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시 : 2011 - 12 - 03 13:00 - 16:45
장 소 : 금정산 일원
누 구 랑 : 나 홀 로
날 씨 : 맑음
코 스 : 주차장 - 범어사 - 계명암 - 계명봉 - 삼거리 - 장군봉 - 가산리마애여래입상 - 고당봉 - 북문 - 4망루 - 구서동
어제부터 추적추적 내리는 겨울비도 오고 아침에도 낮게 내려앉은 구름으로 기분은 별로인데 벌써부터 예약되어 있던 친구들의 연말 송년 모임을 가야하나 말아야하나 많이 망설인다.
그래도 가야겠기에 혼자서 주말 혼자만의 여행이라 생각하고 차를 몰아간다. 약 2시간 30분만에 금정산 범어사 주차장에서 준비랄 것도 없이 범어사를 향한다. 어라 그런데 다른 절에서는 입장료를 받는데 여기는 입장료가 없다. 참 좋은 그런 절이다.
범어사는 예전 내가 부산에 적을 두고 살때는 가끔 한번씩 찾던 그런곳인데 부산을 떠나고는 잊어먹지 않을 만큼 가끔 한번씩 이곳 주막에 들러 막걸리 한잔을 걸치곤 하던 곳이다.
범어사 절이 유명하기도 하지만 많은 암자들과 절의 규모가 커서 어디가 어디인지 대충 둘러보고 대웅전을 찾아 참배한번 하고 길을 재촉한다. 근데 여기는 가을이 아직 끝나지 않은 것 같다.
길을 따라 오르니 계명암으로 가는 길과 고당봉가는 갈래길이 나와서 물으니 계명봉에서도 고당봉을 갈수 있다하여 계명암 암자로 급하게 밀어 올린다. 간혹 계명암 암자를 찾는 신도들의 여유스런 모습도 구경하며 오르니 계명암은 부산의 회동수원지가 훤히 내려다 보이는 곳에서 중생들의 모든 것을 굽어보고 계신다하여야 하나 아주 전망이 좋은 곳이다.
계당봉을 향하여 천천히 산길을 밀어올리니 계당봉이 자리하고 있다 계당봉에서 바라보는 고당봉의 멋스러움은 그 조망으로 대신하고 송림들사이로 급하게 내려서니 고당봉가는 삼거리다 다시 조금올라서니 어라 장군봉가는 등산로도 있다. 나도 잘 모르지만 장군봉으로 길을 잡아 밀어 올리니 어제의 비로 인해 낙엽들과 미끄러운 길이 내 갈길 바쁜 바지가랭이를 간간히 잡아 끌고 있다.
장군봉 정상 직전에 서니 넓은 억새군락 공간에 시야에 들어오는 산야의 아름다움이 정말 허공에 티끌하나 없는 맑은 하늘에 그 멋스러움이 전해져 오는 것이 너무나 마음이 맑아진다.
장군봉에 서니 저 너머 양산의 신도시도 시야에 들어오고 하염없이 흐르고 있는 낙동강의 아름다움도 시야에 들어온다. 아! 하고 스치는 생각 내가 예전에 직장 상사따라 산에 대한 아무런 지식도 없을때 양산쪽에서 이곳으로 딱 한번 등산을 했던 기억이 떠오른다. 벌써 얼마전 이야긴가. 아득하게 먼 옛 이야기지만 내 기억속에 남아있다는 건 그날이 좋은 추억속의 공간을 만들어주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겠지.
오후가 되니 서서히 일기시작하는 바람에 옷깃을 여미면서 이제 고당봉을 향하여 내려선다. 고당봉 가는 그 길에서 만난 까마귀의 울음소리와 산새들의 지저귐이 바람결에 다가섰다 멀어지는 메아리의 느낌으로 전해져 오는 것이 너무도 좋은 시간이다.
붉은 양탄자를 깔아 놓은 것처럼 멋지게 쌓여만 가는 송림들의 낙엽깔린 아름다움을 보았는가.
무엇이던지 쉽게 찾아오는 것은 쉽게 떠나 버리고 말지만 한해의 모든 것을 자연으로 돌려보내는 나무들의 저 알몸의 춤사위에 우린 많은 것을 느끼면서 오늘을 살고 있는 것은 아닌지..
