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명/지리산

고무신으로 칠암자길을 가다

대방산 2011. 6. 20. 11:23

 

  일         시 : 2011 - 06 - 19

  장         소 : 경남 함양  전북 남원시 일원

  누   구   랑 : k2 일원

  코         스 : 양정마을 - 영원사 - 상무주암 - 문수암 - 삼불사 - 약수암 - 실상사  ( 약 13km)

  날         씨 : 맑음

 

      처음 계획은 지인들과 고흥의 팔영산의 아름다움을 만끽하려 가고자 하였으나, 남해안의 비 소식에 유야무야 취소되고

 삼정산 칠암자길을 따라 나서게 되었다.

좋은 사람들과 좋은 길을 걸어보려 간다는게 행복이 아닌가 생각하며, 대간을 끝내고 처음으로 만나는 것 같다. 반가운 분들과 인사하고 차는 지리산의 품을 향하여 쉼없이 달려가다,  지리산 나들목을 나가 마천쪽으로 가다 백무동 계곡쪽으로 우회전하여 이제 진정 지리산의 품속으로 계속 들어간다.

삼정이란? 하정 음정 양정 세 마을을 일컬어 붙여진 이름이며 우린 이곳 양정마을에 내려 준비하고 영원사를 오르기전 그곳

주민의 상세한  설명을 듣고 영원사를 향하여 가파른 포장도로를 따라 오른다.

나는 오늘 출발에 앞서 이곳 칠암자길이 지리산의 둘레길처럼 그렇게 쉬엄쉬엄 여유롭게 갈수가 있는 길일것만 같아, 등산화가 아닌 하얀 고무신으로 가다 좋은 길이 있으면 맨발로 가고자 작정하고 왔다( 물론 어떨지 몰라 배낭에다 등산화는 짊어지고)

그런데 처음부터 맞딱드린 길이 시멘트 포장도로라 조금은 아쉬운 마음이다. 허기사 이곳 주민들이야 생활하기는 시멘트 길이 최고의 길이겠지. 약 한시간을 그런 길을 따라 오르니 영원사가 나온다. 영원사 입구에서 좌측으로 약 50분 치고 오르면 도솔암이 있다고 하는데 그곳을 거쳐야 칠암자 길이지만 우린 오늘 그곳은 가지않고 영원사부터 시작한다.

영원사 입구의 표지석부터 내 마음에는 들지 않네 이런 산중에 꼭 저렇게 세우지 않아도 다 알텐데 조금은 아쉬운 마음이다.

영원사에서 바라보는 지리산 능선들의 아름다움속에 감추어진 우리 현대사의 아픔이 얼마나 큰지 다시금 생각해 본다. 이곳 일대가 낮에는 국군, 밤에는 빨치산이 점령하던 그런 격전의 동족상잔의 아픔과 한이 서린 그런 곳이 아닌던가. 특히 이곳 일대에는 산죽비트 바위비트 굴비트등이 존재하며, 아직도 그때의 아픈 과거를 말하고 있다고 합니다.

영원사에서 상무주암으로 가는길은 삼정산을 향하여 치고 오르는  가파른 그런 길이다. 상무주암 삼거리에서 삼정산 정상까지는 200미터 나는 오르지 않고 상무주암에서 산중암자의 망중한을 즐긴다.

이곳에서 바라보는 지리산 능선길과 벽소령의 아름다운 모습을 바라보며 한껏 여유로운 마음의 비움을 한다고 해야하나 뭐

상무주암에 거주하는 스님의 성품을 알수가 있을 것 같은 주변의 풍경이다. 정갈하게 손수 가꾸고 있는 텃밭의 풍경이나 암자가 너무나 깨끗하게 정리정돈되어 있다.

문수암 가는 길은 비교적 좋는 산길을 따라 저 밑 골짜기에서 불어오는 한줄기 시원한 바람맞으며, 암자가 주는 왠지 모를 여유로움을 즐기면서 그렇게 가는 산길인 것 같다.

상무주암에서 바라보는 세상은 지리산의 주능 안에 감추어진 지리산의 아름다움을 본다면 이곳 문수암에서 바라보는 세계는

탁 터인 시야에 들어오는 속세의 안타까움과, 속세를 동경하며 살아가는 스님의 절제가 있는 것 같다.

삼불암까지의 길은 어느 길손이 가더라도 산중의 삼매경에 빠져 지리산의 품속에서 한껏 삶의 여유로움을 찾으며 갈수 있는 그런 길인것 같다.

삼불사는 왜 삼불사일까? 의문의 부호를 남겨본다.

 삼불사 앞 마당에서 바라보는 세상은 평화롭다. 내 발아래 구름이 놀다가고,

바람이 쉬어가고, 산새들이 노래하고 밤이면 나의 길을 찾아 내려서는 짐승들의 세상이 보일 것 같은 곳

삼불사에서 약수암가는 길은 이 길이 열리면서 만든 길인것 같으며, 약수암은 실상사에 소속된 기도처인것 같다.

