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시 : 2013 - 05 - 19
장 소 : 전남 장성 불태산 일원
날 씨 : 비온뒤 흐린날
코 스 : 진원산성 사방댐삼거리 - 약수터 -큰재 -귀바위- 원점
누 구 랑 : 나 홀 로
어제밤에 내린 봄비로 인하여 산을 간다는 것을 망설이다 불태산 야생차를 따고 싶어 집을 나선다. 불태산 진원산성가는 길에는 농촌의 바쁜 일상들이 들판에 그대로 드러난다. 모내기를 하기 위하여 논을 갈기도 하고 아름답게 피었던 꽃들도 이제는 시들어가며 가는 봄의 느낌을 그대로 말해주는 것 같고 비온뒤라 그런지 더욱 푸른 초록으로 변해가는 들판의 봄이 너무도 좋은 시간이다. 진원산성 입구에서 준비하여 오르려니 비가 아직 다 내리지 않았는지 심술을 부린다.
그렇게 진원산성에서 찻잎을 딴다. 언젠가는 새작을 땄는데 오늘은 내가 너무 늦은 것 같다. 누군가의 손길에 의해 여린 새작은 사라지고 없다. 간간히 올라오는 여린 새순을 채취하며 한가로이 그렇게 봄비를 잔뜩 머금고 있는 찻잎과 대화를 한다.
이 찻잎이 나의 마음을 얼마나 푸근하게 녹여줄까 그리고 얼마나 넓은 마음을 갖게 해줄까?
참 행복하다.
그렇게 찻잎을 따고 이제 불태산 귀바위의 정자에서의 시간이 그리워 천천히 산길가는데 비가 조금씩 내려 돌아설까 하다가 그래도 이왕 젖은 옷 그대로 오르자 다짐한다.
천천히 오르는 그 길에는 찔레꽃 이팝나무꽃이 산을 하얗게 뒤덮고 나를 반기는 것 같다. 이리 흘렀다 저리 흩어졌다 산능선을 타고 오르는 구름들의 자유로움은 이 세상의 모든 자유로움을 다 가진 것처럼 너무도 아름답게 산을 휘어 감싸고 있다. 그 산길 숲속에서 울어주는 새들의 노랫소리는 우리들의 지친 마음을 달래기에 충분하고 길 섶의 풀들과 나무들이 머금고 있는 빗방울들은 위태롭기 그지없이 금방이라도 똑하고 떨어질것 같은 맑고 투명함을 자랑하며 나의 눈길을 기다리는 것 같다.
아 참 좋다! 이런것이 살아가는 맛인가 아님 내가 살아가야하는 이유인가?
그렇게 자욱한 구름속을 감아돌며 오른 8부능선에서 약수물 한사발이 나의 목을 타고 들어가는 순간 내 몸의 모든 일상들을 정지시키고 오직 그 시원함에 젖어들게 하는 것 같다.
큰재에서 다시 불태봉으로 향하지 않고 귀바위 정자로 향한다. 귀바위 정자가 예전에는 그냥 무심코 지나쳤는데 가만 보니 이암정이란 이름을 가지고 있다.
이암정에서 바라보는 세상은 구름이 내 발 밑의 세상을 온통 회색빛으로 물들여 어딘가 어디인지 모르게 모든 사물은 회색빛이다. 그곳에서 먹는 한잔의 막걸리맛은 정말 맛나다.
그렇게 조용하게 오늘 하루도 나의 맛에 나의 멋에 나의 시간에 도취되어 행복하게 흘러가는 가 보다.
삶이여 세상은 모든것이 불공평하다고 불평하기 보다는 모든 것이 공평하다고 행복한 생각을 하게 하는 것이 나의 행복을 만들어주는 시간이지 않을까하고 생각한다.
내일은 내일의 태양이 떠듯이 내일은 또다른 내일의 내 삶이 열릴것이다.
비에 젖은 등산로 입구
자연그대로의 모습이 젤로 아름답습니다
아름다운 길입니다
사방댐
아름답다는 단어 이외에는 무엇이 더 필요할까?
근데 꽃 이름이 생각이 안나네
자주달개비
꽃잎과 꽃술의 아름다운 조화
이 꽃도 이름이 생각이 날듯 말듯 ㅎㅎ
이팝나무
쥐오줌풀의 아름다운 꽃
이암정
이 꽃도 이름을 알았는데
은란초
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