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명/충남산

천태산에서 서대산을 가다

대방산 2014. 3. 17. 11:29

 

 일          시 : 2014 - 03 - 16  08:56 - 16:20

 장          소 : 충북영동과 충남 금산

 날          씨 : 봄이오는 길목의 박무낀 하늘

 누   구   랑 : 나사모 산악회

 코          스 : 영국사주차장 - 영국사 - 천태산 - 613봉 - 706봉 - 임도 - 신안사갈림길 - 615봉 - 국사봉 - 비들목재 - 실로암기도원 - 503봉 - 서대산 - 주차장(20km)

 

 

 

   토요일 각시와 박짐을 꾸려 장안산으로 출발하였다. 무령고개에 도착하니 이곳은 아직 겨울의 모습을 안고 허허로이 우릴 반긴다. 아이젠도 준비하지 않아 우선 영취산을 올라보기로 하고 올랐으나 아이젠 없이 장안산을 가기란 무리라는 각시의 말 난 무척 가고 싶은 시간이었다.  저녁이 기대대는 순간이기도 하였으니 말이다. 홀산의 시산제로 인하여 산꾼들이 장안산 정상에서 야영을 하기에 반가운 님들을 볼수 있겠다는 마음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쩌랴 박짐은 풀어보지도 못하고 못내 아쉬운 발길을 돌려야했다.

저녁에 이곳저곳을 기웃거리다 아직도 자리가 남은 나사모의 천태산 서대산 종주에 의지하여 이곳 산행을 하게되었다.

절기상으론 완전한 봄인데 아직도 우리들의 마음에는 겨울의 잔재가 남아 새벽녁엔 몸이 움츠러 드는 것은 어쩔수 없나보다.

여기저기서 봄꽃들의 소식이 전해지는 날 이른아침 차는 충북영동의 영국사를 향해 출발하고 나는 미쳐 다 자지 못한 잠을 청하다 벌곡휴게소에서 잠시 휴식하고 달려 8시40분경 영국사 주차장에 일행들을 내려준다.

오늘 산행거리가 만만하지 않고 난이도도 있다하고 시간도 그렇게 많이주는 것이 아니라 내심 마음이 조급해진다.

주차장에서 영국사 오르는 약1킬로미터의 계곡속을 따라 오르는 길 섶에는 소리가 완연히 다른 청아한 물 흐르고 양쪽으로 사람들의 감성을 깨우는 싯구절이 즐비하게 걸려 있으나 시간이 있다면 하나하나 읽어면서 그렇게 산을 오르고 싶으나, 그러지 못하는 것이 못내 아쉬움으로 남지만 어쩌랴 오늘 가야할 산길이 있는 것을...

폭포도 지나고 영국사 일주문 지나니 매표소에서 산악회 입장료를 내지않고 들어간다고 총무님 전화번호를 달란다. 대충 알려주었는데 어찌되었는지는 나도 모른다.

그렇게 영국사를 보는 순간 은행나무가 나의 모든것을 부여잡는다. 어찌저리 한결같은 마음으로 천년세월을 버티며 살수가 있는지 참 사람의 마음이 간사하기 이를데 없지만 나무의 우직함은 언제나 고고함을 잃지 않으며 오늘도 영국사의 불상보다도 더 귀한 대접을 받으며 그렇게 오는 봄을 맞이하며 생명의 귀중함을 말해주고 있는 것 같다.

마사토 토양이라 바위를 밟아도 미끄러워 대단히 조심서럽게 산행을 하여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먼저 뇌리를 스친다. 그렇게 척박한 땅에서 여전히 그 생명력을 유지하고 있는 송림들 사이를 오르니 천태산 정상은 그 모습을 쉬이 허락하기 싫다는 듯 암벽이 가로 막지만 끝내 오르고 마는 산객들의 마음은 조급하다. 그렇게 올라간 천태산의 모습은 박무로 인하여 좋은 조망은 흐리기만 하여 내 마음도 같이 흐린 날씨만큼 가라앉는다.

그늘진 북쪽 능선은 아직도 낙엽밑에 미끄러운 얼음이 있는 곳도 있어 여간신경이 쓰이는 것이 아닌 능선길을 따라 내리면 오르고 오르면 내리는 깔딱고개의 연속인 그 능선길에 불어주는 봄 바람은 차가움은 언제 사라지고 내 마음과 몸에 시원함을 주고 한줄기 희망이 되어 왔다갸 사라지는 봄 처녀의 속살마냥 설레임을 안겨준다.

송림과 어우러진 낙엽아래서 서로의 애틋함을 찾아 울어대는 것인지, 봄 햇살에 사랑노래 하는 것인지 쉴새없이 지저귀는 산새들의 소리와 올망졸망 움을 튀우기 시작하는 나무의 생명력과 교감하는 곳에서 봄 햇살이 나를 비추고 능선타고 오르는 봄바람이 살랑거리는 곳에서 모든것 내려놓고 오늘은 그냥 쉬고싶은 마음이지만, 내 발길은 목적지를 향하여 한발두발 내딛고 있을뿐이다.

