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시 : 2012 - 12 - 08 10:17 - 13:05
장 소 : 전남 담양군 삼인산 일원
날 씨 : 눈내리는 겨울날
누 구 랑 : 나 홀 로
코 스 : 심방골 - 삼인산 - 임도 - 만남의 광장 - 학생수련원 - 주차장 (약8.7km)
항상 주말이면 고민이다 오늘은 어디를 갈까?
오늘은 여러가지 일정상 어제저녁에 내린 하얀 눈과 아침부터 잔뜩 찌푸린 날씨가 금방이라도 하얀 백설가루를 힘차게 뿌려될것 같은 날씨 때문에 담양에 있는 작지만 기품있는 삼인산을 찾아들기로 마음먹고 차는 수북들녘을 지난다. 휑하니 빈 들판에 누구도 밟지않은 순백의 아름다움의 옷을 입혀 들판은 그렇게 말없이 나를 손짓하고 그 길을 따라 꼬불꼬불 오르니 대방저수지 아래 주차장에서 삼인산 오르는 초입을 만난다.
삼 인 산
지리산 자락에서 펼쳐진 순창의 강천산과 담양읍쪽의 추월산 그리고 옆집 병풍산..
그중 남들에게는 잘 알려지지 않았으나, 해발 570미터의 삼인산이 있다.
대전면과 수북면의 경계에 있는 삼인산은 북쪽에 삼인동이라는 마을이 있어 그렇게 불리지만, 예전에는 일명 몽선산이라고도 불렸다고 한다.
견훤이 이곳 수북들녁에서 세를 넓혀 갈때 삼인산으로 피난 온 여인들이 끝내는 몽선암에서 병졸들에게 붙잡히게 되자 절벽 아래로 떨어져 병졸들의 만행을 죽음으로써 항쟁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 한다.
또한 조선시대 이성계가 자신의 임금 등극을 위해 전국의 명산을 찾아 기도하던 중 꿈에 삼인산을 찾으라는 성몽 끝에 담양의 삼인산을 찾아 제를 올리고 기도하여 등극했다고 하여 몽성산이라 불렸다고도 한다.
흑자는 삼인산의 명칭은 산의 형태가 사람 인자 세 개를 겹쳐 놓은 형국이라 하여 삼인산이라 했다고 하기도 하고..
그래서 이곳에서는 삼정승이 날 자리라고도 한다고 전해진다.
이미 작은 주차장에는 차량 서너대가 주차되어 있다. 아마도 이분들은 이른시간 삼인산의 멋진 설경을 구경하기 위하여 열심히 선답하였는가 보다. 천천히 준비하여 산을 오르는데 초입부터 조금 헤맨다. 폭설에다 출발에 앞서 앞도 보이지 않을 정도로 눈이 내리리 대나무가 눈의 무게를 이기지 못해 휘여지면서 길을 가로막아 어디가 길인지 잠시 두리번 거렸다.
길을 찾아 오르나 삼인산의 등로는 나에게 그 길을 쉬이 내어주지 않을 양 힘들게 치고 오른다. 너무도 많은 눈이라 어떤곳은 발목까지 어떤 곳은 무릎까지 푹푹 빠져드는 것이 밤새눈이 많이 내리긴 내린 모양이다.
하지만 참 좋다.
이 눈내린 삼인산의 산길을 찾아드는 이는 오직 앞서간 선답자들의 발자욱 뿐 그 누구도 없이 혼자서 허공속에 휘날리는 하얀 눈구경하면서 대나무가 눈의 무게를 이기지 못해 한번씩 털어내는 소리와 힘겹게 이고 앉아 있는 송림들의 멋스러움속을 걸어가는 그 기분 정말 좋다.
자연은 정말 자기의 분수와 자기가 가야할 길을 말하지 않아도 아는 것 같다. 무거우면 털어내고 더 무거우면 내 일부를 떼어내며 견디는 내성 우린 아무리 무거워도 아무리 힘들어도 내 욕심이 먼저 나의 마음을 지배하기에 쉬이 떨쳐내지 못하고 끝내는 큰 아픔의 상처를 안고 살아갈 수 밖에 없는 삶들..
그런 저런 생각으로 삼인산 정상에 다다르니 허공속에 윙윙거리는 겨울 바람소리에 휘날리는 하얀 백설가루는 앞이 보이지 않을 만큼 휘날리고 있다.
삼인산 정상의 바위 부근에서 멋스럽게 서 있는 소나무와 눈의 절묘한 조화 아미도 이런것이 자연의 조화인지 모르겠다.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으면서도 한편으론 잘어울리는 그 오묘함 그것이 자연이 가진 매력이 아닐까
하산길에서 바위 밑에서 힘들게 내집 마련하여 쉬다가 인기척에 놀라 황급하게 날아오르며 내지르는 궝들의 울음소리가 허공속을 울린다. 임도에서 산길을 고집하지 않고 만남의 광장까지 임도를 따라 걷는 그 기분도 좋다. 누군가가 먼저간 이길 누군가의 발자욱이 있기에 편히 갈 수 있는지도 모르겠다. 만남재에서 서둘러 연수원쪽으로 계곡속을 타고 내려가는 그 길의 설경은 그야말로 설경 터널의 백미인 것 같다. 한참을 내려선 후 만나는 은행나무가 도열한 가로수 길은 하얀 백설가루 휘날리는 그곳에 앙상한 가지가 도렬되어 만들어내는 그 모습이 참 좋다.
이 설경이 만들어내는 지금 이 시간이 너무도 좋다.
삼 인 산
등로 입구에서 대나무가 인사한다.
무거운 백설가루 머리에 이고서
삼인산 정상에서
만난 설경은
허공속에서 휘날리는 눈들의 춤사위다
후두둑 후두둑
저 솜털같은 무게를 이기지 못해
털어내는 자연의 경이로움
아무리 깊은 사랑이라도
아무리 좋은 사랑이라도
때론 툭 툭 털어내며
내 마음의 앙금을 만들지 말아야
진정 두손 마주잡고
오래도록 멋진 길을 갈 수 있지 않을까.
2012.12.08
대 방 산
아무것도 필요치 않습니다.
그져 이런 소담한 집 한채면..
솜털같은 눈이 버겁습니다
인사나누지요
왠지 이정표도 힘겨워 보입니다
멋진 송림들의 설경
아름답기 그지 없습니다
소나무와 눈
하얀 옷이 더 이쁠까?
설 경 과 허 공
삼인산 정상
삼인산 정상석도 어김없이 꼬깔모자 쓰고 앉았습니다
소나무와 눈
맞잡은 소나무 사이로 허공만이 존재할뿐이다
소나무가 너무 힘겨워보입니다
멋진 연출
임도의 이정표
누군가의 러쎌로 나는 조금 편하게 진행합니다
만남의 광장
설경터널
줄지어 늘어선 은행나무와 눈
소담하게 내려앉은 눈과 탑
꼭 인형들 같습니다
겨울 풍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