그 산길에서 마주치는 등산객의 모습에서 행복을 느끼고 자연이 주는 소중함을 느끼면서 혼자만의 시간으로 혼자만의 고독으로 홀로서기를 시도하는 사회 초년병의 시절을 새삼 떠 올려 본다.
많은 사랑이 존재하고 스쳐가지만 그래도 내가 맨 마지막을 붙잡고 있을 사랑은 어떤 사랑일까?
아마도 저마다의 가치관은 조금씩 다르겠지만 내 소중함을 알고 나의 모든것을 포용할 수 있는 가족이란 공간이 아닐까 새삼 생가해 보면서 어느새 고당봉에 선다. 고당봉 정상은 내가 가만히 서있기도 힘들만큼 강한 바람이 불어대고 있다.
사진 몇 장 남기고 서둘러 고모당으로 내려서서 주변경치 감상하고 금정산이 주는 그 아름다운 산야들의 숨겨진 아름다움이 무엇인지 한번 생각해 보고 북문을 향하여 내려선다. 북문에서 고당봉을 찾는 이들은 이 시간에도 줄지어 정상으로 오르고 있다.
금정산 산성의 저 성벽에 우리 선조들의 피와 땀이 송골송골 맺혀 한맺힌 우리의 역사를 직접 말해주는 것 같아 가슴 한쪽이 아려오는 것 같다.
잠시 시간을 보고 망설이다 동문을 향하여 서둘러 발길을 옮겨본다. 제4망루에서 부산이 가진 아름다움을 한번더 감상하고 동문 바로 직전에서 구서동으로 내려서는 급 내리막길을 내려서니 구서동 우성아파트 뒷쪽으로 내려선다. 그곳 체육시설에서 한가로이 운동하는 사람들의 모습도 보고 그곳 시원한 약수 한그릇의 참맛도 보고 내려서니 겨울의 하루해가 짧듯 서산으로 해는 기울고 있는 것 같다.
그져 아무 의미없는 산행이라기 보다는 예전에 잠시 스쳤던 곳을 다시한번 보니 그 기분은 매우 좋았으며, 언제 시간이 나면 양산에서 부터 시작하여 백양산까지 부산의 시가지를 내려다 보며 멋지게 걸어보는 시간을 가져야겠다는 생각을 잠시 해보면서 산행기를 마무리 한다.
푸른 창공에 아직도 가을을 붙잡고 있는 감
범어사 대웅전
보물 제 434호
이 건물은 신라 화엄 10찰의 하나인 범어사의 중심 건물이다.
이곳에는 본존불인 석가여래를 중심으로 왼쪽의 미륵보살과 오른쪽의 제화갈라보살의 삼존을 모시고 있다. 대운은 부처님의 덕호이며, 대웅전은 석가모니 부처님을 봉안한 곳이다. 범어사라는 이름은 창건설화에 따르면 신라 흥덕왕이 왜구의 침입을 걱정하고 있을 때 꿈에 신이 나타나서 의상대사를 불러 금정산에 가서 화엄신중을 외우고 기도하면 왜적을 물리칠 수 있다고 하자, 왕이 그렇게 하여 왜적을 무리쳤다는 데서 유래한다고 한다.
대웅전은 678년(문무황18) 창사때 건립되었을 것으로 생각되지만 현존하는 건물은 1614년(광해군6)에 묘전 화상이 건립한 것으로 1713년(숙종39)에 홍보 화상이 다시 건축한 것이다. 내부의 불단, 닫집, 삼존불상은 묘전 화상이 다시 건축할 때 조성한 것이며, 불상에 다시 금칠을 입힌 것은 1824년(순조24)경 해민 대사가 하였다고 한다.
이 건물은 정면 3칸 측면3칸이며, 공포는 다포양식이며, 처마는 겹처마이고, 지붕은 맞배지붕이다. 건물은 규모가 그다지 크지 않지만 , 기둥 위의 장식과 처마의 구조가 섬세하고 아름다워 조선 중기 목조건물의 좋은 표본이 된다. 정명의 아담한 빗살 창호와 닫집의 섬세한 조각장식은 우리 지방에 남아 있는 최고의 목조건조물로 평가되고 있다.