더디어 비들목재에 내려서서 멀리 서대산을 바라보니 아직도 님은 먼곳에 있다. 이곳에서 방화선을 오르지 않고 지도를 보니 실로암기도원 쪽에서 접속하여 오를수 있겠다는 생각에 도로를 따라가니 앞서간 일행들이 보인다. 그곳에서 물한모금 마시고 이제 서대산을 향하여 급경사의 봉우리를 밀어올린다.

정맥길보다 지맥길이 더 어려운 것이 낮은 산이지만 그놈의 깔딱고개가 많아 더 힘드는 것이다. 이곳도 곳곳에 장령지맥길의 표시기가 있다.

저놈의 지맥길을 언제쯤 얼마나 타 볼 수 있을지는 몰라도 쉬엄쉬엄 그렇게 하나하나 타 보기로 마음은 먹고 있으나 잘 되지는 않는다.

그렇게 힘들게 밀어올려 더디어 서대산 정상에서 인증샷 한컷 헐 이곳에도 케이블카와 곤도라 공사가 한창이다.

많은 사람들이 산이주는 감흥을 경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우리가 아름다움으로 남겨 후손에게 물려주는 것도 우리가 해야할 일일것이다.

그런 면에서 조금은 불편하고 힘들더라도 자연그대로 두고 잘 보존하는 것이 더 아름다울수 있다고 믿는 놈 중에 하나다.

서대산에서 박무속에 희미하게 그려지는 지나온능선들을 쳐다보니 오늘 하루가 또다른 나의 길을 만든것 같아 힘들었지만 행복한 하루였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모르면 병이 아니고 알면 그때부터 병이된다는 말이 있다.

그것이 자신의 생각을 얼마나 얽히고 섥히게하는지 경험하니 그 말이 실감이 난다.

나도 내 자신이 오늘 이 길을 걸어오면서 많은 생각과 경험을 했으니 그것이 얼마나 절실한지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결론을 내리지 못했으니 말이다.

그 어떤 운동도 마찬가지지만 등산은 특히 자기의 정신과 몸이 치열하게 싸워 몸이 이긴다면 그것은 그날의 등산을 포기하는 것이고 정신이 이긴다면 그것은 그날의 모든 것은 내가 나를 찾은 날이지 않나 생각해보면서 산행기를 마무리한다.

 

 

 

 

 

 

 

 

 

 

 

 

 

 

 

 

 

 

 

 

 

 

 

 

 

 

 

 

 

 

 

 

 

 

영국사 가는 길

 

동면에서 깨어난 계곡은

청아한 물 흐르고

 

길 옆에는 산객들의 감성깨우는

시 한 수

즐비하고

 

영국사 수호신 은행나무는

천년세월 한결같이 지키고 있네

 

세상이 변하고

사랑이 변하더라도

내 마음 한켠 기댈수 있는

너는

변하지 않은 은행나무의

외사랑이었으면 한다.

 

2014.03.16

대   방    산

 

 

 

 

 

 

 

 

 

 

 

 

 

 

 

 

 

 

 

 

 

 

 

 

 

 

 

 

 

 

 

 

 

 

 천태산 정상

 

 

 

 

 

 

 

 

 

 

 

공기돌 바위

 

 

 

 

 

 

 

 

 

 

 

 

 

 

 

 

 

 

 

 

 

 걸어서 못가면 기어서라도 가야할 산 서대산이 보이네요

 

 

 

 

 

 

 

 

 

 

 우 멋지다

 

 

 

서대산 가는 길

 

봄 처녀 바람난다는 말처럼

서대산가는 송림숲에도

봄바람의 시원함이 나를 반긴다

 

자연은 언제나 살아 있으되

나를 죽이는 시간이 있고

나를 성장시키는 시간이 있고

나를 세상에 내 보이는 시간이 있고

나를 아름다움으로 치장하는 시간이 있다.

 

너를 대면하러가는 길은

결코 순탄치 않은 길이었지만

너를 대면하는 순간

나는 할말을 잊었다.

 

멋진 조망앞에 고마웠고

인간의 개발이란 이기심 앞에 마음 아팠다.

언제 다시 대면할지 모르지만

오늘 정상의 환희는 오래도록 기억하리

 

  2014.03.16

  대   방    산

 

 

 혼자서 서대산의 인증샷 찍어봅니다

 

 

 

 

 서대산 정상의 서글픈 현실

 

 

 

 

 

 

 스틱을 가져가지 않은 나에게 하루종일 수고해준 막대기 너무 고마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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