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시 : 2011 - 11 - 27 10:00 - 15:00
장 소 : 경남 함양군 서하면 일원의 괘관산
누 구 랑 : 나홀로
코 스 : 빼빼재 - 감투산 - 원통재- 괘관봉삼거리 - 안부사거리 - 대봉산(천왕봉) - 안부사거리 - 괘관봉 - 첨봉 - 은행마을 (약12km)
날 씨 : 맑음
괘관산
산의 고장 경남 함양에는 괘관산(1,254m)이 있다. 위치한 곳은 서하면과 병곡면의 경계다. 산의 이름을 우리말로 풀이하면 갓걸이산이다. 물론 원래는 갓걸이산이었는데 한자어로 치환하면서부터 괘관산이 돼버렸다. 부연하면 주객이 뒤바뀐 샘이다. 의령의 찰비산이 한우산이 된 것과 마찬가지로 아무튼 이름의 유래는 온 세상이 물바다를 이룬 천지 개벽때 이 산 정상에 갓을 걸어놓을 만큼의 공간만 남기고 물에 잠겼다 해서 붙여졌다고 한다.
하지만 이런 유래에 대해 다른 해석이 있다. 관(官)에서 제정한 관(冠)을 쓰지 않고 걸어둔다는 의미로 벼슬을 내놓고 물러남을 이르는 말이라고 한다. 이는 북한 개성시 괘관현의 유래에 비춰 유추할 수가 있다고 한다. 개성의 괘관현은 조선태조 이성계 등극 때 고려 유신들이 이 고개에서 일제히 관을 벗어던지고 낙향했던 곳이라고 한다. 마찬가지로 꼿꼿한 기개의 함양 선비들이 벼슬길에서 물러나 허허로이 고향으로 내려올 때 맞이하는 산이 바로 괜관산이라고 한다.
어쨌든 괘관산은 함양의 진산인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그 진산이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고 있는 것 또한 숨길수 없는 부분이다. 그렇게 된 데에는 다양한 루트의 산길이 소개되지 못한 데 있지 않은가 생각한다.
사실 기존의 산행기를 보면 산의 서쪽이나 남쪽에서 올라 정상을 밟아본 뒤 돌아나와 산의 남쪽이나 서쪽으로 되돌아가는 것이 대부분이다. 혹 동쪽으로 내려서는 산행기도 있으나 흔하진 않다. 하지만 북쪽에서 오르거나 북쪽으로 내려서는 것은 찾아보기가 힘들다. 그렇다 보니 괘관산을 정상 부분만 암릉이 조금 있는 토산 혹은 육산으로 분류하곤 한다. 그런 평가가 일견 맞기도 하지만 또 틀리기도 하다.
이렇게 반론을 제기하는 것은 괘관산엔 대단한 암릉인 북릉이 있기 때문이다. 그 암릉을 타보지 않고 산 전체를 평가하는 것은 월권이라 하겠다. 북릉은 공룡의 등짝처럼 바위와 암릉으로 울퉁불퉁하다. 특히 정상 전위봉인 첨봉은 흡사 삼각주 처럼 날카로운 알프스의 마터호는 같다. 물론 가까이 다가가면 더욱 위압적이다 그 정수리에 한 사람이라도 올라갈 수 있는 틈이 있을까 상상만해도 오금이 저리는 정도다. 그 위압감이 송곳니처럼 뽀족한 암봉으로 유명한 황석산 이상이라고 한다.
(부산일보) 소모즈부부 산행기에서 옮겨옴
중앙 지명위원회 지명 정비결과(2009.04.07 고시 국토지리정보원 제2009-239호)
대봉산(천왕봉, 계관봉) 명칭에 관하여
괘관산(掛冠山), 천왕봉(天皇峰) 은 일제시대에 지어진 이름이라 최근에 산 이름을 큰 인물이 난다는 대봉산(大鳳山)으로 함양군에서 건의 하여 국토지리정보원에 등록 변경하게 되었습니다.
예전의 산 이름은 괘관산(벼슬을 마친 선비가 갓을 벗어 벽에 걸어 놓았다는 뜻으로 우리지역에 큰 인물이 나오지 못하도록 일제시대에 붙인 이름)에서 대봉산으로 변경 하였습니다.
