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시 : 2015-05-24,25
장 소 : 구재봉
날 씨 : 맑음
누 구 랑 : 대방산과 옆지기
코 스 : 먹점재 - 분기봉 - 먹점재 - 구재봉
전날 하동 삼신봉을 다녀온터라 느긋하게 출발한다.
이제 나이가 들면서 옆지기와 같은 곳을 보며 같은 곳을 간다는 것은 참 좋은 취미라 생각하지만 아직 머뭇거리는 시간이 많아 조금은 익숙하지 않지만 그래도 좋다.
살아온 세월이 있기에 서로가 서로에게 익숙하기 때문일 것이다.
차는 팔팔고속도로를 달리다 구례쪽으로 방향을 틀어 화엄사 나들목을 나가 섬진강변을 달려가는데 하동 야생차 축제가 금요일부턴가 하여 들어오는 차가 너무도 많다.
우린 천천히 청학동쪽으로 달리다 동점마을로 가는 길을 접어드는데 나도 처음가본 길이라 생소하다.
동점마을에 도착하여 물어보니 칠성봉올라가는 길이 너무도 멀단다. 처음 계획을 수정하여 그냥 구재봉만 가기로 하고 내려서서 구재봉 휴양림에서 보니 구재봉 올라가는 길이 있는지는 모르지만 확실하지가 않아 다시 신촌마을로 길을 잡아간다.
신촌마을에서 물어보니 먹점재에 올라가면 구재봉가는 길이 있단다.
이 길은 지리산 둘레길이기도 하지만 올라가는 길은 좁은 농로와 임도길이어서 조심스럽기 그지없다.
더디어 먹점재(신촌재)에 도착하여 이정표를 보니 시간은 너무도 넉넉하다.
수선화
이 꽃 갑자기 생각이 안나네
처음 먹점마을에서 올라오면 이곳 분지봉을 올라오나 우리는 먹점재에서 이곳을 올랐다.
먹점재에서 바라본 구재봉
이제 산행 출발이다
이 세상의 주인공은 단 한사람 바로 자신인데 우리는 자신이 주인공이라는 사실은 잊은채 항상 주인공을 찾아 헤메이는 조연을 하고 있다.
세상은 내가 언제 어디서 잘되면 나를 주인공으로 만들어 주지만 내가 잘못되면 언제 어디서 매도될지 모르는 찰라의 삶을 살고있다. 사람은 혼자서는 살수없는 사회적 동물이라지만 그 사회적 동물이 친구가, 선배가, 후배가, 아니면 내가 아는 사람이 잘되면 배아파하는 것이 사회아니던가.
조그만 실수에도 그 사람을 매도하여 내가 올라서야하는 이기심을 가진 사람들 나도 마찬가지지만 우린 그 마음에서 서로를 배려하는 마음보다는 자신보다 못한 사람으로 만들어야 하는 속성
사회라는 공간이 그래서 나는 더 진저리쳐지는지도 모르겠다.
자연은 오직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봐주며 또 그기에서 가미되지 않은 자신의 감정으로 그 자연을 보기 때문에 더 좋은지도 모르겠다.
오늘은 박짐의 무게가 더 느껴지는 것은 무엇일까?
천천히 구재봉을 향하여 치고 오른다. 처음 오름이 왜 그렇게 힘든지 ㅎㅎ
이제는 완연한 여름의 가장자리에 들어선 것 같은 느낌이다.
내 어릴적 지금쯤은 보리베기가 한창이고 보리타작에 마를 수확에 새참먹는 재미 그 재미가 내 어릴적 기억에 너무도 선명하게 남아 있는데 이제는 그런 재미는 없는 것 같다.
구산인가
쉬엄쉬엄 약 한시간 사십여분만에 구재정에 올랐다.
오늘의 끝이다
박무에 앞에 보이는 것이 구재봉 활공장이며 그 너머모 섬진강이 도도하게 흐르고 있다
우측 맨끝에 높은 곳이 지리산 천왕봉이다
시간이 느긋하니 오늘은 집한채 튼실하게 지은것 같다.
누구의 방해도 누구의 간섭도 없이 그렇게 천천히 집한채 짇고
올라오면서 채취한 취나물에 삼겹살에 막걸리 한잔 곁들이며 둘이서 지나간 시간들을 돌이켜 보며 긴긴시간 이야기하는 이 재미가 살아가는 이유가 아닐까.
이제 우리 나이에 누가 잘했건 누가 잘못했건 그건 중요치 않다 오직 오늘을 살고있는 이 시간 서로가 서로에게 위안이 되고 서로가 서로를 처다보는 그 마음이 같은 곳을 보고 걸어가는 것이 행복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구 재 봉
더넓은 지리산의 한자락 구재봉
건너편은 형제봉 능선의 아름다움이 조망되고
가운데는 근대사의 아픔이 살아있는 악양뜰이 펼쳐지고
그 앞으로 섬진강이 도도하게 흐르고
억불봉과 백운산은 그 모든 풍광을 올려다 본다.
세상살이가 다 그럽디다
힘들다면 힘들고
행복하다면 행복하고
다 자기 마음 먹기에 달렸습디다.
오늘 내가 이 행복을 누리기게
그냥 행복한 시간이었다고
그렇게 이야기 하고 싶습디다.
2015.05.24
대방산
그렇게 운우의 밤은 깊어 새벽녁은 밝아오고 만다.
세상은 내가 가고 싶지 않다고 가지 않는 것이 아니기에 그냥 이 행복을 즐기는 것이 내 행복이라고 믿는 것이기에
난 오늘의 이 여명도 나의 행복으로 힘찬 하루를 시작하렵니다.
사랑은 인내를 요구하고
자연은 사랑하라 한다
구재봉에 집한채 짓고
나의 사랑을 갈구하며 산행기를 마무리하고
이른 아침 하산하여
회남재에서 악양뜰을 바라보면 맛난 점심으로 이번 여행을 마무리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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