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시 : 2011 - 10 - 03
장 소 : 전북 순창군 챼계산 일원
누 구 랑 : 나홀로
코 스 : 무량사 - 금돼지굴 - 금돼지굴정상 - 당재 - 채계산 - 바위능선 - 순창채계산 끝 하산 - 무량사
날 씨 : 청명한 가을하늘
채계산은
채계산은 회문산 강천산과 더불어 순창의 3대 명산의 하나로 일명 화산이나 적성산과 책여산등 여러 이름으로 불리우고 있다. 이 산 정상은 깍아지른 듯한 채계산의 송대로 날아가는 새들 조차 위태로와 이곳애 앉기를 꺼려 했다는 날카로운 봉우리로 고려말 최영장군이 이 준령에서 말을 타고 화살을 쏘며 무술을 익혔다는 전설이 있다.
화살을 쏘아 목적지에 화살보다 늦게 도착해 본적이 없는 최영장군이 그의 장인인 오자치(나성부원군)가 살던 장수군 산서면 치마대에서 활살을 날린 후 바로 말을 달려 이곳에 도착했다.
하지만 화살이 날아오지 않아 화살보다 늦게 도착했다고 판단하여 이곳에서 불호령과 함께 단칼에 말의 목을 베어 버리고 말았다. 그 순간 화살이 바로 이 바위에 꽃힌 것을 뒤늦게 알고 경솔한 자신의 행동에 대해 한숨 지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오고 있다.
그 후 최영장군은 이 바위에서 화살을 날리고는 이 산을 쏜살같이 내려와 적성강변에 화살보다 먼저 도착하는 훈련을 수없이 반복했다고 한다. 이 밖에도 적성원님의 부인과 금돼지 전설이 전해오는 금돼지 굴이있다. 새로 부임한 원님의 부인이 자주 실종되자 지혜있는 원님이 부인 치마 허리에 명주실을 달아 두었다. 얼마 후 갑자기 일진광풍이 일면서 정신이 혼미해진 원님이 한참후에 깨어보니 부인이 없어져서 명주실로 행방을 찾아보니 채계산의 굴쪽이었다. 수색대와 같이 올라가 보니 금돼지가 원님의 부인을 희롱하고 있었다. 부인이 금돼지에게 가장 싫어하는 것이 무엇이냐고 물어본 즉 사슴가죽이라하자 원님은 사슴가죽으로 된 장롱 열쇠끝을 몰래 전해주었다. 그 부인이 녹비를 금돼지의 코에 넣었더니 그 자리에서 죽어버렸다 한다. 규산질이 풍부한 화강암이 층암으로 형성된 이 산은 3봉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중보에 석굴이 있어 수백명을 수용할 수 있는 작은 암자가 있었으나 지금은 폐허가 되고 없다. 일설에 의하면 책여산의 산 이름은 귀분인의 낭자머리에 비녀를 꽂은 형상 같다 하여 책여산으로 전해 내려오고 있다.
집에서 오전을 빈둥거리다 깊어가는 가을날의 책여산과 섬진강변의 가을이 보고 싶어 집을 나선다.
집에서 순창 책여산까지는 얼마되지 않아 무량사 입구에 주차를 하고 가을날 오후를 한적하게 산행을 시작한다. 무량사 마당에서 우측으로 꺽어들면 바로 산행시작인데 처음부터 금돼지굴과 그 정상을 치고 오르는 길이 가파르다. 하지만 아무도 없는 산길에 거친 숨소리와 하나씩 떨어져 내리는 가을날의 잎새만이 고요함을 깨우는 것 같다.
금돼지굴은 그 입구가 위험하게 되어 있어 그냥 오르지 않고 정상을 향하여 오른다. 파아란 가을하늘이 너무 시려 그런지 실구름들이 춤추는 운동장으로 만들고 적성면 들녁에는 황금물결이 춤추고 섬진강변의 고요함은 깊어가는 가을을 노래하며 하동 포구로 쉼없이 흘러내리는 저 물결만이 시간의 흐름을 느끼는 것 같다.
