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시 : 2013 - 05 - 04 06:17 - 15:50
장 소 : 백두대간(괘방령 - 큰재_
누 구 랑 : 빛고을 토요
날 씨 : 맑은 봄볕아래
코 스 : 괘방령(06:17) - 가성산(07:32) - 장군봉(07:54)- 눌의산(08:25) - 은편마을(09:06) - 추풍령(09:22) - 금산(09:40) - 사기점고개(11:36) - 작점고개(11:56) - 용문산(14:08) - 국수봉(15:00) - 683.5봉(15:21) - 큰재(15:50) 30.9km
실로 2개월만에 나서는 대간산행인것 같다. 초봄에 산행을 다녀온 후 완연한 봄날 대간산행을 위하여 새벽02:00기상하여 뒤척이다 03:00집합장소에서 괘방령을 향하여 출발한다.
예전만큼은 성원이 되지 않아 차는 만차는 아닌것 같다.
새벽 공기를 가르며 차는 호남고속도로를 질주하여 벌곡에서 이른 아침을 먹고 출발하여 경부고속도로를 달리다 김천으로 들어가 괘방령에 내려놓는다.
괘방령은 옛날 선비들이 과거를 보러 갔다가 합격유무를 이곳에다 방을 붙인다하여 괘방령이라 한단다. 그리고 이곳이 금강과 낙동강의 경계가 되는 분수령이기도 하다. 북쪽으로 흐르면 금강으로 흘러들고 남쪽으로 흐르면 낙동강으로 흘러든단다.
개인적으로는 내가 아는 지인의 처 삼촌이 이곳 괘방령산장을 운영한단다. ㅎㅎ 그러고 보면 세상은 참 좁다는 느낌이든다.
이제 남들은 일어날 시간이던가. 우린 산길을 접어든다. 5월은 계절의 여왕답게 이제 그 푸르름이 연두색으로 변해가며 황량했던 산세를 초록으로 물들이고 있다.
5월의 새벽이라고는 하나 올해 날씨가 변덕이 심하여 자연은 그렇게 순조롭게 자기의 모든 모습을 보여주지는 못하는 것 같다. 진달래와 철쭉이 거의 동시에 피어있고 꽃들은 피다가 시들어버린 것도 있다. 하지만 신록의 계절 5월 아침에 산길을 뚜벅뚜벅 걸으가며 자연과 하나되는 내 자신이 너무도 좋은 시간이다. 어제밤에 잠시 내린듯한 비로 인하여 땅은 촉촉하게 내 발길을 간지럽히고 숲속에서는 새들이 아침 노래를 하고 검은등뻐꾸기는 홀딱벗고 가라하고 산객들은 종종걸음으로 뭐가 그리 바쁜지 산속으로 줄달음치듯 달려간다.
나는 급할것이 없다 이 자연에서 그냥 내 마음가는 대로 동화되어가며 그렇게 시간가는대로 산길을 가고 싶다. 천천히 음미하며 이 계절이 주는 모든 것을 느끼고 싶다.
가다가 취나물도 채취하고 고사리도 꺽고, 사진도 찍으며 그렇게 가는 산길이 나에게는 더없이 좋다.
우린 점점 매말라 가는 사회라는 틀 속에서 항상 같은 곳을 바라보며 같은 시공간 아래서 획일적인 너무도 기계적으로 움직여가는 것은 아닌지 새삼 생각해본다. 내가 누릴 수 있는 이 자연의 큰 공간 아래서는 질서 정연한 사회라는 공간이 주는 답답한 것은 벗어던지고 그냥 내 마음이 가는대로 그렇게 움직여가고 싶다. 저 넓은 공간속에 오직 내가 하고 싶은 것만 하면서 가고싶다.
이시간만큼은.....
그렇게 쉬엄쉬엄 가는 동안에 가성산을 넘고 장군봉을 넘고 눌의산을 넘어 추풍령에 도달한다. 추풍령은 구름도 자고가고 바람도 쉬어가는 추풍령 구비마다 한많은 사연 흘러간 그 세월을 뒤돌아 보는 뭐 이런 노래가 있던가 그만큼 예전의 추풍령은 수많은 이야기를 품고서 우리들 기억속 역사의 뒤안길로 숨어들고 이제는 그 북적거리던 은편마을은 여느 산촌 촌락의 모습이며 고속도로가 생생거리며 지나가는 추억속의 추풍령일 뿐이다.
잠시 한숨돌리고 올라선 금산은 그 산세는 이미 사라지고 그 사라진 황량한 체굴의 흔적만을 안고 팻말하나만 서있다.
