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시 : 2011 - 01 - 15 13:24 - 15:20
장 소 : 경남 남해군 이동면 용소리 일원
누 구 랑 : 대 방 산
날 씨 : 맑음과 강한 바람
코 스 : 용문사 - 백련암 - 송등산삼거리 - 정상 - 다정마을 삼거리 - 용문사
여우가 죽을때는 首丘初心(수구초심)이라 했듯이, 내가 태어났던 고향은 언제나 그립고 내 마음의 풋풋한 싱그러움으로 자리잡고 있다. 그곳을 간다는 사실만으로도 날 즐겁게 한다.
고향으로 가는 길은 올해들어 제일 춥다는 주말 한나절인 것 같다. 차는 섬진강 휴게소에서 섬진강가의 시원한 겨울바람 한줄기 가슴속 깊이 넣고 시원하게 고속도로를 달려 곤양 나들목을 나가 사천대교를 건너니 겨울바다의 시원함이 펼쳐진다. 이제 창선삼천포대교를 가는 길이 지금까지 공사중이었던 실안도로 확장공사가 끝나 시원하게 금방 달려간다. 고향으로 달려가는 이 길이 참 정겨우면서도 자주 찾지 않은 내자신이 미안함으로 고개숙여진다. 해안선을 달려가는 바닷가의 도로는 용왕님의 노여움을 샀는지 아님 자연속의 섭리인지 모르지만 성난 파도는 파아란 겨울바다 속 고래의 입처럼 모든 것을 집어 삼킬듯이 넘실거린다.
도착하여 간단히 점심식사를 하고 나는 어느 여름날 힘겹게 올랐던 남해 이동의 호구산을 오르기 위하여 차를 내 달린다. 정겨운 도로를 따라 이동읍에서 우회전하여 미조, 상주, 금산쪽으로 차를 달려가다 앵남고개에서 가천쪽으로 급 좌회전하여 용문사를 향한다. 용문사 오르는 길이 예전과는 달리 새로이 길을 내어 넓은 주차장이 자리하고 있으며, 그 입구에 미국마을이라는 커다란 팻말이 있는 집들도 우리네 집들과는 다르게 펜션촌 처럼 멋지게 지어진 집들이 이제는 제법 많이 들어서 있다.
용문사 일주문을 통과하여 용문사는 내려오면서 들러보기로 하고 백련암을 지나 호구산 정상을 향하여 치고 오르는 길은 가파른 바위길이다. 아무리 추운 날씨라도 땀이 나는 것이 내가 시원함을 느낀다.
어느새 앵남 삼거리에서 오르는 길과 만나니 어느새 정상 바로 밑이다. 더디어 호구산 정상에서 바라보는
강진바다와 남해바다의 시원함이 한눈에 들어온다. 정상 봉수대에서 맞는 겨울바람은 내 육체에 시원함을 넘어 너무 춥다는 짧고 강한 메시지를 전달한다. 그 추운 겨울 하늘 오후 한나절 덕분에 멋진 조망을 즐길수 있는 시간이 주어진 것이 너무나 고맙다.
저멀리 내 고향 남해 창선의 멋진 보물섬들과 대방산의 아름다움이 보이고 금산에서 흘려내리는 산 허리에 자리한 망산과 그 앞 푸른바다에 떠있는 노도에 비춰지는 겨울햇살이 바다 물결과 어우러져 사랑의 물결을 이루면서 설흘산을 우측에 놓고 그 물결은 저 멀리 여수 돌산 앞바다를 향하여 빠르게 달려간다.
이동을 지나 남해읍 전경이 한눈에 들어오고 그 뒷 높은 망운산은 강진바다를 굽어보고 하동 진교면의 금오산과 나란히 서로가 서로에게 의지하며 그렇게 많은 세월을 지켜왔으며, 또 지켜갈것이다. 그 속에서 이 겨울에 모든것을 벗어던졌지만 희망이란 새싹 하나를 튀우기 위하여 이 산하는 조용하게 소리치고 있다 저 바람에게.......
이제 봉수대의 시린 겨울을 남겨두고 송등산을 향하여 하산길을 나아간다. 송등산 바로 밑에서 나는 용문사를 향하여 한참을 내려가니, 백련암 대웅전입구에 있던 노송인 은행나무를 기점으로 내려선다. 정말 힘들지 않으며 멋진 산과 바다를 조망할 수 있는 얼마 안되는 아름다운 산으로 기억될 것 같다.
이것으로 짧은 호구산 산행기를 마무리하며, 우린 항상 많은 것을 보내고 또 맞이하며, 슬픔과 행복을 공유하며 오늘을 살고 있다는 사실을 기억할 뿐이다.
내 고향 율도 앞바다의 목섬과 바다 풍경
남해에는 삼동면 물금에 있는 독일마을만 있는 줄 알았는데
이곳에 미국마을도 있네요
호구산 용문사 일주문
용문사에 보관중인 문화재
촌은집 채판 (村隱集 冊板)
경상남도 유형문화재 172호
촌은집은 조선 인조때의 학자이자 시인이었던 촌은 유희경(1545-1636)의 문집이다. 원래 촌은집 은 저자 자신이 직접 시를 모아 엮은 것을 교서관(국가에서 책 등 인쇄물을 발행하던 관청)에서 간행하였으나 널리 알려지지 않았다. 뒤에 후손인 유태웅이 1707년에 호남만호로 있을 때 남해 용문사에서 다시 간행하였다. 이곳에 보관하고 있는 책판은 바로 이때 만든 것이다. 근 300년의 세월이 지남에 따라 더러는 썩고 더러는 훼손된 부분도 있어 현재는 52매만 남아있다.
