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 을
뚝
뚝
뚝
가을이 떨어져 내리고 있다.
가로수 은행잎은
공허한 도시공간을 채색하고 있더니
밤새 내린
가을비로
도로에 납작 업뜨려
차량 바퀴에
사람 발길에 밟히고 있네.
향긋한 솔잎차의 내음처럼
내 곁에 잠시 잠깐 머물다
멀어져 가는 가을의 체취
내가 너에게 아무것도
바라는 것 없었는데도
왜 이렇게 허전하고 아릴까?
가을이 가고 있는
어느 언덕배기 산모퉁이에서
허전하고 아린 마음을
너의
그 포근하고 여린 바스락거리는 소리와 함께
지치도록 동행하며 가을을 맘껏 느끼고 싶다.
대 방 산
2011. 11. 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