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시 : 2011 - 08 - 06
장 소 : 경남 함양군 마천면 추성리 칠선계곡 일원
누 구 랑 : 두메식구들
날 씨 : 태풍이 몰려오는 비가오는 흐린날씨
코 스 : 추성리 주차장 - 출렁다리 - 선녀탕 - 옥녀탕 - 비선담 원점회귀
한달에 두번 자주보던 사람을 만나는 재미도 또 보지 못한, 처음 뵙는 분을 만나는 기쁨도 설레임도 있는 것이 산악회가 주는 즐거움이 아닌가 한다.
그 즐거움이 多多益善이면 좋을텐데하는 아쉬움도 가져보지만 언젠가는 가능하리라 믿어보며 차는 아직은 국도처럼 허술하기 짝이없는 이름만 고속도로인 88고속도로를 내쳐 달려 남원터널 지나 휴게소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고 다시 달려 지리산휴게소에서 한달에 두번씩 치르는 아침식사겸 맛난 깨죽으로 허기진 배를 채우고 이제 지리산 나들목을 나가 칠선계곡으로 달려가지만 간간히 내리는 비가 그리 반갑지만은 않다.
들판에 외로이 서 있는 것처럼 보이는 실상사를 지나 이제 칠선계곡으로 접어든다. 예전에는 참 많이도 왔는데 그러고 보니 약 1년만에 다시오는 것 같다.
다시보는 산은 그대로인 것 같은데 왜 다시오는 사람은 그대로가 아닌지..
추성리 주차장에서 칠선계곡 접어드는 그 경사진 오름길을 천천히 올라가며 감상하니 모든것이 자연그대로인 것은 없는 것 같다.
사람의 손길이 닿이는 곳이면 다 변하고 또 발전하지만 왠지 그 모습이 내 마음 한켠엔 아쉬움으로 남는지 모르겠다.
고개 정상에서 바라보는 건너편 벽송사의 모습도 예전과는 사뭇다르다는 느낌이다.
예전에는 그냥 약초나 캐고 토종벌꿀이나 키우던 원주민의 집이 이제는 주막으로 바뀌어 예전의 그 사람들은 어디가고 젊은 사람들이 운영하고 있다.
출렁다리를 지나 우리나라 삼대 계곡중에 하나라는 칠선계곡으로 접어드니 휴식년제로 자연그대로의 모습으로 간직되어 오다 개방하여 그런지 아직은 그 싱그러움이 그대로 남아 있는 것 같다.
여름 매미들의 요란스러운 합창과 계곡에서 울려퍼지는 물 흐르는 소리가 누가누가 더 크고 웅장한 고음을 내는지 경쟁이라도 하듯 계곡을 울리며 나의 귓전을 때린다.
자연이 주는 소리의 즐거움이 바로 이런것이 아닌가 생각하며 걷는 그 발길에는 하얀 고무신이 제격인것 같다.
오늘도 등산화는 준비하여 왔지만 왠지 그냥 하얀 고무신을 신고 걷고 싶은 마음에 그대로 올랐는데 참 잘했다는 생각이다.
그 대신 이런 비가 오는 날에는 좀더 조심하며 걸어야 된다는 것도 명심하면서 말이다.
나뭇잎이 머금고 있던 빗방울을 간간히 불어주는 바람결이 뚝 뚝 소리내며 떨어지게 만들고 그 떨어지는 빗방울이 이마에 스치기라도 하면 그 기분은 무엇인지 모르게 참 좋다.
모든것이 설레임이 있는 만남이 오래가고 또 내 기억속에 좋은 모습으로 오래도록 남는 것이며 그 설레임이 있어야 산이 가진 아름다움을 볼수가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미래는 시간이 먹고 살고
그 시간은 추억으로 우리곁에 머물며
그 추억은 저축으로 내 마음속에 간직되어
먼 훗날 내가 하나하나 꺼내어 시간을 되돌려 보는 재미를 준다.
이 세상에 소중하지 아니한 것이 없듯이 아무리 하찮은 것이라도 우린 우리가 가진 시간에 그것을 행하며 지나가고 또 맞이한다.
잊고 싶은 기억도 기억하고 싶은 기억도 다 놓으면 그대로의 추억이 되는 것을 우리가 그 무엇에 너무 얽매여 살아가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우리가 세상을 처음 접할때는 두 주먹을 불끈쥐고 울음을 터뜨리며 나왔지만,
이 아름다운 세상을 떠나 갈때는 꽉 쥐었던 세상에 대한 나의 욕심을 버리고 아주 편안하게 주먹을 펴고 웃으며 간다고 합니다.
오늘 이 자연의 싱그러움을 내 마음속에 담아가려는 욕심보다는 그져 즐긴다는 마음으로 바라본다면 한층 더 아름답고 싱그럽게 보이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높은 곳에서 떨어지며 하얀 포말을 일으키는 저 물결처럼 우린 또 어딘가로 흘러가며 있는 그대로의 내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오기 때문에 삶이 아름다운 것이 아닌가 내 자신에게 반문해 보며 칠선계곡의 산행기를 마무리합니다.
지리산 성모상
자연이 선물한 저 아름다운 색이 너무 좋습니다
돌고돌아가는 곡선의 아름다움
출렁다리
짙은 녹음과 잘 어울리는 계곡의 소
자욱안 안개에 쌓인 이정포
이제 선녀탕에 왔는데
천상의 선녀는 없고
사람의 발길소리만 요란하네
선녀는 어디에 숨은 것일까?
이곳은 옥녀탕 쯤 되지 싶습니다.
더뎌 비선담에 올랐습니다
저 바위는 얼마나 많은 물길을 받아내었으면
저런 모습일까
예전 저 바위위에 조그만 돌탑은 온데간데 없고
그져 소리내며 흐르는 물소리만 예전과 같구나
내 고운 옷으로 갈아입고 가을을 맞이할테니
그때도 내 모습을 보러 와주세요
그땐 저 계곡물에 붉게 물든 내 마음하나 띄워 드릴께요
안개속에 쌓인 계곡의 아름다움
누군가에게는 좋은 쉼터가 되겠지요
한폭의 수채화입니다
너와 내가 맞잡은 이 손 놓지 말자
어디로 흘러가든
계곡속의 여유
어디로 그렇게 바삐 흘러가는지................
정말 시원합니다
선녀탕의 오작교라할까나
자연은 이렇게 공생공존하며
아름답움을 선물합니다
저곳에서 보던 별빛이 그리워지네
참나리 꽃
원추리 꽃
주인장의 말로는 백합과의 꽃이라던데
하얀 꽃잎에 색다른 꽃술이라....
모든 자연은 적응하는 동물이 아닌지
이놈 고라니도 주인장의 말을 알아듯고 따라가더이다. ㅎㅎ
자연이 주는 아름다움
항상 즐거운 하루하루가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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