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시 : 2012 - 01 - 07 10:05 - 16:30
장 소 : 지리산 일원
누 구 랑 : 빛고을토요 일원
날 씨 : 정말 복받은 화창한 날
코 스 : 중산리 - 칼바위 - 망바위 - 로타리대피소 - 법계사 - 개선문 - 천왕샘 - 천왕봉 - 장터목 - 소지붕 - 참샘 - 하동바위 - 백무동 ( 약 13킬로 )
한해를 어떻게 마무리하고 또 임진년 새해를 어떤 마음으로 맞이하였는지 어떤 생각할 겨를도 없이 시간은 흘러가 버리고 말았다. 임진년 새해 첫 산행을 우리나라 영산 지리산의 천왕봉에서 시작하고 싶은 마음에 오늘 산행에 나서게 되었다.
주중 내내 추운 날씨와 눈이 내리는 날씨가 계속 되었는데 산행날 아침은 그야말로 맑고 시린 겨울 아침이다. 첫 산행이라 그런지 차량은 만차다. 모든것이 시작하는 시점에 꽉 들어찬 느낌은 좋은 것이리라. 중산리를 향하여 달려가는 차창은 기온차로 인하여 바깥 세상을 볼 수 없이 성에가 끼어 그 답답함을 느끼게 한다.
중산리 주차장에 내리니 날씨가 생각했던 날씨와는 전혀 딴판으로 마치 봄날을 연상케 할정도로 화창하고 맑고 시린 바람한점 없는 그런 날씨다.
2주정도 산행을 하지 않아서 그런지 마음은 즐거운데 몸은 그 무거움이 있는 것 같다. 겨울의 차가움이 온 대지를 얼어 붙게 해도 지리산의 깊은 골짜기에 흐르는 물은 졸졸 소리내며 내면으로 흐르고 있다.
그 산길에 내 마음과 같이 일년의 시작을 천왕봉에서 하고 싶어 찾아온 사람들이 많다. 너무 많아 올라가는데도 시간이 더디다.
뭐 급할 것도 없으니 천천히 가리라 마음먹고 익숙한 그 길을 따라 오른다. 인연이란 뭘까?
내가 맺고 싶지 않다고 맺어지지 않는 것이 아니고 내가 맺고 싶다고 맺으지는 것이 아닌 자연의 섭리에 의하여 내 삶의 팔자에 의해 맺으지는 것일까. 우린 하루를 살아가면서 수많은 사람과 스치고 부대끼면서 살아간다. 하지만 내가 알지 못하면 아는체하지 않고 알려고 하지도 않는다. 길이 처음부터 있는 것이 아니었듯이 인간사 인연도 처음부터 맺으지는 것이 아니었을진데 우린 우리 테두리안의 인연만 인연으로 만들려고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사회라는 공간은 종속되는 공간이 아닌 내가 공유하는 공간일 뿐인데 우린 그 사회라는 테두리안에 창살없는 감옥을 만들고 스스로 가두어 학대하면서 생활을 하고 있다. 남의 이목이 무서워 남이 하는 뒷말이 무서워 진정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하지 못하는 그런 삶
아 자연을 보라 정말 같은 것이 하나도 존재하지 않은 다 자기만의 개성으로 자기만의 삶을 노래하면서 그렇게 존재하고 있지 않은가. 우린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통념이라는 말로 상식에 어긋난다는 말로, 개성을 찾지 못하고 같은 것에 녹아들려고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내 자신부터 돌아보게 된다.
이런 저런 생각으로 산을 오르는 사이 법계사에 도착했다. 법계사는 우리나라에 존재하는 사찰중 그 높이가 천미터가 넘는 산중에 존재하는 유일한 사찰로 알고 있다. 종교가 무엇인가. 내가 나를 찾아가는 마음의 수양 뭐 그런 것이 아닌가.
다시 개선문을 향하여 밀어올라가니 밑으로 보이는 저 세상이 정말 한폭의 그림으로 다가서는 것이 내가 복받은 사람이라는 것을 절로 실감하며 정상을 향하여 계속 밀어올린다. 천왕샘도 연일 계속되는 추운날씨에 눈만 가득 안고 얼어버렸다. 더디어 정상이다. 많은 인파들로 북적거리며 천왕봉 정상석을 배경으로 서로 인증샷을 찍어보겠다고 난리들이다.