천왕봉은 큰새가 알을 품어 장차 큰 인물이 난다는 전설이 있어 천왕봉이라 하였으나 일제시대에 천황봉(일제시대 일본 천황을 지칭한 것임)으로 개명하여 원래대로 천왕봉으로 바꾸고 서하 방향에서 보면 닭 벼슬처럼 생긴 봉우리를 계관봉으로 명명한 것입니다.
그러므로 산의 정확한 명칭은 대봉산이고 아름다운 2개의 봉우리는 천왕봉(1,228m) 계관봉(1,251m)이 정확한 명칭임을 알려 드립니다.
일요일 아침 08시에 집을 나서 느긋하게 차는 88고속도로를 달려 대진고속도로에 접속하여 덕유산쪽으로 달려 올라가다 서상 나들목을 나가 37번 국도를 따라가다 1001번 지방도로를 따라 들어가다 운곡마을에서 빼빼재 정상에 오른다. 아마도 눈이 자주 내리는 겨울철에는 조심히 올라야하겠다는 생각이다.
빼빼재를 넘어서 내리막을 내달리면 백전면이다. 정상에서 준비하여 보니 우측으로는 백두대간이 지나가는 백운산이 그 위용을 과시하며 버티고 있는 그런 고개다. 이 등로는 언제 시간이 된다면 백운산에서 출발하여 오늘 산행길을 지나 도승산을 지나 대황령으로 내려서는 산행도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이다.
지도를 보니 감투산까지 약 1km 계속 밀어올려야하는 그런 오르막이다. 그 산길에는 벌써 겨울이 왔음을 알리는 첫눈의 흔적이 여기저기 보인며, 낙엽이 수북하게 쌓인 길을 혼자 산능선에 불어주는 바람과 함께 동행하며 오른다. 약 25분 밀어올리니 감투산이다. 감투산 그 이름한번 잼나고 특이하다. 잠간 괘관봉을 바라보며 한숨돌리고 다시 길을 재촉하니 힘들게 밀어올린 보람도 없이 내리막이다 그 내리막이 이미 와버린 겨울의 초입에 땅이 얼다 녹다를 반복하며 길은 정말 미끄럽다.
그 산길에 오르고 내리는 것이 꼭 여인네의 젖무덤 처럼 완만하게 오르고 내림을 반복하는 것이 산길의 따분함을 잊게하기에는 충분하다. 괘관봉 정상부 삼거리에서 바라보는 지나온 길이 마치 미로처럼 길게 늘어선 것이 참 예쁘기도 하다. 저 멀리 백운산의 모습도 희미하게 덕유의 모습도 지리의 모습도 조망되는 것이 초겨울 산능선에 소리없이 한들한들 불어주는 산들바람처럼 싱그럽게 다가선다.
나는 안부사거리를 향하여 내려서서 다시 대봉산 천왕봉을 향하여 오르니 이 길은 더욱 미끄럽다. 대봉산 천왕봉에는 누군가의 수고로움으로 돌탑들이 제법 그 위용을 세우며 뭇 사람들의 시선을 끌고 있다. 이 길을 쭈--욱 따라 내려서면 도승산을 지나 대황령으로 날머리가 있는 것 같아 가고 싶은 마음을 꿀떡 같으나 차량 회수가 문제가 될 것 같아 오늘은 여기서 다시 괘관봉으로 향한다. 괘관봉 가는 길에 1000년이 되었다는 철쭉나무의 아름다움도 감상하고 더디어 괘관봉 정상에 섰다.
