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시 : 2013 - 03 - 24 11:06 - 15:50
장 소 : 고창 선운산 일원
날 씨 : 맑음
누 구 랑 : 재부창선산악회
코 스 : 주차장 - 경수산삼거리 - 마이재 - 도솔봉 - 포갠바위 - 창당암 - 소리재 - 낙조대 - 천마봉 - 도솔암 - 마애불 - 내원궁 - 선운사 - 주차장 약12km
집에서의 출발은 느긋하다. 출발하여 고창나들목을 나가 선운사 가는 길목에서 쑥을 캐다가 시간에 맞추어 선우사 주차장에 도착하여 조금 기다리니 재부창선산악회 차량 2대가 들어온다.
약2달만에 만남이던가. 이번 산행에는 거리가 멀어 그런지 친구들이 많이 참석하지 않아 조금은 섭섭한 구석이 있다.
기념사진 한장 찍고 경수산 삼거리를 향하여 산속으로 숨어든다. 그 숨어든 산속 초입에는 가을이면 상사화가 만발할 곳인데 지금은 제비꽃과, 산괴불주머니, 현오색, 등이 지천으로 산을 뒤덮으며 피어나고 있다.
매마른 낙엽들을 헤치고 아주 예쁘고 소담하게 봄의 정취를 맘껏 뽐내며 살포시 고개내밀고 방긋웃어주는 것이 정말 봄은 봄인가 보다. 경수산 삼거리까지 약 30여분 치고 오르는 길이 가파르나 선,후배님들의 서로가 서로를 배려하며 오르는 그 오름은 가뿐한것 같다. 삼거리에서 시원한 바람 한줄기 맞고 다시 마이재로 향한다. 처음계획대로라면 이곳 마이재로 올라왔을 것이다.
마이재에서 치고 오르니 이곳이 선운산 도솔봉 낮지만 아름다운 풍경이 한눈에 들어오는 곳이다. 이곳에서 잠시 휴식겸 점심식사를 할 요량인가 보다.
우리 친구들은 조금더 진행하여 견치산 가는 삼거리를 지나 낮은 구릉에서 오붓하게 점심식사의 잔치를 벌인다.
각자 가지고 온 반찬들과 막걸리 한잔 곁들여지니 이보다 더 좋은 산행의 즐거움이 또 있으랴 오랜만에 만난 친구들의 모습과 막걸리 한잔으로 반가움의 해후를 대신하는 것 같다.
다시 창당암으로 내려 소리재를 치고 오르는 길은 조그만 계곡이 형성된 그런 아주 아름다운 길을 걸어 오른다. 소리재 삼거리에서 이제 용문굴을 향한다. 친구란 오랜만에 만나도 그냥 스스럼 없이 그렇게 아름답게 흘러가는 봄날의 시간처럼 그렇게 서로가 서로에게 의지하고 기대면서 그동안 시간속의 추억들을 책장 넘기듯 그렇게 풀어헤치는 재미가 있는 것이 아닌가.
이곳 용문굴은 늦가을 낙엽들이 우수수 떨어져 이곳 용문굴에 쌓이는 날 친구들과 이곳 나무 의자에 앉아 막걸리 한잔 기울이면 진한 가을 향기와 더불어 더없이 좋은 시간들일텐데 아쉬움이 있다.
이제 낙조대바위를 향한다. 낙조대 바위는 서산으로 넘어가는 석양의 아름다움을 만끽할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천마봉 바위에서서 바라보는 선운산은 그렇게 크지 않지만 그 안에 담겨있는 선운산의 아름다움은 그 계절별로 묻어나는 선운산 그대로의 아름다움이 있지 않나 생각한다.
천마봉에서 바라보는 내원궁은 한겨울 그렇게 말없이 견뎌준 것은 봄의 아름다움을 보기 위함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내원궁 밑 바위에 새겨진 마애불은 언제나 묵묵하게 옆을 지키고 있는 소나무 한그루와 더불어 오늘도 뭇 사람들의 기도를 들어주며 내일도 그자리에 그렇게 있을 것이다. 내원궁 오르는 돌계단은 봄이 몰고오는 시간만큼 상큼하게 변해가는 것 같다.
