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명/지리산

칠성봉 구재봉을 가다

대방산 2012. 2. 20. 11:26

 

 

  일          시 : 2012 - 02 - 19

  장          소 : 경남 하동군 악양면 슬로시티의 고장 칠성봉 구재봉 일원(09:56 - 15:32)

  날          씨 : 맑고 시린 겨울하늘

  누    구   랑 : k2 횐님들

  코          스 : 신흥리 - 금봉사 - 동점재삼거리 - 칠성봉 - 동점재삼거리 - 삼화실재 - 구재봉 - 미동마을 (15.3킬로)

 

    칠성봉과 구재봉 개요( k2 산행에서 옮겨옴)

 

    지리산 남부능선상의 관음봉(1153m) 거사봉(1133m)에서 동남쪽으로 회남재 거쳐 내려간 지능선은 983m 봉에 이러러 또다시 남쪽으로 휘어돌아 칠성봉(900m) 을 일으키고 5km을 더내려간 지점에 구재봉(767.6m)를 일으켜 세웠다. 그리고 분지봉(500.6m)지나 하동역에 이르기까지 계속해서 그 여맥을 이어나간다. 악양면 서쪽의 형제봉(1115.2m)능선과는 평사리를 사이에 두고 대칭해 내려가는 구재봉능선에서 형제봉 이웃하면서 지리십경 중 하나인 섬진청류 바라보기 좋다.

전라도와 경상도의 경계를 이루며 광양만으로 흘러드는 섬진강은 여느 강보다 정겹고 친숙하게 느껴진다. 212.3km 섬진강은 우리나라에서 아홉번째로 긴 강이다. 이 물줄기는 전북 진안군 백운면의 봉황산에서 발원하여 지리산 자락을 끼고 돌면서 숱하게 아름다운 강변을 만들어 내는데, 구 중에서도 하동군 화개면의 화개나루가 가장 넓고 깊다. 그 아름다운 섬진청류 뒤로 우뚝 솟은 광양 백운산(1216.6m) 자락의 호남정맥, 북쪽으로 고개돌리면 남부능선 뻗어내린 영신봉을 비롯한 지리주능선.. 그리고 서북쪽 낙남정맥.. 이 모든 것들이 구재봉능선에서의 풍경이다. 또한 드넓은 목초지대 헬기장 거느린 정상 주변엔 흔들바위, 통시바위, 상사바위.. 등등 볼거리도 많다. 하동을 일컬어 물길과 꽃길의 고장이라 부른다. 섬진강을 따라 이어진 물길에 매화와 벚꽃이 피기 시작하면 꽃길로 변한다. 구재봉은 지리산 영신봉에서 분지한 산줄기가 삼신봉에서 다시낙남정맥과 나뉘어져 시루봉에 이르고, 시루봉에서 형제봉능선과 분리되어 악양벌 남쪽경계를 만들며 끝맺음을하는 곳이다. 산의 이름은 악양에서 바라보면 비둘기처럼, 적량방향에서 바라보면 거북처럼 생겼다고 붙여진 이름이다. 정상석에는 앞뒤로 비둘기 구자와 거북 구자 모두 새겨져 있다.

 

 이번주는 감기에 걸려 산행을 하지 않으려 토요일도 집에서 뒹군다. 그러다 너무 무료하여 뒤늦게 k2 산행을 신청하여 따라 나서게 되었다. 언제나 처럼 k2 산행은 조촐하면서 가족같은 분위기다.

올 겨울 마지막 추위라도 되는 것 처럼 매서움을 느끼며 차는 88고속도로를 달리다 구례순천 고속도로를 접속하여 달리다 구례에서 1003번 지방도로가 섬진강변따라 흘러내린다. 저 섬진강물길은 유구히 저렇게 흘러가고 있을 것이다.

악양은 슬로시티의 고장이다. 우리나라에서 6군데정도 지정된 것으로 알고있다.

슬로시티란?

