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 지산
호남정맥이 남으로 남으로 달리다
한숨 돌리고 가자며 살짝 비켜선 산
높지 않은 그 정상에서 바라보는
사통팔달의 풍경은
꼬리에꼬리를 물고 달려가는
저 능선길의 아름다움이 묻어나고
또다른 지맥길을 열어 젖히며
달려가는 숨가쁜 산 그림자들
홀딱 벗은 골짜기들은
말없이 묵언 수행 중인데
허락없이 불각실이 들이닥친
매서운 겨울바람은
내 마음속에 봄의 불쏘시개를 놓고가네
진정한 사랑은 미움을 잉태하지 않고
진정한 이별은 사랑을
추억의 세월로 먹으며 살아가듯이
그렇게 가지산의
사랑도
피고 지며 세월을 먹으며 가는가 보다.
2012. 01. 28
대 방 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