지금껏 지리산을 올랐지만 오늘처럼 천왕봉의 날씨가 마치 봄날처럼 이렇게 따뜻하면서도 바람없이 시야가 이렇게 좋은 날은 맞이하지 못하였던 것 같다. 장쾌하게 열어젖힌 저 아름다운 산야들의 그림앞에 누가 감탄사를 연발하지 않을 수가 있단 말인가.
사방으로 탁터여 거짓말 조금 보태면 저 설악의 풍경까지도 볼 수가 있을 것 같고 저 바다건너 제주도 한라산도 보일것 같은 그런 느낌의 장쾌함이다.
이런 장쾌함이 있기에 산이주는 매력에 매료되는 것은 아닌지. 이제 제석봉을 거쳐 하산을 해야한다. 제석봉에서 바라보는 천왕봉의 저 멋스러움이 올 한해 내 마음 한켠을 자리하고 내가 어려울때 항상 오늘의 이 장쾌함을 생각하며 멋진 웃음을 머금는 그런 한해로 만들어 보리라 다짐하며 하산길을 재촉한다.
장터목을 지나고 소지붕을 지나고 내려서면서 참샘에서 시원한 물맛 보며 오늘의 피로를 풀어본다. 모든것이 얼어 붙어도 이곳 참샘의 물은 사시사철 이렇게 변함없이 흐르고 있다는 사실처럼 항상 그렇게 묵묵하게 주어진 시간에 충실하며 조그만 행복을 찾아가는 날들로 채워 보리라 임진년을..
멋진 시작처럼 임진년의 끝도 멋진 끝맺을을 다짐하며 첫 산행기를 마무리 한다.
중산리 주차장에서 도로따라 오르다 바라본 천왕봉의 멋스러움
법계사와 천왕봉
오늘을 이겨내면 따뜻한 옷을 입을 수 있는 봄날이 오겠지요
무슨 기도를 할까
정말 멋진 운해속의 산야
약사암도 조용하게 운해를 바라봅니다
봉긋봉긋 내민 저 봉우리들이
임진년을 맞이한 사람들의 소망만큼의 소원 봉우리이겠지요
왠지 모습이 조금은 서글퍼다 ㅋㅋ
멋진 모습
뻗어내린 저 능선들의 아름다움과 파아란 하늘
우린 각자의 소망들을 저 봉우리들만큼만 이루시길
바위 사이의 일송정
언제 녹아 내리려나
인간이 얼마나 보잘 것 없느냐
장쾌하게 뻗어내린 저 능선끝에 작은 점 하나일 뿐인 것을
정상석
영신봉 반야봉 노고단이 멋스럽게 다가섭니다
아 감사합니다
이런 멋진 장쾌함을 볼 수 있게 하여서
산이 주는 매력은 뭘까?
죽어서도 천년의 세월
아둥바둥
제석봉에서 뒤돌아본 천왕봉
넌 알고있지 얼마나 아름다운 날인지를..
어떤 생각일까
묵언수행
그리움을 담아보렵니다
자연이 주는 아름다움
그냥 가고 싶당
행 복
오묘함
산행을 마무리합니다
천 왕 봉 다짐
온갖 매체에서 흑룡의 해 임진년을 말하고 있다.
난 그 임진년의 해 무엇을 할까
힘들게 치고 오르면서 생각한다.
난 오늘 무엇을 보려고 왔을까
난 오늘 무엇을 놓고 가려고 왔을까
난 오늘 무엇을 다짐하려 왔을까
아!
정상에 서는 순간 생각나는 건 없다
그져 이 자연이 좋고
지금의 이 풍경이 좋을 뿐이다.
순간에 최선을 다한다면
행복은 그 차순으로 따르게 되어 있는 것
남들이 행복으로 치는 것이 모두다
내 행복이 아니듯이
내가 행복해 하는 것이 진정 나의 행복이고
내가 목적한 것인것을
난 그져
지금의 이 장쾌함이 내 행복이다.
다음에 찾을때는
또 어떤 모습으로 나를 맞이하여 줄지 궁금해진다.
그 떨림으로 살아가는 것이
내 조그만 행복이 아닐까?
2012 - 01 - 07
대 방 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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