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명/호남산

남원 문덕봉

대방산 2012. 5. 3. 10:17

 

 

 일       시 : 2012.04.28

 장       소 : 전북 남원 문덕봉 일원

 날       씨 : 맑은 봄날

 코       스 : 비홍재 - 비홍산성 - 문덕봉 - 고정봉 - 버럭재 - 송내마을 (약7km)

 누  구  랑 : 나 홀 로

 

   참 사람마음이 간사하기도 하거니와 변득이 죽끊기이다. 어제만 해도 진안 마이산 산행에 따라 나서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저녁에 예기치 않은 술자리가 길어지고 많이 마신 관계로 그냥 포기하고 일어나 어디를 가야하나 고민하다 오늘 장소를 생각하게 되었다. 이곳이 고사리가 제법 많이 있는 곳이기 때문에....

차는 화창하게 열어젖힌 봄날의 싱그러움을 맘껏 담아싣고 달려간다. 순창나들목을 나가 비홍재로 향하는 그 길 옆에는 한창 바쁜 농부들의 움직임이 부산하고 자연은 녹색으로 열심히 옷을 갈아입고 있다.

비홍재에 도착하여 간단히 준비하여 비홍산성을 오른다. 이곳은 비홍재를 사이에 두고 풍악산쪽도 마찬가지지만 이곳 문덕봉가는 길도 아름드리 송림들이 빽빽히 들어서서 가는길에 정말 시원함과 아늑함을 안겨주니 더 바랄것이 무엇이랴..

비홍산성은 예전에 왜 여기 조그만 산성이 있었는지 궁금하기도 하다.

봄바람이 여인의 치마폭을 살랑거리듯 불어주니 정말 느긋하게 혼자만의 생각으로 산길을 가고 있으나 내 몸은 그렇지가 않은 것 같다. 도대체 어제저녁 술이 아직도 깨지 않은 것 같이 몸이 무겁게 느껴지니 그리고 오늘 날씨는 초여름의 따가운 햇살 그 자체다. 그 산길에 뻐꾸기 울음소리 멀어졌다 가까웠다 반복하고 산새들이 들려주는 사랑의 세레머니는 재잘재잘 정말 잘도 노래한다. 진달래는 연분홍 빛깔의 그 고운 자태를 못내 아쉬워 하며 내 가는 길 위에 사뿐히 내려 앉히고 다음을 기약하고 그렇게 송림사이길이 평화롭게 나를 반긴다.

그렇게 이제 정말 사계절의 참 맛을 느껴보는 것은 아련한 옛 추억으로 돌려야 하는 것인지 겨울이 물러가고 이제 봄이나 싶으니 초여름의 날씨가 되니 말이다.

문덕봉 가는 능선길에서 바라보는 산야들의 초록이 내 마음에 봄의 색 하나를 입히고 들판은 황량함에서 살아 움직이는 푸른 초록으로 변해가고 있으며 바삐 움직이는 역동적인 모습이 느껴진다.

그렇게 힘들게 산길 가다보니 문덕봉이 더디어 내 눈앞에 서있다. 그 문덕봉에서 바라보는 사통팔달의 멋진 모습을 혼자서 조망하기엔 그 아쉬움이 남지만  어쪄랴 이것이 행복인 것을.

배낭속에 담아온 막걸리 한사발을 놓고 시원하게 들이키니 이보다 더 좋은 산천 유람이 어디 있을 것인가. 한참을 고민한다. 여기서 고리봉을 지나 상귀마을까지 가 보려던 내 마음과는 달리 몸은 대충 가다가 고만하자고 외친다. ㅎㅎ

시간은 아직 이른데 그냥 가 보기로 한다.

문덕봉 바위 봉우리들을 힘들게 넘고 넘으니 지나온 길들이 한눈에 들어오는 것이 참 아름답다. 고정봉을 지나서는 내리막을 내려서면 그럭재다.

그럭재에 도착하여 남겨둔 막걸리를 단숨에 다 비운다. 내 몸은 이미 오늘 산행은 여기서 마치자고 외치고 있으니 어쩔 수 있으랴 솔바람 맞으며 비운 막걸리 빈병만이 내 마음을 알고 있을 것이다.

그렇게 터덜터덜 송내마을로 내려선다. 송내마을 정자에서 전화하여 택시를 불러 놓고 정자에서 기다리지만 언제 잠이 든 것인지 스르르 잠이 들었다. 그동안에 택시는 오지 않고 연신 전화만 온다. 도대체 도착하였은데 어디냐고 그래 나는 잘 모르겠고 송내마을 정자에 있다하니 이거 남원에서 아마도 육모정쪽으로 택시가 간 것 같다.

취소하고 마을 입구에 나와 히치를 시도하니 되지 않는다. 한참을 기다려 버스를 타고 비홍재에 도착한다. 버스 시간만 맞춘다면 이보다 더 좋은 금상첨화가 어디 있으랴?

비홍재에서 차를 회수하여 약수정사로 향한다. 고리봉 가는 그 산능선에 고사리가 생각이 나서..

산불이 난 곳을 한참을 치고 올라도 고사리는 보이지 않는다. 이미 고사리는 남의 차지가 된 것 같다. 그래도 조금 꺽어 계곡으로 하산하여 약수정사 밑에서 시원하게 알탕 한번으로  오늘의 피로를 풀고 뭔가 아쉬움이 남는 하루를 마감한다.

 

 

비홍재

 

 

 

비홍산성

 

 

순창쪽의 산야

진초록이 정말 아름답습니다

 

 

 

바쁜 농심

 

 

인정샷 한컷은 남겨야겠기에

 

 

아니갈 수 없는 것이 삶이고

아니 볼 수 없는 것이

이 아름다운 산야이던가

 

 

문덕봉에서 바라본 가야할 봉우리들

 

 

행복이 뭘까?

 

 

고정봉

 

 

자연이 친구가 되는 시간

 

되돌아본 산 봉우리들

 

 

 

등산객을 아무도 만나지 못한 마음처럼

항상 동경하며 가는 것이 삶이던가

 

 

송내마을 앞 저수지

 

 

약수정사에서 고리봉 오르다 뒤 돌아본 섬진강의 모습

 

 

되돌릴 수 없는 자연

 

 

그래도 생명은 싹틉니다

 

 

일요일 이른 아침 고향 창선 삼천포 대교 풍경

 

 

바다 건너 안개에 쌓인 내 고향 창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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