1999년 이탈리아 작은 도시 그레베에서 당시 시장으로 재직중이던 파울로 사투르니씨가 마을 사람들과 세계를 향햐 느리게 살자!고 호소한 데서 비롯되었다. 한가롭게 거닐기 남의 말을 잘듣기, 꿈꾸기, 기다리기, 마음의 고향을 찾기, 글쓰기, 명상하기 등을 통해, 무한 속도 경쟁의 시대에 자신을 돌아복 마음의 여유를 갖자는 것이다. 자동차 덜 타기, 제한속도 지키기, 걷기 및 자전거타기 등을 생활화하여 깨끗한 환경에도 좋을 뿐만 아니라 느림과 여유의 미학을 가지자는 전 지구적인 운동이다. 현재 20개국 132개 도시(2010년 6우러 현재)가 슬로시티로 지정되어 있으며, 우리나라에는 아시아 최초로 신안증도와 담양창평 장흥 유치 완도 청산도, 하동 악양, 충남 예산 등 여섯 곳이 지정되어 있는 상태다.( 이 글은 슬로시티를 가다 장정희 지음 서문 일부)

 

차는 금봉사 및 주차장에 내리니 남부능선이 둘러싼 그 유자 형태의 골짜기에 들어앉은 악양의 넓은 뜰 예전 최참판의 넉넉함이 묻어나는 넓은 뜰이 펼쳐진다. 이곳도 골짝 골짝 삶의 편리성을 추구함과 동시에 삶의 질적 향상이란 미명아래 개발이 진행되고 있으며 펜션이 우후죽순 생겨나고 있다. 우린 맑은 겨울하늘을 이고 금봉사 급 비탈길을 오른다. 오르다 뒤돌아 보니 그 많은 식구들을 먹여 살리기 위하여 손바닥만한 땅뙤기라도 있으면 개간하여 삶을 연명하려 하였던 옛 어른들의 생생함이 눈앞에 펼쳐진다. 아! 너무도 좋은 날이다. 금봉사는 들러지 않고 그냥 스쳐 지나간다. 이제 산속으로 숨어든다. 그 숨어드는 산 속에는 한겨울에는 그렇게 조용하던 산이 끝내 봄을 불러 오고야 말았다는 듯이 산새는 쭈---르--르 째--르--르 소리내며 나를 반긴다. 홀딱벗은 몸으로 묵언 수행 중이던 겨울산과 나무들은 바람이란 놈에게 자기의 소리를 전하며 달려간다.

계곡을 한참 밀어올리니 동점재삼거리가 나온다. 아뿔사 우리가 오늘 계획한 산길이 아닌 모양이다 그래서 뒤쪽에 있는 칠성봉을 향하여 계속 쳐 올리니 더디어 칠성봉이 나온다. 칠성봉 봉수대에서 바라본 지리산 천황봉은 하얀 꼬깔 모자를 쓰고 아직도 겨울을 이야기하고 있다. 남들은 다 봄을 맞이하려 저만치 달려가고 있는데..

남부능선 너머로 바라다 보이는 천황봉 제석봉 촞대봉 영신봉 반야봉 노고단 저마다의 멋스러움을 안고 그렇게 내 마음에 또 하나의 아름다움을 남기며 서 있다.

다시 원점으로 돌아와 능선길을 타고 걸어가는 길에는 바람이 차갑기는 하지만 시원함을 느끼게 하는 것이 참 정겹다. 그 능선길에는 송림들이 삐쭉빼죽 저마다의 고풍스러움을 뽐내고 있고 자연이 주는 아름다운 길이 나를 반기고 있을 뿐 그 무엇도 나의 생각을 방해하지는 않는다.

안부 임도 조금 못 미쳐 양지바른 언덕배기에서 옹기종기 식사를 하고 반주도 한잔 곁들이고 다시 안부 삼거리를 지나 삼화실재에서 치고 오르면 오늘 산행의 백미인 구재봉에 이른다. 구재봉의 바위가 밑에서 보니 참 멋스럽게 보인다. 힘들게 치고 올라 구재봉에서 바라보는 그 아름다운 능선들과 산이 가진 매력이 얼마나 좋은지 다시한번 느낀다.

이곳도 마찬가지지만 이곳에서 팔각정은 왜 세웠는지? 나는 이해가 안간다.

