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시 : 2011 - 09 - 14
장 소 : 전라북도 고창 선운산 일원
누 구 랑 ; 대방산 나홀로
코 스 : 주차장(09:37) - 경수봉삼거리 - 마이재- 수리봉 - 참당암 - 소리재 - 낙조대 - 천마봉 - 배맨바위 - 쥐바위 - 삼거리 - 투구봉 - 도솔암 - 선운사 - 일주문 - 주차장(16:20)
참 시간 빠르다. 언제 이렇게 빨리 달려왔던가!
오늘은 다들 출근하는데 쉬려니 무료하여 집을나서 모처럼 선운산을 가 보고자 출발하니 그 푸르고 푸르러 변할 것 같지 않던 들판의 벼들도 서서히 황금색으로 물들어가고 자연의 그림들이 나도 모르게 많이 변했다는 것을 실감하며 선운사 주차장에 도착한다.
예전에도 올랐던 경수봉쪽으로 산행초입으로 정하여 올라가니 여기저기 붉게 물든 상사화가 그 자태를 뽐내며 나를 반기고 가을의 초입답게 자연의 색은 살짝 황금색으로 바뀌어가는 것을 눈으로도 느낄수가 있다. 바람한점 없는 그야말로 여름이 다시오는 것 같은 후덥지근한 날씨니 땀은 당연히 비오듯 쏫아진다.
혼자서 휘적휘적 걷다가 힘들면 쉬어가고 뭔가 생각나면 그냥 숲속의 매미울어대는 쪽 한번 쳐다보고 그렇게 나만의 자연을 즐기면서 가니 어느새 경수봉 삼거리를 지나고 마이재에 서있다. 마이재를 올라서면 수리봉(도솔봉)이라 하던가. 이곳에서 바라보는 선운사의 멋진 모습과 그 너머로 조망되어지는 낮은 산 능선에 걸린 구름들의 아름다움이 정말 그림처럼 펼쳐지는 것이 가을이 눈앞에 와 있음을 실감한다.
포갠바위를 지나 견치산 가는 삼거리에서 고민한다. 견치산을 거쳐 소리재로 향해야하나 창당암을 거쳐 가야하나. 근데 역시 사람마음은 쉬운길을 택하나 보다. 오늘같이 걷기 싫은날 그냥 참당암으로 가자 내 발길이 내 몸뚱아리를 잡아채네 ㅋㅋ
창당암에서 소리재 오르는 길은 산속에 자연이 만들어 놓은 비오는 날의 계곡이라 해야하나 낮은 산 능선에 그래도 계곡이라 하기엔 좀 뭐하지만 운치가 있는 계곡길을 따라 서서히 한발한발 옮겨놓는 그 걸음걸음도 참 재미가 있다. 내 무슨 돌을 밞아줄가 고민하며 혼자서 싱긋웃어보기도 하고 그렇게 세월은 가고 거리는 좁혀지나 보다. 소리재에 서서 잠시 후회도 해본다. 그냥 조금 힘들어도 견치산을 거쳐 올걸하고.. 이제 치고 오르면 용굴과 낙조대를 만날 것 같다. 평일인데도 간간히 등산객들을 만난다.
용굴에 내려서니 별천지가 따로 없구나. 시원하게 반기는 용굴속의 아늑함속에 누군가는 벌써 자리를 펴고 막걸리잔을 권한다. 참 시원하게 한잔 들이킨다. 산에서 일면식도 없지만 서로 권하는 정은 정말 좋다. 이곳이 대장금 화면속에 나왔던 한 장면도 있다는 것을 이제 많은 시간이 흘러 다들 잊혀진 시간이 되었으리라.
낙조대 오르는 길은 예전에는 없었는데 계단이 만들어져 있다. 낙조대를 거쳐 천마봉 입구에서 점심을 먹고 편안하게 천마봉 위에서 도솔암을 만나고 이제 배맨바위를 향하여 출발하니 슬슬 걷기가 싫어지기 시작한다. 너무 더운탓도 있지만 내 몸 상태가 여전히 정상이 아니니 그런것 같다.
배면바위를 지나면서 항상 느끼는 것이지만 예전에 이곳 너머가 바다여서 이곳이 배를 매었던 곳이라 배맨바위라 한다는데, 이런곳이 여러곳의 산에 전설로 전해지고 있다. 하지만 저 큰 바위에 배를 맬 만큼 큰 배가 예전에 있었을까? 뭐 있었다면 말고 ㅋㅋ
청룡산에서 바라보는 해리하련의 들판도 정말 이제 가을로 향해 치닫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이 따가운 햇살이 시간을 더 빨리 가을로 옮기는 것 같아 조금은 아쉽기는 하지만 그래도 농심이 부자가 된다면 우린 아무래도 좋은 것이 아닌가.
