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시 : 2014.04.05
장 소 : 경남 하동군 쌍계사 일원
날 씨 : 맑은 봄날
누 구 랑 : 반쪽과 대방산
코 스 : 쌍계사 - 마족대 - 불일평전 - 불일암 - 불일폭포 - 국사암 - 쌍계사
사람이 계획대로 살아가는 사람이 없듯이 나도 꽃들이 유혹하는 이 계절에 계획대로 살아지진 않지만 그래도 열심히 아름다운 마음으로 살아가려고 노력하는 사람중의 하나라고 생각한다.
주말에 어디를 갈까 고민하다 섬진강 따라 흘러가는 봄의 유혹 벚꽃의 아름다운 꽃길이 생각나 조금 늦은감은 있지만 둘이서 오붓한 시간여행을 감행한다.
느긋하게 출발하면 차가 밀릴것 같아 서둘러 출발하여 곡성나들목을 나가 고산터널을 넘어 지리의 주능을 감상하며 구레산동의 산수유의 멋스러움을 보고자 했지만 이미 꽃들은 바람결에 흩날려가고 없는 봄 햇살의 따라로움만이 우릴 반겨주니 서둘러 하동으로 향한다. 구례군 국도에 일렬종대로 늘어서 화려함을 뽐내는 벚꽃길을 달려 토지면을 지나니 울창한 벚꽃길이 상쾌한 아침 바람과 함께 섬진강의 강물이 길을 인도하니 참 싱그런 아침의 여유다.
그 길따라 내리다 화개장터에서 쌍계사 방향으로 약5킬로미터의 벚꽃길을 따라 차는 천천히 오르나 벚꽃의 화려함은 그 자태만 남겨놓고 이미 바람결에 흩날리며 아쉬움을 더할 뿐이다.
벚꽃길 전망대에서 바람결에 하염없이 떨어지는 꽃잎의 하늘거림을 감상하고 사진 한장 남기고 쌍계사 주차장에 차를 정차한다.
아마 예전에도 주차비를 받지 않았던가. 어느 유원지를 가 보아도 주차비를 받는데 유독 이곳에는 주차비가 무료다. 첫 인상부터 사람마음을 푸근하게 풀어놓는다.
어느곳이든 유명한 곳이면 주차비가 그곳의 아름다운 첫 인상을 구겨놓는 곳이 많은데 이곳은 다르니 상쾌한 기분으로 쌍계사의 품속으로 숨어들어가니 시골 할머니들의 투박한 손논림이 그대로 전해지는 봄나물과 각종 산나물들의 눈요기가 시작된다.
쌍계사는 언제 보아도 기품있는 일주문과 금강문을 들어서서 맞이하는 고고함이 나의 마음을 무장해제시키기에 충분한 것 같다.
마침 오늘이 법회가 있는 날인가 보다 중생들이 줄지어 앉아 법문 한줄 듣겠다고 열심이니 어떤 법문에 감흥받고 살아가는 것인가?
마음의 위안이라는 것이 다 내 마음에서 비롯되는 것을 지나간 과거에 사로잡힌 근심과 다가오지도 않은 미래에 대한 근심을 끊어내고 나면 현재에 근심은 얼마되지 않는다고 한다.
우린 그냥 그 근심도 시간속에 놓아두면 저절로 풀어지는 것이 아니든가.
무엇이든지 위안이 된다면 좋은것이 아닌가 반문해 보고 쌍계사 절을 벗어나 송림이 우거진 산속으로 숨어들어간다.
진달래가 유혹하고 벌써 철쭉이 나를 반기는 그 길에는 맑은 소리로 짝을 찾는 산새들의 울음소리와 청아하게 계곡을 울리며 흐르는 물소리와 송림사이로 봄 내음을 풍기며 지나가는 바람소리가 내 귓전을 간지럽히고 내 눈은 새싹의 아름다움이 어떤것인지 직접 눈으로 확인하며 느긋하게 여유로움을 한껏 뽐내며 둘이서 걷는 이 길이 너무도 좋은 시간이다.
그렇게 오른 불일평전에는 삼삼오오 행복에 겨운 자기들만의 세상에서 봄을 즐기는 산객들과 아름드리 큰 목련은 만개하여 하얀 세상을 만들어 놓고 돌탑은 누구의 소원을 들어주려는 것인지 묵묵부답이며, 흙집 한채는 나의 마음을 붙잡아 두려는 것 같아 너무도 푸근한 공간이다.
