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명/강원도 산

설악산의 가을날

대방산 2014. 10. 6. 12:13

 일          시 : 2014 - 10 - 04(10/3-10/5중)

 장          소 : 설악산 일원

 날          씨 : 흐리고 가을비

 누   구    랑 ; 대방산과 반쪽

 코           스 : 용대리 - 백담사 - 영시망 - 수렴동 대피소 - 쌍용폭포 - 봉정암 - 소청대피소 - 소청 - 중청대피소 - 대청봉 - 희운각 - 양폭대피소 - 비선대 - 소공원 (약 29KM)

 

10월 연휴에 오전에 잠깐 볼일을 보고 천천히 강원도를 향하여 출발한다.

살아가는 일산이 다 그러하지만 나도 마찬가지가 아닌가 아니 좀더 심한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그렇게 별일 아닌것으로 다투고 그러다 토라지고 그러면서 살아가는게 삶이 아닌가 말이다.

출발하고서도 한참을 말없이 그렇게 가다 오창 휴게소에서 늦은 점심을 먹고 인제 백담사로 향한다. 전라도에서 강원도까지 멀기도 참 멀다. 약 6시간에 걸쳐 인제 원통에서 미시령가는 쪽으로 가다 백담사 마을 용대리에 도착한다.

처음출발은 비박 모드로 갔는데 마땅히 텐트를 칠 장소가 보이지 않아 민박집을 알아보니 가격은 다 고만고만이다.

3번째 집을 찾아 들어갔는데 그 집 주인양반 전라도 담양이 고향이고 부인은 장성이 고향이란다. 이곳에 자리를 잡은지는 5년정도 되었단다. 사장님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사장님의 그동안의 삶도 참 다양하단 생각을 했다.

아무튼 같은 동향이라는 동질감으로 더 친근하게 느껴지는 것이 좋다.

짐을 풀고 저녁에 삼겹살에 소주한잔 걸치고 내일 일정을 살피고 일찍 잠자리에 든다.

이른 새벽 일어나 용대리에서 백담사가는 첫 버스를 타야겠기에 일찍 나섰는데 첫차는 07:00시인데 벌써 사람들이 줄을 길게 늘어서 있다. 약30여분을 기다려 차는 출발한다. 근데 비소식이 없었는데 가랑비가 소리없이 내린다.

백담사까지 약7KM를 꼬불꼬불 계곡을 따라 좁은 산길을 달리니 차는 이리저리 흔들리며 차장밖으로 지나는 가을 풍경도 흔들린다. 계곡속의 맑은 물과 화려하게 갈아입어가는 자연의 조화가 너무도 좋은 그림이 된다.

 

 

 

 

 

용대리 마을버스

 

 

 

 

백담사에 도착하여 우린 백담사의 풍경을 감상한다.

그러나 예전의 백담사는 이렇게 크고 웅장하지는 않았

 

 

 

 

 

 

 

 

 

 

 

 

 

 

 

가랑비에 옷젖는다고 사목사목 익어가는 가을날의 풍경과 소리없이 내리는 가랑비와 더불어 천천히 걸어오르니 어느새 영시암이다. 영시암에서 국수 보시로 살짝 고파진 배를 채운다. 멸치 다시물에 국수 한덩어리가 전부지만 정말 그 어느 음식보다도 더 귀한 보시가 아닌가 생각하며 고맙고 기쁜 마음으로 깨끗하게 비우고 봉정함을 향하여 길을 재촉한다.

 

 

 

자연이 주는 계절의 색갈이 이런것일까?

 

 

대피소에서 각자의 체력에 맞게 안배하며 쉬고 칼로리 보충을 하느라 정신이 없다.

 

 

 

 

이런 길을 걸으면 참 마음이 아름다워지겠구나 생각했는데 뭐 별 감흥이 없다 ㅎㅎ

 

 

 

 

 

백옥에 옥구슬 구르듯이 계곡속을 타고 흘러내리는 저 맑고 아름다운 물의 느낌은 어떤 것일까?

 

 

 

 

 

 

 

 

 

 

그냥 자연의 수채화 한폭

 

 

 

 

쌍용폭포

 

 

 

 

 

 

 

 

 

 

 

 

 

 

 

 

 

 

 

 

 

 

 

 

 

중국의 황산이 아름답다 했던가

난 설악의 이 아름다움이 더 좋네

 

 

 

 

물개바위

 

 

 

 

 

 

 

 

 

 

 

 

 

그렇게 계곡속의 쉼없이 흐르는 물소리와 봉정암을 가는 불자들과 동행하며, 대청봉을 향하는 산우들과 동행하고, 촉촉하게 내리는 가랑비와 이름모를 새들의 아름다운 화모니 동행하고 위로 오를수록 더욱 붉게 물들고 있는 단풍의 아름다움에 취하면서 어느새 봉정암에 도착한다.

나는 봉정암의 적멸보궁을 보고싶어  사리탑을 찾는다. 정말 아름답게 물든 단풍사이로 사리탑 가는 길은 완연한 가을색이다.

우리나라  5대 적멸보궁의 첫번째 봉정암의 적멸보궁이 아니던가

사리탑에 도착하니 굿은 날씨에도 아랑곳없이 자기 마음의 수양에 빠져든 사람들의 간절한 기도가 이어진다.

