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시 : 2014 - 07 - 20 05:20 - 21:50
장 소 : 포항 내변산 일원
날 씨 : 습도많고 흐림 오후 갬
누 구 랑 : 나사모 일원
코 스 : 보경사주차장 - 삼거리 - 문수봉 - 삼거리 - 삼지봉 - 삼거리 - 향로봉 - 폭포 - 보경사 원점회귀 약17.5KM 산행시간 6시간30분
언젠가는 가고 싶었던 산이었기에 더욱 갈망했고 기대가 컸던지도 모르겠다. 산악회를 반쪽과 같이 가는 것은 드문일이지만 오늘은 동행하여 나사모 일원으로 여명이 밝아오는 아침 둘이서 집을 나선다.
집결장소에 가니 오랜만에 뵙는분도 계시지만 대부분 낮선 분들이다.
차는 각화동을 경유 88고속도로를 달려 거창휴게소에서 한번 휴식후 9시20분경 포항 내연산 보경사 입구에 도착한다.
도착하고 보니 내연산의 12폭포에 대한 산행이라 그런지 아침부터 등산객들이 많기도 하다. 우리 일행들은 하산 시간을 알린후 잠시 몸풀기를 마치고 바로 삼삼오오 산길속으로 바쁜걸음을 재촉한다.
야생 달팽이 아침 운동을 나왔던가
송림들의 모습이 너무도 아름답다
일월비비추
내 생각은 반쪽과 둘이서 가다가 등산 지도를 보니 빠져 내리는 길이 있어 시간이 남으면 완주하고 그렇지 않으면 중간에 흘러내릴 요량으로 산길숨어든다.
입장료 때문에 우리 일행은 철조망을 지나 본격적으로 산행을 시작한다.
높은 습도와 흐린날씨로 인하여 출발부터 땀으로 온몸을 적시며 송림숲과 하나가 되어 산길을 간다.
급할것도 없이 둘이서 쉬엄쉬엄 그렇게 송림과 하나되고 잘 다듬어진 등산로에 우리들의 발자욱을 남기며 야생화나 버섯 종류들을 구경하며 약1시간30분만에 문수봉에 도착한다.
정말 잘 다듬어진 등산로 거의 임도수준이다
원추리
문수봉을 지나 참나무 숲속에서 시원한 바람맞으며 둘이서 한참을 쉰다.
좋은 산길에 숲으로 둘러싸인 이 길이 얼마나 포근하고 좋은 등산로인지 새삼 되새기면서 그렇게 다시 삼지봉을 향하여 가지만 가는 산길에 지금쯤이면 귀가 따가울 정도로 울어 될 매미가 간간히 그 소리만 기억하겠끔 울어준다.
신문기사에서 보니 올해 유난히 매미가 울지 않는 것은 긴 가뭄으로 인하여 매미의 유충이 잠에서 깨어나지 못하여 그렇다고 하던데 맞는지는 나도 잘 모른다.
우기철에 땅속 깊이까지 빗물이 스며들어 유충들을 잠에서 깨어나게 해야 한다던데....
아무튼 자연은 그 계절에 맞게끔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정상이 아닌가 생각해본다.
오늘 산길은 송림숲길과 참나무 숲길을 지나 사초들이 바람결에 한들거리는 아름다운 산길로 이어지는 너무도 멋진 길이다.
철쭉이 만개하는 봄에 이곳을 산행하여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다.
이곳 등산로가 좋아서인지 엠티비하는 친구가 자전거를 타고 간다. 가만 생각해보면 우린 각자의 행복을 위해 각자가 좋아하는 것을 행하며 살아가는 이 세상이 참 재미난다는 생각이 스치며 엷은 미소가 머금어진다.
이 버섯은 달걀버섯이 아닌가 생각한다
언젠가 백암산에서 보았던 달걀버섯과 닮았다
바람결에 이리저리 춤추는 사초와
진초록으로 아름다움을 뽐내는 참나무 숲
이곳에 당도하기전 둘이서 배꼽시계에 맞추어 점심을 해결하고 천천히 이곳에 도착하여 반쪽에게 물으니 여기까지 왔는데 끝까지 완주하겠다고 하여 향로봉을 향하여 나아간다.
이곳에서 향로봉까지 25분만에 올랐다.
시계를 보니 충분할 것 같다. 하지만 일행들은 아무도 보이지 않으니 마음이 조금은 급해지기 시작한다.
급 내리막길을 시명리 갈림길까지 한달음에 내려왔으나, 헐 아직 6킬로 이상이 남았다. 마음은 더 급해지기 시작하고 반쪽은 서서히 지치는 기색이다.
짧은 시간에 많은 거리를 이동하니 평소에는 이렇게 산을 타지 않았으니 이해는 가지만 시간 약속은 어길수 없는 것이기에 재촉하여 계곡을 흘러내리나 등산객들을 지나쳐 나가기가 여간 어려운 일이다. 길은 미끄러운데다 등산로가 좁으니 마음만 급할뿐이다. 출렁다리까지 내려오니 이제는 조금 여유가 생기는 것 같아 계곡에 발이나 당구고 가자고 하니 빨리 내려가서 목욕탕에서 시원하게 샤워하겠단다.
그렇게 내연산의 12폭포를 다 둘러보지 못하고 제일 좋은 폭포들만 눈요기 하고 흘러내린 산행이 못내 아쉽지만 어쩌랴 그것이 오늘 나에게 주어진 시간이고 자연이 허락해준 것이라면 받아들여야지..
요즈음 내 자신만 느끼는 것인가 모르지만 사찰이 그 산세에 맞게 지어진 고저넉한 아름다움은 어디로 출장보내고 너도나도 증축으로 사찰의 칸만 늘리는 절간이 나는 싫다. 꼭 옛것이 좋은것만은 아니지만 그래도 그 산세와 잘 어울리는 절제된 절의 모습 그 모습이 아름답다고 생각한다.
모처럼만에 산악회 산행에 참여하여 그래도 시간을 넘기지 않고 30분 일찍 도착하였지만 일행들은 너무 빨리와 30분 당겨 진행한다고 하니 계곡에서 잠시 휴식했더라면 조금은 어색할 뻔 했다.
끝까지 잘 따라와준 반쪽에게 고맙고 산은 즐기면서 내 자신을 내려 놓아야 된다는 생각이며 오늘 산행도 그렇게 하려고 노력했지만 시간에 구속된 것 같아 조금은 아쉽다.
오랜만에 참석함에도 자리를 내어주신 나사모에게 고마움을 전하면서 다음 산행때까지 안산, 즐산, 행산하시기를 빌어본다.
여로
내 연 산
진초록이 우거진 숲길속에
반쪽과 나의 발걸음은 가볍게 움직이나
흐르는 땀방울은 주체할수가 없다.
그 아름다운 길 옆에
이름모를 버섯들이 나를 유혹하고
야생화들이 손 흔들고
매미는 서러운 노래 부른다.
문수봉
삼지봉
향로봉에 내 마음 묻어두고
12폭포속에 숨어든다.
철철철 흐르는
저 폭포수의 아름다움은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망각의 흐름이다.
2014.07.20
대 방 산
저 외국인들은 무슨 생각으로 저 폭포를 응시하고 있을까?
나리꽃
연꽃과 보경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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