그곳에서 한참을 쉬어 불일폭포로 향한다.
청학봉과 백학봉의 골짜기를 쩌렁쩌렁 울리며 흘러내리는 불일폭포는 그야말로 장관을 연출하며 뭇 사람들의 탄성을 자아낸다.
지리산의 10경중 하나라는 말이 무색하지 않은 장엄함 앞에 나는 한참을 머물다 자연의 위대함을 다시한번 느끼며 돌아서는 발길에서 자꾸만 되돌아보는 눈길이 아쉬울뿐이다.
불일암에서 바라보는 세상은 그야말로 고요다. 누구의 세상이고 누구의 욕심이 세상을 지배할 것인가.
너무도 아름다운 불일암의 자태, 하루하루 불심으로 살아가라는 암자인가.
그 멋스러움 앞에 시간을 정지시키고 싶은 마음이다.
그렇게 천천히 돌아나와 하산길에서 여유로움을 한껏 느낀 아름다운 시간여행이었다.
사랑은 머물지 않으며, 변해가는 시간만큼 사랑도 변하여 서로가 서로에게 애틋함은 전하듯 봄이란 시간도 그 화려함 뒤에 오는 허무를 우리에게 안겨주고 녹음이 우거지는 여름으로 그여정을 옮겨갈 것이다.
지금이란 놈이 우리에겐 제일 소중한 시간이듯이 항상 부드러운 마음으로 세상을 열어젖힌다면 아마도 닫히는 마음보다는 열리는 마음이 더 많은 세상이 되지않을까 생각해보면 각시와의 아름다운 불일폭포 산행을 마무리 한다.
지리산에서 섬진강으로 합수되는 토지면의 계곡과 봄
섬진강이 주는 아름다운 서정
꽃길이 주는 여유
그래도 아름다운 풍경
쌍계사 들어가는 일주문
머구대의 꽃
현호색의 아름다움
하늘과 봄 꽃
나도 살짝 소원을 빌어야지
조팝나무꽃의 한들거림
동백의 아름다움
삼지닥나무 꽃
쌍계사의 지붕들
중생들도 쌍계사의 저 지붕들 아래에서 많은 위로와 사랑을 받겠죠
양지꽃
개별꽃
마족대
불일평전의 목련
불일평전의 돌탑
불일평전 흙집
불일폭포
불일폭포는 고려시대의 승려인 보조국사 지눌(1158-1210)이 폭포입구에 있는 암자에서 수도(修道)를 하였는데 고려 제21대 왕인 희종(熙宗 1180-1237)이 지눌의 덕망과 불심에 감동하여 불일보조라는 시호(충신이나 덕망이 높은 신하가 죽은뒤에 그들의 공덕을 칭송하기 위하여 임금이 붙여준 이름)을 내렸답니다.
그 시호를 따라 이 폭포를 불일폭포라 하였고 그가 수도하였던 암자를 불일암이라 하였습니다.
불일폭포는 지리산 10경 중 하나로 좌측의 청학봉과 우측의 백학봉사이의 협곡에서 내려오는 물줄기가 60여미터에 이르며 주변의 기암괴석이 잘 어우르져 장엄하고 웅장한 분위기를 연출합니다.
불 일 암
청학봉과 백학봉을 이고 앉은 불일암
이른 아침 쩌렁쩌렁 울리며
떨어지는 폭포수가 하루를 열고
또 하루를 마무리한다.
이곳 마당에서 바라보는
세상에는 근심걱정이 없다.
세월의 격정을 이고 앉아
오늘도 저 푸른 하늘을 향해
손짓하는 노송들의
가르침
저 깊은 계곡을 감아 올리는
봄 바람은
붉디 붉은 연분홍 진달래 피우고
엷은 미소로 봄을 노래하며
불일암에 봄 사랑 드리운다.
님이여
이곳 불일폭포수에
걱정일랑 씻어보내고
불일암에서 바라보이는
저 심산유곡속에
내 마음하나
조각구름으로 띄워
가벼운 걸음으로 가소서
2014.04.05
대 방 산
봄 햇살이 너무도 아름답습니다
찔레꽃
국사암 앞의
느티나무
수령 약1200년
국사암
국사암에서 바라본 풍경
천리향
꽃잎과 연
난 나에게 주어진 지금이란 시간앞에 저 꽃잎의 아름다움이 녹아드는 시간처럼
내 삶에 녹아드는 순간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