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명/지리산

만복대의 하룻밤

대방산 2014. 10. 19. 20:05

 일        시 : 2014 - 10 - 18,19

 장        소 : 지리산 일원

 날        씨 : 맑고 화창한 가을이 저물어가는 날

 누   구  랑 : 반쪽과 대방산

 코        스 : 상위마을 - 묘봉치 - 만복대(박) - 견두지맥길 - 다름재 - 상위마을(약13.7km)

 

 

  이번주는 산행계획을 잡지않고 비박산행을 가려고 마음먹었는데 반쪽왈 저번주 영남알프스를 가지 못한 아쉬움에 영알을 가겠다고 하기에 그러라고 대답하고 나니 혼자 비박산행을 가야할 것 같다.

어라 금요일 아침 영알을 취소했다고 하여,  경북구미시에 출장을 새벽녁에 갔다가 돌아와 저녁약속을 마치고 집에 귀가하니 새벽 한시 ㅎㅎ 비박짐 지는게 조금은 피곤하겠단 생각을 한다.

아무리 서둘러도 집에서 11시경 나선다. 간단하게 준비하여 곡성나들목을 나가 고달면의 고산터널을 넘어 산동면 상위마을에 도착하니 정오를 조금넘은 햇살을 가을날의 화려함을 대변하기라도 하듯 정말 따스하다 못해 덥다.

묘봉치 올라가는 입구를 묻고 준비하여 천천히 출발한다.

 

 

 

 

 

 

 

 

 

 

산동면 일대는 가로수도 산수유 산과들에 온통 산수유 열매의 익어가는 모습이 과히 장관이다.

봄에는 노란 산수유꽃으로 사람들의 마음에 심금을 울렸다면

가을날에는 붉은 빛갈로 그 아름다움을 더해내는 모습이 정말 좋다.

 

 

 

산속을 숨어드니 계곡을 따라 오르는  오솔길의 여정이다.

계곡을 이리저리 건너 오르니 사람은 없고 우리 둘만이 그 산을 오르고 있다. 한참을 가니 등산후 하산하시는 부녀와 사진을 찍고 내려오시는 분 한분, 등산하산하시는 분 한분 모두가 따로따로다.

그렇게 급할 것 없이 그 계곡속을 오르니 다람쥐는 월동준비로 작은 몸집으로 바삐움직이고

계곡속은 청아한 물소리 요란스럽게 내고 있지만 윗쪽으로 오를수록 그 소리가 점차 줄어든다.

8부 능선쯤에 오르니 우리가 출발한 곳이 보이는 것이 묘봉치에 다다르는 것처럼 느껴지지만 장난아니게 멀다.

그것도 박짐을 지고 오르니 헉헉거릴수 밖에 어제 저녁 마신 술도 있고 ㅎㅎ

 

 

 

산동마을 지리산 온천이 있는 곳

 

 

 

 

출발한지 두시간이 조금 넘게 걸려 묘봉치에 도착한다.  휴--------------

이제 능선길을 따라 약2.3킬로 떨어진 만복대에 도착하면 오늘 여정의 끝이라 생각하니 룰루랄라다.

그렇게 산마루를 오르니 젊은 친구 하나 대뜸 뭇는다 어디까지 가느냐고 왜 그러냐고 물으니 다리에 쥐가 나서

119 불러났다고 같이 가줄수 있냔다.  이런......

응급처치로 약을 주고 천천히 가자니 조금 쉬었다 온단다. 그리고 어디에서 출발했냐고 하니 적령치에서 만복대를 거쳐

성삼재까지 갔다가, 택시요금이 비싸 다시 되돌아온단다. 그래도 그렇지 거리는 왕복 약14km

내 생각에 이거 조금 심하지 싶으다.

 

 

 

만복대가 조망된다.

 

 

 

공기바위쯤에서 되돌아본 노고단과 성삼재 그리고 내가 걸어온 길

 

 

 

 

 

 

 

공기바위

 

 

 

 

더뎌 만복대에 도착했다.

도착하여 파아란 하늘과 만복대 표지석이 너무도 잘 어울린다고 생각하면서 우린 만복대 바로 아래 바위에

집한채 지을 준비를 하고 만복대 표지석에 오르니 헐

조금전 그 친구 우리보다 앞서 갔는데 정상에 앉아있다. 다른 부부 등산객과 이야기중이네.

그래 괜찮냐고 물으니 또 119 불렀단다. 부부 등산객도 말하고 나도 말하고 이곳에서 이제 2킬로만 가면 되는데

굳이 119 부를 필요가 있냐고 천천히 내려가라고 권하니 마지못하여 하는 것인지 아님 부부등산객과 같이 내려가서

그런것인지 핸드폰으로 취소를 하는 모양이라.

오죽하면 그랬겠냐 싶지만 그래도 인내할 줄 모르는 것 같아 아쉬운 마음이다.

오늘 이곳의 비박꾼들이 얼마냐 되랴 내심 궁금해하며 우린 서둘러 집한채 짓고 점심을 굶었는지라 서둘러 저녁을 준비하고 있으니, 일몰이 시작된다.

 

 

 

 

장엄한 지리산의 한줄기

 

 

 

저멀리 좌측으로 중봉과 천황봉 앞에 보이는 반야봉

 

 

 

 

서북능선이 참 아름답다 저멀리 바래봉도

 

 

 

 

 

 

 

 

 

 

 

 

 

 

 

 

 

일몰이 시작된다.