처마의 풍경
계명암에서 바라본 금정구
고당봉 전경
줌으로 당겨본 해운대와 광안리
계명암
힘들게 생명력을 붙들고 있는 소나무가 언젠가는 저 바위를 갈라 놓을 것이다
계명봉에서 바라본 뭉게구름과 산야
티끌하나 없는 맑고 시린 겨울하늘입니다
계명봉
산과 산이 이어주는 건 무엇일까
너무나 아름다운 풍경입니다
장군봉과 억새
억새의 나풀거림 뒤로 펼쳐진 산야의 아름다움
가을과 시린 겨울공간이 공존하고 있습니다
은증샷이 조금은 어색하네 ㅋㅋ
먹구름과 물금 뜰
저 아름다운 산야에 줄주이 늘어선 송전탑이 영 별로네
정말 드러누워 한참을 쉬어 가고 싶습니다
양산 가산리 마애여래 입상
이 불상은 범어사의 북쪽 금정산의 화강암 절벽위에 있다. 마애불은 높이 12m 폭 2.5m 나 되는 거대한 여래입상이다. 마애불의 주변에 축대가 남아 있고 토기 조각들이 발견되는 것으로 보아 이 근처에 절이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마애여래 입상 앞의 절벽 바위
말없이 긴긴세월 흐르고 있는 낙동강과 대저 뜰
금정산 정상이 보이네요
고당봉
정상 부분이 거대한 화강암 덩어리로 이루어져 있는 이 봉우리는 하늘에서 천신인 고모 할머니가 내려와 산신이 되었다 하여 그 이름이 유래하였는 바 이는 고대의 산신 사상에 기초하였다 볼 수 있으며, 지금도 정상 부근에는 고모당이라는 기도처가 있다.
금정산 10여봉 중 최고봉이며 가슴께에 용머리 형상의 용두암이 있고 남쪽 산허리 쯤에는 고당샘이 있다. 동쪽 능선 허리에는 범천의 금어가 오색 구름을 타고 내려와 살았다는 금샘이 있어서 금정산과 범어사 라는 이름의 연원이 되었다.
너무나 평화로운 시간입니다
저 산야의 아름다움에
우린 많은 행복을 찾을 것입니다
해운대와 광안대교의 아름다움
낙동강 저 끝으로 진해만인가
제 4 망루
정말 멋진 조망입니다
원효봉
금정산 동쪽 가장 높은 봉우리로 먼저 어둠을 해치고 동해에 떠 오르는 햇빛을 받아 갓 피어난 매화처럼 화려한 자태의 빛까로 수놓아(으뜸의 새벽) 원효봉이라(678m) 이라 불렀다.
금정산성 제4망루 위쪽에 있어 동해 망망대해를 한눈에 바라보는 전망대 역할을 하고 있는 봉우리다. 김유신장군이 원효봉에서 낭도들을 훈련시킬때 바위에서 부동자세로 오래 서 있어 선 채로 소변을 보았는데 어느 낭도가 그 자리에 소나무 한그루를 심었다. 이 땅달보소나무는 오랜 세월동안 비바람을 이겨내고 그 푸르름을 뽐내고 있어 사람들은 김유신 솔바위라고 불렀다고 저해져오고 있으나 현재 정확한 위치는 알 수 없다.
더 선명하게 다가서는 부산의 아름다움입니다
여기서 구서동으로 내려섭니다
금 정 산
부산이 가진 상징중에
아마도 금정산은 포함될 것이다.
사철 그 푸르름과
아름다운 풍경을 보러
많은 이들이 숨어드는 곳
수많은 이들의
쉼터가 되었을 산
오늘도 누군가에게는
무언의 사랑으로
무언의 가르침으로
겨울의 초입에서 나를 맞아주고 있다.
항상 그 자리에서
누군가에게 위로가 되고
누군가에게 사랑을 가르쳐 주는
넉넉함을 가진
금정산으로 남아 있길 바래본다.
2011 - 12 - 03
대 방 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