내가 걸어온 오늘 산길은 전형적인 육산의 모습이나 이곳 괘관봉은 암릉으로 이루어진 그런 봉우리다. 그 정상에서 바라보는 산야의 아름다움은 정말 장쾌하고 시원한 것이 오늘 산행의 묘미를 마음껏 느끼는 것 같다. 그러나 서두에 이야기한대로 그렇게 멋진 수식어를 붙이기에는 조금은 부족함이 있지 않나 생각하는 것이 내 개인적인 생각이다. 첨봉을 향하여 내려서는 길은 정말 급경사이며 미끄럽기 그지 없는 그런 길이다. 지도한장 달랑 들고 나선 초행길이라 이곳 북릉길은 이정표가 하나도 없는 관계로 조금은 조심스럽다. 한참을 내려가니 이곳은 등산로가 아니라하는 팻말이 붙어 있는데 등산객이 다닌 시그널은 붙어있다. 산의 산세를 보니 이곳으로 내려가는 것이 은행마을로 떨어질 것 같아 무조건 내려선다. 지나고 보니 결과적으로 내 짐작이 맞았으며 직진하였으면 월평으로 내려가는 길이었다. 낙엽 수북하게 쌓인 그 급경사의 비탈길을 달음질 치듯이 내려서니 혼자만의 산행에서 느낄 수 있는 느긋함과 여유로움 외로움 모든것이 교차한다.
산죽길을 지나 한참을 내려서니 송림들사이길이 너무도 정겹게 나를 반기고 그 길을 내려서니 더디어 내 시야에 들어온 것이 아침에 올라갈때 보았던 은행마을이 보인다. 이곳 운곡마을 곳곳에는 아직도 늦가을의 정취를 한껏 만끽할 수 있는 빨간 감들이 나무에 주렁주렁 매달려 새들의 좋은 식량이 되고 있는 그런 곳이다. 은행마을은 이곳에 내가 보기에는 1,000년은 넘었음직한 은행나무가 마을의 수호신처럼 지키고 서있다. 그 마을에서 빼빼재로 올라가는 버스가 없다고 하기에 한참을 기다려도 올라가는 차는 보이지 않아 쉬엄쉬엄 걸어올라가는데 동네 어르신이 마침 오토바이를 타고 오신다. 태워주십사 부탁하여 고개 정상에 오르는데 걸어 왔으면 ㅎ ㅎ 아찔하다. 어르신에게 저 감들은 왜 따지 않느냐고 물으니 상품가치가 없어 따지 않으며, 일손만 있으면 저 감은 따서 식초를 만들면 좋다고 하더군요.
전체적으로 오늘 산행길은 정말 좋은 그런 시간이었으나 은행마을로 내려서는 그 길은 겨울에는 등산하기에는 많은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길이라 아마도 등산로가 아니라는 팻말이 붙어있는 것 같았으며, 백운산에서 시작하여 대봉산까지 이어지는 산길에 봄이면 철쭉이 아름드리 피어나면 한번쯤 철쭉산행도 아주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여 봅니다.
괘관산 북릉 산행지도
빼빼재에 있는 등산 지도
빼빼재에 있는 계관봉 지도
감투산 ㅎㅎ
이름한번 잼나지 않나요
왜 감투산일까
아마도 1,000M 살짝 넘어서 감투산이라 하나 ㅋㅋ
감투산에서 바라본 가야할 괘관봉과 대봉산
계관봉 가다 헬기장에서 바라본 백운산 덕유산쪽
지나온 능선길이 여인네의 젖무덤 처럼 올록볼록 참 아름답기도 합니다
박무가 희미하게 더욱 운치있게 만들어주는 군요
대봉산 가다 바라본 괘관봉
누군가의 수고로움입니다
정상부의 돌탑
대봉산의 인증샷
대봉산 정상부의 바위
파아란 하늘과 돌탑
이곳은 겨울이 시작되었습니다
천년의 세월을 견디고 있다는 철쭉
계관봉 정상석에서 바라본 대봉산
계관봉
계관봉 인증샷
계관봉 바위와 대봉산
계관봉과 대봉산의 아름다운 모습
첨봉의 아름다움
첨봉 뒷쪽으로는 낙석이 일어나고 있는 위험한 곳입니다.
은행마을 입구의 등산로 아니라는 표지판
수령이 얼마나 될까
대 봉 산
굽이치며 잔잔하게 이어지는
그 능선길의 아름다움에
힘든줄 모르고 찾아간 대봉산
정상에서 바라보는
장쾌한 산세의 아름다움에
내 넋을 놓고 말았네
코발트 하늘아래
아무것도 걸치지 않은
알몸으로
시간을 갈구하는 몸짓으로
세월을 이겨가는 산야의
아름다움이여
난 진정 너의 아름다움에
사랑이란 밧줄로 묶이고 말았네.
대 방 산
2011 - 11 - 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