내원궁에서 바라보는 천마봉은 아무것도 새기지 않은 바위 그대로의 모습은 우리가 아무것도 가지지 않은 무소유 그대로의 자연인으로 살아가라는 것 같은 모습이다.
이 계곡에서 두눈을 감고 깊은 숨 들이키며 솔바람 맞이하면 이보다 더 좋은 시공간이 또 있으랴, 옳고 그름과 많은것과 작은 것 그 모든것은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은 것이다.
내가 나를 올바르게 바라볼 수 있는 시간 그 시간만이 존재할 뿐이다.
이제 선운사 동백을 보러 내려가야하는가 보다. 그 내려가는 길섶에는 봄이 작지만 소담하게 지천으로 자기의 아름다움을 과시하며 피어나고 있다.
선운사 뒷뜰의 동백은 꽃 봉우리만 맺고 있을뿐 만개하지는 않았다. 성질급한 놈은 하나씩 피었다 떨어져 내린 것도 있지만 선운사의 동백은 사월 중순쯤 절정을 이룰것 같다.
그렇게 아쉬움을 안고 도솔천을 따라 봄날의 아름다운 하루는 서서히 마무리 되어가는 것 같다.
그 산을 알려면 사계절의 산을 다 걸어본 후 그 산에 대하여 말하여야 정확한 대답을 할수가 있다고 한다.
그것처럼 우린 우리들의 마음에 얼마나 많은 고뇌와 생각을 하고 한마디의 말을 하는지 생각해보지 않을수 없다.
듣는 시간보다 말하는 시간이 더 많았지 않나 생각해 보며 오늘 산행을 마무리 한다.
멀리서 이곳까지 동백을 보러 왔지만 철이른 시간이라 붉디붉은 동백의 아름다움은 보지 못했지만 봄이 몰고오는 싱그러움은 마음속 가득 담았으리라 생각됩니다.
선 운 산
산행 초입지에
계곡따라 흘러 내리는
물소리와 함께
봄꽃들이 자태를 뽐낸다.
산 능선에 불어주는 시원한 솔바람 한줄기 맞으며걸어가는
그 길에는 서로를 보듬어 주는 따뜻함이 묻어나고
똑 같은 것이 하나 없는 나무들도
서로가 서로를 챙기고 보듬듯이
산행길에서 선,후배가 챙기면서 가는 시간
그 시간뒤에 오는 행복감
그 작은 행복 하나가 큰 행복을 만들지 않을까
철이른 동백의 붉디붉은 아름다움은 보지 못했지만
각자 마음속에는 그보다 더 진한
선,후배의 진심을 담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도솔천에 졸졸졸 흘러내리는 저 물길이
어디로 향할지는 모르지만
쉼없이 흘러갈 것이라는 것은
알고 있습니다.
시간과 동반되어 흘러갈 추억의 순간들이
지금이라면
그 아름다운 추억을 선운산이라는 책갈피 속에
꼭꼭 숨겨두었다
시간이 지난뒤 힘들고 지칠때 살짝 펼쳐보십시요
오늘의 시간이 얼마나 아름다웠는가를.
2013.03.24
대 방 산
제비꽃이 살포시 고개내밉니다
산괴불주머니도 봄을 노래하네요
현오색도 곱게 인사합니다
도솔봉
용문굴 가기전 전망바위에서 천마봉과 그 너머로 사자바위가 아름답게 조망됩니다
누구의 간절함인가
용문굴 바위에서 바라본 내원궁쪽의 풍경
마애불과 내원궁이 아름답게 조망됩니다
소나무 한그루와 마애불
내원궁 입구의 탑
내원궁 입구
내원궁의 전경
내원궁에서 바라본 천마봉과
그 너머 사자바위와 쥐바위 능선
용문굴 들어가는 계곡
정말 아름다운 색이지요 현오색
이 꽃은 들꽃이 아닌 외래종인것으로 알고 있는데 맞는지 몰라..
현오색
아쉬움을 남긴 동백숲
살짝 맛배기 보여주는 놈도 있습니다
도솔천
천연기념물 송악
남해 금산 장군봉에도 이것처럼 송악이 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