당재로 내려서서 한숨돌리고 책여산의 정상을 향하여 한발한발 옮긴다. 그 옮김의 시간이 가을이 옮겨가는 시간과 비례하는 것 같다. 정상에서 바라보는 저 황금물결들은 얼마지 않으면 황량한 들판으로 바뀌어 겨울을 맞이하겠지. 잠시 하늘과 가을바람에 도취되어 깊은숨 쉬어보며 무심으로 자연과 하나되어 본다. 이제 칼바위 능선을 향하여 송림들 사이로 나아간다. 어 예전에 왔을때는 없었던 철계단이 잘 만들어져 있다. 칼바위 능선에도 만들어져 예전의 그 스릴있던 느낌은 없어지고 말았다. 그렇지만 많은 이들이 한결 편안한 마음으로 책여산의 아름다움을 감상할 수 있어서 좋은 것 같다. 마지막 구간은 그래도 바위 능선 그대로다. 급하게 내려 떨어지는 경사로를 내려서니 순창 책여산이 끝나는 지점의 지방도로에 내려선다. 남원의 책여산은 다음에 산행하기로 마음먹고 도로를 따라 무량사로 와 섬신강변의 아름다움을 감상하러 차를 타고 섬진강변의 가을을 즐기다 투망으로 매운탕거리를 잡는 촌로들의 정겨움을 맛보기도 했다.
소리없이 다가온 가을은 오색찬연함과 풍성함을 가득 안겨주고 설이가 내리는 어느날 밤 나뭇잎 뚝 뚝 떨어뜨리며 그렇게 겨울로 가고 말것이다.
그 길목에 서서 난 오늘 어떤 것을 추억으로 만들어야 할지 생각해보며 그렇게 또 하루해를 보내는 것이 참좋다.
이 가을 끝에 올 미지의 세계가 궁금하듯이 내 삶에 다가올 시간들을 궁금해하며 산행기를 마무리 한다.
화산옹 바위
무량사에서 등산로로 접어드는 길
금돼지굴 가는 곳은 밧줄하나만 있을뿐이고
섬진강과 황금들판
멀리 문덕봉과 고리봉이 손짓하고
돼지봉에서 하산하다 본 송대봉 정상
당재
실구름과 굽이쳐 흐르는 섬진강의 아름다움
뒤돌아본 양때구름과 아름다움
칼바위 능선에 철계단이 만들어지고
촌락들과
가을의 아름다움
정말 아름다운 섬진강의 곡선에
가을 황금들판이 가을을 손짓하고 있습니다
좌측 저 멀리 회문산과 우측으로 용궐산도 보이고
고만고만한 산야들의 너그러움과 실구름의 하늘
정말 아름다운 가을날의 모습입니다
남원 책여산
순창 책여산의 끝부분
들판과 책여산
억새도 춤을 추고 있습니다
촌로의 섬진강 투망
피래미들이 제법 잡히더이다.
티격태격 정겨움이 묻어나는 시간이더이다.
어찌보면 가을과 가장 많이 닮은 사람들이 아닐까 합니다.
책 여 산
섬진강이 굽이돌아
순창으로 접어들며
날카롭게 막아선
채계산
그 칼바위 능선에서
바라보는 가을 하늘은
실구름 둥실둥실 춤추고
들판은 하나 둘 비워짐이 시작되고
오늘도 말없이 가을을 즐기며
유유히 흘러 내리는
섬진강의 작은 이야기들이 있는 곳
강변에 가을바람 일렁이면
은빛억새는 춤추고
강변의 촌로는
가을의 시간만큼이나
무거운 시간의 짐을 지고
투망질을 한다.
소박하게 소주한잔 나눌
매운탕거리를 만들기 위하여
정겨움이 묻어나는
섬진강은 책여산의
산여울을 짊어지고
포구를 향하여 소리없이 흐른다
오늘도.........
2011 - 10 - 03
대 방 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