자연속에 녹아들려는 인간의 탐욕인가. 자연속에 안주하려는 인간의 삶의 방식인가? 조금은 씁쓸한 기분이다. 그곳에서 바라보는 남해바다의 아름다운 풍경을 잠시 감상하고 이제 급비탈을 내달려 내려선다. 낙엽들이 아직도 가을의 뒷 자락에 여운을 남기고 있듯이 발 밑에서 바스락거리는 그런 산길이다. 그 산길 끝에 하동 악양뜰을 내려다 보며 저 푸른 창공에 한마리 새가되는 활공장이 있다. 마침 페르글라이딩을 하는 사람들의 그 아름다운 풍경을 볼 수 있어서 멋진 시간이었다.

봄이 아름다운건 정말 시리고 추운 겨울이 있었기 때문일 것이고 여름이 아름다운 건 그 봄의 화려함이 있기 때문일 것이고 가을이 아름다운 건 여름의 그 푸른 녹음이 있었기 때문일 것이고 겨울이 아름다운건 가을의 그 만산홍엽의 아름다움이 있기 때문이다. 이렇듯 사계절이 다 자기의 아름다움 보다는 먼저간 계절의 아름다움이 있기 때문이듯 우리들의 아름다움도 자신보다는 주위의 많은 아름다움이 있기 때문에 나의 아름다움이 돋보일 것이다.

사랑에는 그 어떤 미사여구보다는 몸으로 실천하고 마음으로 생각하는 것이 진정 사랑의 방식이 아닐까?

정말 아름다운 산이 있어 좋았던 시간이고 좋았던 사람들이 있어 더 좋은 산행길이 아니었나 생각하며 구재봉 산행기를 마무리 한다.

 

 

 산행 지도

 

 

산행지 입구 주차장에서 악양뜰을 바라보고

 

 

금봉사

 

 

뜰 앞에는 섬진강이 말없이 유구히 흘러내리고 그 너머로 백운산의 멋스러움이 조망됩니다

 

 

칠성봉

 

 

올망졸망 산 그림자가 그리움으로 다가섭니다

 

 

저쪽 어디메쯤이 진주고 사천이고 나의 고향 남해가 있을 것이다

 

 

우측부터 중봉 천황봉 제석봉 등 봉우리들이 꼬깔 모자를 쓰고 멋지게 다가섭니다

 

 

 

 

봉수대 밑에서 바라본 천황봉

 

 

성제봉이라 했던가

 

 

삼화실재

 

 

 

 

 

구재봉에서 바라본 악양뜰

 

 

그래도 인증샷 한 컷은 해야죠

 

 

구재봉에 있는 팔각정

 

 

구재봉 정상석

 

 

팔각정에서 바라본 백운산과 억불봉

 

 

하동 화력발전소 너머로 남해가 멋스럽게 다가섭니다

 

 

섬진강과 억불봉

 

 

나는 파아란 창공에 한마리 새가 되어

 

 

굽이치는 섬진강과 악양뜰

 

 

정말 멋진 풍경입니다.

꼭 한라산 백록담 안의 아늑함이 느껴지는 그런 곳입니다

 

 

이륙하기 전

 

아!

나는 행복한 사람입니다

 

 

나도 날았다. 한국의 하늘을

이 사람은 외국 사람이더라고 ㅋㅋ

 

 

얼마나 멋질까

 

 

그렇게 천황봉까지 날아가라

 

 

아름다운 사람새

 

 

너무도 아늑한 악양뜰입니다.

그 영욕의 세월은 어디다 묻었을꼬

 

미동마을

 

 

 

 

      구  재  봉

 

   칠성봉에서 바라보는

   천황봉은 에베레스트의 설산처럼

   꼬깔모자 덮어쓰고 웃어주고

 

   구재봉에서 바라보는

   악양뜰의 아늑함은

   그 아프고 시린 기억들을

   저 깊은 지리산 어느골짝에

   묻어두고 평혼하게 웃어주고

 

   굽이쳐 흐르는 섬진강의 저 물길은

   너의 기쁨이고 나의 슬픔이며

   섬진 강변에 수줍게 피어나는

   매화는 잊지 못한 지난 겨울의

   사랑이며

 

   섬진강 물길따라

   흐드러지게 피어나는 벚꽃은

   악양뜰이 품은 넉넉한

   봄의 마음일 것이다

  

  

    2012 - 02 - 19

    대    방     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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