그렇게 산길에는 오솔길도 아주 소담한 길도 가파르게 오르는 길도 있기 마련이다. 그 길 끝에는 누군가에게는 희망이 되고 누군가에게는 정복의 대상이 되기도 하는 봉우리들이 수없이 펼쳐지는 것이 산이 아니던가. 어느새 중계소 올라가는 포장도로다 오늘 구간도 예전 남진을 할때 걸어본 곳이지만 조금씩 기억나는 구간도 있고 그렇지 않은 구간도 있다 이 구간도 그러한데 갈기봉을 치고 올라 내리니 아뿔사 예전에 그냥 이 포장도로 따라 올랐던 생각이 나서 괜히 갈기봉을 올랐다는 억울함이 살짝 드네 ㅎㅎ
더디어 작점고개에서 점심을 먹는다 우리 인생에서 먹는 즐거움이 없다면 아마도 그 살아가는 재미가 삭막할 것 같다.
작점고개 정자에서 물이 부족할 것 같아 물을 부탁했는데 이곳 김천에 집이 있으며, 생활은 광주에서 한단다. 인연이란 참 묘한 것이다. 그분이 물을 주셔서 오후내내 시원한 물을 마실수 있었다.
그런것을 보면 세상을 살아가면서 남에게 상처를 주어서도 안되며, 내 마음에 미움을 가져서도 안된다는 것을 새삼 생각하게 한다. 누리님과 둘이서 먹는 정자의 점심상은 여느 산해진미의 밥상보다도 더 맛나다 배고픔도 있지만 누리님의 솜씨와 나의 봄나물 덕분이었지 않나 싶다. 그렇게 먹고 쉬고 싶은 마음은 접고 다시 용문산을 향하여 출발한다.
오후 날씨는 정말 이제 봄은 가고 여름이라는 생각이 든다. 너무도 덥다 실룩셀룩 흔드는 여인네의 허리 흔들리듯 한들한들 불어주는 바람결이 없었다면 아마도 쉽게 지치지 않았을까 생각해본다.
그렇게 용문산을 지나고 국수봉가는 길은 점점 가까워 지니 내 마음도 한결 가벼워지며 국수봉의 멋진 조망이 기다려진다.
그렇게 국수봉에서 지나온 산야와 앞으로 나아갈 산야를 바라보고 이제는 굽이쳐 내리는 산길을 따라 내려 큰재에 내리니 먼저온 일행들은 무료하게 우릴 기다리고 있다. 예전 남진을 할때는 한참 공사중이었는데 이제는 완공하여 건물들이 아름답게 들어서 있다.
오늘 산행은 이제 여름으로 넘어가는 길목에선 계절이 너무도 아름다운 하루였으며, 좋은 길을 좋은 자연과 함께할 수 있어서 너무도 좋은 시간이었으며, 모두가 무사히 완주하는 기쁨을 누릴 수 있어서 더 좋았던 시간이었지 않나 생각합니다.
대간길에서
높지않은 곳에 터잡은 괘방령
예전의 그 북적거리던 선비들은 어디가고
이젠 백두대간을 넘나드는 산객들이
그 선비들의 북적거림을 메운다.
생생거리며 달려가는 차량의 행렬속에
추풍령의 화려함은 역사속으로 달려가고
그 화려했던 추억만큼 세월의 흔적을 안고
지금도 살아가는 은편마을의 아늑함만 남아있구나.
김천과 영동의 고갯마루 작점고개
힘들게 오른 고갯마루에서 시원한 바람 한줄기 즐겼을 정자에
지금은 차량으로 지나다 무료함을 달래기 위해 잠시
쉬어가는 고갯마루가 되었다.
대간 가는 굽이치는 길에는
조팜나무꽃도
산딸기 꽃도
각시붓꽃도
애기나리꽃도
둥글레꽃도
진달래 꽃도
철쭉꽃도
양지꽃도
제비꽃도
저마다의 인사를 건넨다.
내 마음의 모든 욕심 욕망을 내려놓고
오직 자연과 하나되어
홀딱벗고 봄을 즐기라는
검은등 뻐꾸기의 노래처럼
그렇게 산길가고 싶다
봄이 가는 속도와 함께....
2013.05.04
대 방 산
괘방령 산장의 이른 아침
괘방령 표시가 소나무와 참 잘 어울리네요
이제 출발합니다
철쭉이 밤새 살짝 내린 비로 물방울을 머금고 있었는데...........
둥글레
이른아침 둥글레에 붙어 잠자는 나방
지나는 산객들의 포토장소가 되었을 법한 소나무
노란 붓꽃은 정말 보기 힘든 꽃인데 나는 횡재했습니다
개별꽃
산딸기 꽃
조팝나무꽃
남쪽에는 이미 졌는데 이곳에는 이제 할미꽃이 고개를 내밀고 있습니다
고개든 뱀
자태가 우아하지 않나요 ㅎㅎ
갈기봉을 가지 않고 이길을 그냥 내려와야하는데 아쉽당
작점고개
참 아름다운 길입니다
구슬붕이 꽃
마지막 봉우리에서 인증샷 한 컷
진달래와 다음 가야할 능선
노랗 제비꽃
어느새 연초록으로 변해가고 있습니다
정말 걷고 싶은 길이지 않나요
큰 재
애기나리 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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