촌은집에는 주로 시가 수록되어 있어, 당시 사대부들의 문장 위주의 문집과 대비된다. 이는 시에만 전념한 유희경의 일생을 반영하는 것이다. 그의 시는 서민문학의 효시로 국문학 연구에 아주 귀중한 자료가 되고 있다. 유희경은 시문 이외에도 상례에 밝아 국상이나 사대부가의 상을 주관하는 것으로 명성이 높았다. 그는 임진왜란 때에 의병을 모아 관군을 도운 공로로 통정대부가 되었다. 그렇지만 1618년에 유희경은 인목대비의 폐위를 요청한 이이첨의 부탁을 거절하면서 그와 절교한 뒤 사대부들과 시 짓기를 즐기며 여생을 보냈다.
용문사 올라가는 길목에 있는 부도
백련암
노송인 은행나무
이곳으로 오르면 송등산을 바로 오를수 있습니다
백련암 대웅전 앞에 야생 차밭과 저멀리 구름
그냥 추운 겨울날의 그리움으로 남겨놓겠습니다.
좌측으로는 금산의 산줄기 끝의 망산과 바다에 떠 있는 노도
우측으로는 가천의 설흘산이 보이고 저 바다는 태평양으로 달려가겠지요
파아란 하늘아래 내 고향 남해 창선과 그 너머로 삼천포가 아련하게 다가서있습니다.
저 출렁이는 강진바다에
내 어미가 살아가고 있고
저 출렁이는 바다에
내 이웃이 살아가고 있고
저 출렁이는 바다에
오늘도 누군가는 생의 힘찬 역동을 느끼며 살아갈 것이다.
호구산 봉수대
호구산 봉수대는 이동면 다정리 호구산 정상 626미터에 위치하고 있다. 이 산은 원산 또는 납산으로 불리는데 조선시대에는 원산이라 했다. 이에 대해 신증동국여지승람 남해현 산천조에는 원산은 현의 남쪽 16리 지점에 있다고 전하며, 호구산 봉수대의 기능에 대해 동쪽으로는 금산 봉수에 응하였고 남쪽으로는 설흘산 봉수에 응하였다고 적고 있다. 여기에서 본현은 이동면에 현이 설치되어 있었는데 일컬어 난포현이다.
구조는 자연식 석축으로 구성되었으며, 규모는 기단부는 평균높이 1.7미터 둘레 25미터 직경은8.1미터이며 봉돈부분은 높이 1.8미터 둘레12.5미터 직경은 4미터이고 가로 0.6미ㅣ터 세로0.5의 아궁이를 갖추고 있다.
송등산 괴음산 줄기와 그 너머로
설흘산과 응봉산의 멋진 산세와 저 멀리 여수가 보입니다
바로 밑에 있는 곳이 이동면이며 좌측으로 남해읍입니다.
강진바다는 저 멀리 사천만과 어우러져 또다른 세계를 향합니다
인증샷 한 컷
추위가 느껴지네 ㅎㅎ
오후 한때의 햇살에 비친 남해바다의 정경
난 오늘도 보았다
그 아름다움의 세계를
삶의 행복은 바로 내안에 있다는 것을..
까마귀의 여유로운 비행
용문사 대웅전
호구산 중턱에 자리잡고 있는 용문사의 창건 연대는 신라 문무왕 3년 신라 원효대사가 금산에 세웠다는 보광사가 뒤에 이 곳으로 옮겨와 지금의 용문사가 되었다고 전한다. 임진왜란으로 인해 사찰이 불타버리고 나서, 여러 차례 중건하였다. 조선 숙종 때에는 임진왜란 당시 이 곳의 승병이 활약한 공으로 인해 수국사로 지정되어 황실의 보호를 받았다.
이 대웅전은 정면 3칸 측면 3칸의 다포게 팔작 건물이다. 그러나 다포계 팔작 건물치고는 기둥머리 장식물의크기가 비교적 커서 처마의 돌출이 심하고 지붕이 웅장하다. 그러므로 처마가 처지는 것을 막기 위해 세운 네 귀퉁이의 받침기둥도 자연스럽게 어울린다. 이 건물의 특징은 탁월할 정도로 뛰어난 조성 기법에 있다. 정면의 중앙 기둥 위쪽에 있는 용머리 장식은 그 솜씨가 대단히 정교하고 생동감이 있다. 또 연꽃과 구름무늬가 중앙을 향해 피어오르게 한 안쪽의 포작 구성은 내부 공간을 더욱 현란하게 만들고 있고, 대들보에서 내민 용머리 등의 사실적 표현은 마치 천장 전체에 여러 마리의 용이 노니는 것처럼 보이게 하였다. 아마 이 사찰이 조선 후기 호국사찰로 국가에서 보호를 받았던 만큼 절의 재건에 국가적 지원이 있었을 것이며, 그때 국가에 소속된 장인이 초빙되어 예술적 경지가 높은 이 건물을 지었을 것으로 추측된다.
추운 겨울을 견더내며 동백의 꽃망울은 아름다움을 튀우려 준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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