쥐바위를 가다 나무그늘 아래서 시원한 물 한모금에 한참을 쉬다 쥐바위를 통과하여 사자바위 가는 삼거리에서 나는 투구바위쪽으로 하산을 결정한다.
숲속의 아늑함을 나 혼자 느끼면서 오솔길을 걸어내려가는 그 기분 그 순간만큼은 이 모든 자연에 내가 주인이고 내가 대장이다.
산이 거기 있어 그냥 가는 것이 아니고 산이 거기 있어 내가 내 자신을 치유하기 위하여 찾아들어가는 것이 산이 아닌가.
도솔암의 내원궁 처마 밑에서 한참을 앉아 천마봉을 바라보며 간간히 불어주는 가을 바람에 내 몸을 맡기고 쉬다 소원하나 빌고 내려와 마애불에 합장한번하고 오솔길을 따라 내려서니 가을에 피는 꽃들도 나를 향해방긋 웃고 벌개미취도 지천이다. 소리없이 선운사를 지나니 이곳도 정말 상사화가 천지다. 이제 상사화가 막 피기 시작하메 모든 꽃대는 올라와 꽃망울을 맺고 있다. 아마도 이번 주말부터 다음주까지 만개하지 싶으다. 가족과 가볍게 나들이 나와 사진속에 자신의 모습을 담느라 여념이 없는 사람들의 표정에서 삶이 아름답고 행복하다는 것을 새삼 느낀다.
일주문을 나서니 내가 다시 속세로 발을 들여놓은 일상으로 돌아가는 느낌이다.
가을이 오는 문턱에서 선운산에 혼자만의 산행이 나에게 일깨워 준것은 많이 가지지 않아도 행복할 수 있고 막걸리 한잔에도 정말 많은 행복이 존재한다는 사실이다.
세상을 욕심내기 보다는, 내 자신을 욕심내는 것이 더 행복한 삶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추석날 아침 고향 바다의 표정
집에서 바라본 서산으로 넘어가는 일몰
경수봉 올라가는 초입
상사화가 하나의 꽃이 아니고 보통 여섯개의 꽃송이가 어울어져 저렇게 하나의 꽃처럼 보입니다
참 아름다운 가을색입니다 꽃 이름은 잘 모릅니다
꽃망울을 언제 트터려야하나
이 꽃 이름도 많이 들어는 본 것 같은데( 은 꿩의 다리)
수리봉에서
배낭도 내 마음을 아나
정말 아름다운 계곡속에 숨어든 선운사
위에서 보니 더욱 정갈합니다
저 들판 넘으로 서해 바다가 펼쳐지고 있습니다
포갠바위
가을 구름 밑에서 아련히 다가서는 아름다운 산야의그림들
참당암
상사화의 자태
소리재의 이정표
용문굴 직전에서 바라본 용문굴 계곡과 천마봉 모습
부처가 따로 있나
용문굴의 나무
낙조대의 모습
천마봉에서 바라본 도솔암
구름덮힌 산야가 참 좋습니다
저 아름다운 선이 우리네 마음이 아닌가 합니다
도솔암 내원궁의 모습 천마봉에서
천마봉에서 자동으로 한 컷
구름처럼 바람처럼 그냥 흘러가는 대로 가고 싶은 마음입니다
사진속의 가을느낌(층꽃나무)
배맨바위
나는 갠적으로
멀리서 이 바위를 보니 꼭 코브라가 머리를 세워 싸울태세이던데 ㅎㅎ
청룡산
해리 하련 들판의 모습
쥐바위
너무 작은 것이 너무 아름답습니다(쥐 손이풀)
상사화와 고목
내원궁에서 바라본 천마봉과 구름
마애불
보물 1200호
장사송
수령은 약 600년
진흥굴
상사화와 반영
일주문
선 운 산
겨울 선운산은
동백꽃의 아름다움을 보러가고
봄 선운산은
송악의 아름다움 보러가고
여름 선운산은
산사의 아름다움 그 자체를 보러가고
가을 선운산은
지천으로 피어나는
상사화의 아름다움과
내 마음의 깊이를 보러 가십시요.
2011 - 09 - 14
대 방 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