나도 괜히 숙연해지며 무엇을 기도할까? 생각해본다.

과거라는 한권의 책과 현재라는 한권의 책과 미래라는 한권의 책속에서 과연 어떤 책이 더 중요할까?

우린 천당과 지옥은 바로 지금 이순간 내가 행복하면 천당일 것이고 내가 불행하다고 느끼면 그것이 지옥일 것이다.

그러니 바로 현재라는 한권의 책 지금 이순간이 제일 중요한 순간이다.

난 지금 사리탑 앞에서 허공을 뒤덮은 안개사이로 나의 마음을 위로받고 나의 행복을 빌어보고 나의 추억을 더듬어본다.

이것이 행복이 아니던가?

그렇게 한참을 서성이다 전망바위에 올랐으나 아쉬움은 크다 아무것도 없이 안개만 자욱한 허공이니 말이다.

우린 봉정암에서도 보시를 받는다. 주먹밥 하나와 미역국 정말 맛나다. 그리고 귀한 음식이다. 이 산중에서 중생들을 위하여 공양을 한다는 것이 얼마나 귀한 것이냐!

차가운 내 몸을 녹이는 귀한 공양을 마치고 우린 대청봉을 향한다.

 

 

 

 

조금 불편해도 예전 그대로의 모습이 더 좋은 것이 아닐까?

더 많은 불자들을 위하여

자연을 훼손해가며 중창을 한다고 마음이 부자가 되고

불자들이 부자가 되던가

그냥 조금 불편한대로 봉정암의 옛 모습을 간직하는 것이 후세에 더 좋은 귀감이 되지 않을까 나 나름으로 생각해본다.

 

 

 

 

 

바위 형상이 꼭 순한 곰돌이가 앉아있는 모습이다

 

 

 

 

소청을 지나고 나무테크 계단을 올라 중청에 이르니 안개속이다.

중청에서 대청봉 오르는 길도 일부는 나무테크 계단이고 점차 아마도 나무테크 계단으로 만들려나보다. 공사를 하고 있는 흔적들이 보이니 말이다.

대청봉에서 인증샷을 하기 위하여 줄을 길게 늘어서 있어서 그냥 반쪽만 인증샷 남기고 하산하여 소청을 경유하여 희운각으로 하산한다.

 

 

 

 

 

 

 

 

 

이게 화채능선이던가?

 

 

 

 

 

 

 

 

 

 

 

 

 

 

 

 

 

 

 

 

 

 

 

 

 

 

 

그렇게 천천히 천불동 계곡의 아름다운 절경들을 감상하며 소공원을 향하여 한발한발 내디디면서도 아쉬움이 크다.

정말 맑고 화창한 날이었다면 더 좋은 더 멋진 우리들의 마음에 아름다움을 간직할 수 잇는데 하고 원망아닌 원망을 하여보면서

지쳐가는 몸을 의지하며 양폭대피소를 지나고 비선대를 지나 더디어 신흥사에 도착하니 어둠이 어리의 발목을 잡으려한다.

반쪽은 무릎이 좋지 않은데 묵묵하게 끝까지 산행해준 것에 대하여 한없이 고맙고

다음에는 좀더 좋은 절경의 산속을 헤메이는 즐거움을 누려보자고 내 마음속으로 이야기 한다.

이제 내년 봄을 기약해 보련다. 봄의 설악이 얼마나 멋진 시간인지 한번 구경하는 즐거움을 맛보아야겠다.

이것으로  붉게 물들어가는 설악의 아름다웠지만 어슬픈 사진과 글로서 그날의 감흥를 대신하기에는 역부족이지만

그래도 나의 추억을 남겨야겠기에 이렇게 산행기를 마무리한다.

 

 

설악산

 

 

봄 설악의 아름다운 생성을 감상할 것인가

여름 설악의 깊이를 알 수 없는 계곡속을 탐할 것인가

겨울 하얀 설경이 주는 설악의 아름다움을 감상할 것인가

가을을 이고 앉은 설악산은

조석으로 그 모습을 바꾸고

창공을 휘가르는 구름따라 그 모습을 감추기도 한다.

 

아!

대청봉에서 바라보는 설악의 모습은

쉽게 내어주지 않는 자연의 섭리

그래도 우린 떨리는 가슴으로 대청봉에 선다

내 마음속에 하나의 희망을 간직하기 위하여

 

설악산이 주는 또다른 감흥은

정말 그 어떤 색으로도 표현할 수 없는 단풍과

하늘을 가를듯이 솟은 바위  비경들과의 조화

그 멋진 비경속에 절로 터져 나오는 환희

 

깊은 계곡속에서 수직으로 흘러내리는

맑은 물에 

욕망 덩어리로 꽉 찬 내 마음을 씻으면

맑아질 것 같은 순수

그 순수로

멀어져가는 설악산을 바라본다.

 

2014.10.04

대    방    산

 

 

 

 

 

 

 

 

 

 

 

 

 

 

 

 

 

 

 

 

 

 

 

 

 

 

 

 

 

 

 

 

 

 

 

 

 

 

 

 

 

스님은 중생들의 행복을 빌어주고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