 도시공간을 채색하고 있더니

 밤새 내린

 가을비로

 도로에 납작 업뜨려

 차량 바퀴에

 사람 발길에 밟히고 있네.

 

 향긋한 솔잎차의 내음처럼

 내 곁에 잠시 잠깐 머물다

 멀어져 가는 가을의 체취

 

 내가 너에게 아무것도

 바라는 것 없었는데도

 왜 이렇게 허전하고 아릴까?

 

 가을이 가고 있는

 어느 언덕배기 산모퉁이에서

 허전하고 아린 마음을

 너의

 그 포근하고  여린 바스락거리는 소리와 함께

 지치도록 동행하며 가을을 맘껏 느끼고 싶다.

 

 대   방    산

  2011. 11.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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