약수암 직전 돌아가는 길은 한들바람에 대숲이 노래하면 그져 등실등실 춤추면서 한발한발 옮길 것 같은 정감가는 그런길

스님들이 수도 정진하다 진정 도가 무엇인지 생각하며 걸었을 것 같은 그런길이다.

실상사는 따로 설명이 필요가 없는 절이란 생각이다.

이 길이 개방된지 얼마되지 않아 아직은 지리산 본연의 깊고 깊은 맛과 아름다운 여운이 있는 길이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세속의 무질서함에 노출될 것 만 같은 생각이다.

 

상무주암 암자

소나무에 달려있던 글귀가 새삼 생각이 나네요

흔적없이 다녀가시라.

 

자연 그대로의 모습에 내 한시름 내려놓고

뚜벅뚜벅 걸어갈 수 있는 여유로움에 내 한시름 내려놓고

어느 길손의 투덜거림에도 품을 수 있는 지리산의 여유로움에 내 한시름 내려놓고

그렇게 쉬엄쉬엄 가다 지치면 어느 암자에 하루밤 유할 수 있는 마음에

그대가 가지고 온 모든 것을 내려놓고 돌아설때는 무심으로 가시길

간절히 바랍니다.

 

하이얀 고무신이 유독 빛나네요 ㅎㅎ

 

 

출발 직전 각자의 배낭을 정리하며

 

 

그렇게 지리산의 품으로 들어갑니다

 

 

보라색이 참 예쁩니다

 

 

지리산이 열어주는 만큼만 보이는 하늘입니다

 

 

영원사 모습

 

 

깊은 산중

긴 겨울의 끝에서

어느 아침

 이슬 영롱하게 맞으며

불숙 찾아온 죽순의 순수함 처럼

무심코 와버린 봄의 청순함이 

숨쉬고 있는 영원사 

 

보라위에 얻어 놓은 것 같은

노란 꽃술이 참 예쁩니다.

 

 

마음이 맑아지지 않나요

 

이곳 삼거리까지 약 800미터

힘들게 치고 오릅니다

 

 

상무주암 가다 바라본 실구름과 산야

 

 

이 소나무가 홍송인가

 

 

지리산의 능선에 걸려 흘러가고 있는 구름들의 주유

 

 

이곳 주인장 스님의 성품이 드러나는 아주 정갈하고 소담한 채소밭에

탐스럽게 영글에가는 채소들이 참 먹음직스러웠습니다.

 

 

 

노 스님이 이 꽃들에게 물을 주면서 무슨 대화를 나눌지....

 

 

앞산에 보이는 벽소령에

바람부는 날

상무주암에는

흘러가는 구름 흩날릴 것이고

 

앞산에 보이는 능선길에

선홍빛 물들이는 봄이오면

상무주암에는

그대들이 몰고오는 초록의

축제가 시작될 것이다.

 

미움도 사랑도

다 내려놓고

좌정하고 앉은 이 자리가

진정 진리라는 것을 알아가면서

 

 

참 아름다운 능선들의 흘러내립입니다

 

뭉게구름과 지리산의 마루금

 

 

문수암의 풍경

 

이제 이곳에는 금낭화가 그 아름다움을 드러냅니다

 

 

 문수암에 홀로 앉아

속세의 삶 바라보니

흘러가는 구름이

기쁨을 전하고 가고

허공속에 부는 바람이

아픔을 전하고 간다

 

오늘도 전하지 못한

속세에 대한 미련을

지나가는 산객들이

대신 전해줍니다

 

 

시린 푸른 하늘에

흘러가는 하얀 구름은

어떤 생각일까

 

 

바위틈에 자라난 생명력과 파란 하늘의 조화

 

 

삼불사

 

 

지리산이 주는 그대로의

아름다움을 만끽하며

늘 같은 마음으로

세상을 바라보지 않을 것이며

시시각각 변하는

자연의 이치처럼

그렇게 오늘도 하염없이

그리움만 쌓아갈 것이다.

 

 

자연이 우리에게 주는 선물

 

 

바람불어 좋은날

대숲은 울어주고

내 마음에 앙금하나

대잎이 떨어지듯

사뿐히 내려놓고 가리라

 

ㅇ약수암의 보광전

 

 

무엇이 보일까

 

여름날에 호두는 영글어가고

 

바쁜 농부들이 일손이 거진 끝난 풍경

 

 

 

 

 

실상사의 보광전

 

 

연못과 수양버들

 

시린 하늘에 뭉게구름은 알고 있을 것이다

이 다리를 넘어면

속세로 들어갈 수 있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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