 

 

 

만 복 대

 

그 산을 보려면 멀리서 보라했던가.

만복대에서 바라보는 지리의 웅장함

그 웅장함이 하루를 마감한다.

 

너울거리며 춤추는 산그림자 너머로

붉은 노을

타는 목마름으로 하루를 마감하며

서서히 모습을 감춘다.

 

아!

지금 이순간 뜨겁게 달구었던

대지도

가을을 이고 앉은 산야도

모두가 오늘 하루를 마감한다.

 

만복대에 기대서서

일몰을 바라보는 나도

황홀한 마음 억누르고

지리산이 내어준 이곳에서

지리산의 어둠을 지켜보며

이밤을 맞이한다.

 

밤 하늘의 수많은 은하수여

모든 이에게 환한 미소를

전하소서

이 가을이 행복하도록..

 

2014.10.18

대    방    산

 

 

 

 

 

 

 

 

 

 

 

 

 

 

 

 

 

 

 

 

 

 

 

 

 

 

 

 

 

 

 

 

 

 

 

 

 

 

 

 

 

 

 

그렇게 어둠이 내려앉은 것을 아쉬워 하며 서둘러 저녁을 해결하고 있으니, 하나둘 박짐을 지고 만복대를 오른다.

오늘 하루 우리가 조금 빨리와 좋은 곳에 자리 잡을 수 있어서 행복이다.

그렇게 밤 하늘의 수많은 은하수와 이야기하며,

가을바람이 옷깃을 여미게하지만 만복대의 하루밤은 깊어가고

인간사 희노애락이 깃든 곳에는 밤새 별들의 반짝임처럼 불빛이 어둠을 몰아내려 밤을 지새는 사이

이곳 산정에 여명이 새벽을 열어젖힌다.

 

 

 

 

 

남원시가지 야경

 

 

 

 

지리산 온천이 있는 산동면 야경

 

 

 

 

구례읍의 야경

 

 

 

 

 

천황봉 너머는 일출이 시작되엇다.

 

 

 

 

 

반야봉의 아침

 

 

 

 

서북능선 적령치 넘어 세걸산 바래봉도 아침을 열어젖히고 있다.

 

 

 

 

성삼재와 노고단

 

 

 

 

 

 

 

 

 

 

 

 

정말 세상은 누구에게나 평등하게 그 모든것을 열어주는 것 같다.

하지만 그것을 받아들 준비가 되어 있느냐 아님 그렇지 않느냐 그것이

행복을 결정하는 것이 아닌가

우리도 항상 큰것 보다, 작은 것을 챙길줄 알때 행복은 우리곁에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해본다.

정말 황홀하게 어느 가을날의 하루를 열어젖혀주는 지금이 너무도 좋은 시간이다.

이 행복을 만끽하기 위하여 오늘 이 자리에 서있는 것이기도 하지만 자연이 주는 감흥은

인간의 잔재주로 만들어내는 그 어떤 감흥보다도 좋은 것이 아닌가.

그렇게 한참을 바라본다.

오늘 일출은 성삼재에서 새벽어둠을 뚫고 이곳까지 달려온 어느 산악회 회원들과 같이 보아 더 좋았는지 모른다.

그렇게 일출의 감흥도 뒤로하고 서둘러 아침을 챙기고 접을 정리하여 만복대를 떠난다.

 

 

 

 

 

 

 

 

 

 

 

 

 

 

 

 

 

 

 

 

 

 

 

 

 

 

 

 

 

 

 

 

 

 

 

 

 

 

 

 

 

 

 

 

 

 

 

 

 

 

 

 

 

 

 

 

 

 

 

 

저 아래 심원마을이 내년이던가 아무튼 이제 하늘아래 첫동네에서 그 흔적을 지워야 한다고 한다.

모두가 이주를 결정했다고 하니 모두 없어지기 전에 한번쯤은 가보아야겠다.

 

 

 

 

 

 

 

 

 

 

 

 

 

 

 

다 정리하고 출발에 앞서 한컷

 

 

 

 

 

 

 

 

 

 

 

 

 

 

 

 

 

 

 

 

 

 

 

이곳이 견두지맥길이 시작되는 곳이다.

이곳을 지나 다름재에서 우린 견두지맥과 이별을 하고 상위마을 저수지로 하산길을 택하여 내려가지만

계곡에서 길을 잃고 한참을 헤맨후에야 다시 길을 찾아 무사히 내려올 수 있었다.

내려오는 길에 계곡산행의 필수인 알탕도 한번하고

정말 이제는 가을이 아니고 겨울이다 싶을 정도로 차가웠다.

가을이 깊어가는 시간 둘이서의 만복댈 비박 산행은 오래도록 기억에 남아있을 것 같은 좋은 추억으로 만들었다.

이 가을을 즐기면서 오늘 하루도 행복하자.

 

 

 

 

 

조망바위에서 바라본 만복대

 

 

 

 

 

인적이 드문 이곳은 가을이 저만치 가고 겨울을 준비하고 있다.

 

 

 

 

 

 

 

 

 

 

 

 

다름재와 억새

이곳에서 좌측하여 급 내리막을 내려서서 계곡에서 길 주의

직진하면 밤재쪽으로 가는 견두지맥 출입통제가 붙어있다.

 

 

 

 

 

 

 

 

 

 

 

 

 

 

 

 

 

 

 

 

 

 

 

 

 

 

 

 

 

저수지 아래 상위마을에서 바라본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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