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시 : 2012 - 03 - 18 09:36 - 17:33
장 소 : 전남 순천시 조계산 일원
누 구 랑 : 나홀로
날 씨 : 흐리고 가끔비 오후 갬
코 스 : 주차장 - 불일암 - 송광사 - 천자암 - 배도사쉼터 - 보리밥집 - 선암사 - 대각암 - 장군봉 - 장박골정상 - 장박골삼거리 - 연산봉사거리 - 토다리 - 송광사 - 주차장 약 24km
이번 주말은 흐리고 비와 안개가 있다는 보도에 모처럼 집에 있을 요량으로 토요일은 그야말로 집 밖으로 한발작도 움직이지 않고 집에만 있었다. 무료함이라는 것이 무엇인지 알것같은 그런 시간이었다.
그러다 산중암자에서 듣다라는 암자이야기 책을 읽다가 갑자기 내가 가 본 암자가 얼마나 될까 궁금해졌다. 그리고는 일요일 아침 도시의 황량함을 감추기라도 하듯 하얀 포말로 감싸않은 도시의 탈출을 꿈꾸며 길을 나선다. 내가 한번씩 복잡할때마다 들리는 순천 조계산의 송광사와 선암사를 가기 위하여 아니 두 절보다는 법정스님이 오랫동안 머물렀다는 불일암을 가보고 천자암의 쌍향수도 보기위함이며, 선암사의 천년기념물 홍매화가 그리워서이다.
주말 아침이라 그런지 간간히 빠져나가는 차들의 행렬을 따라 급할 것도 없이 달려가다 주암나들목을 나서 주암댐의 멋진 출렁다리 민박집의 안개자욱한 모습을 담고 싶어 찾아 갔으나 끝내 찾지 못하고 다시 송광사로 향한다. 송광사에 주차를 하고 송광사 경내 조감도를 보니 불일암은 나와있지 아니하다. 참 요상도 하다 그 유명한 불일암이 나와 있지 않은 이유가 무엇일까? 궁금하기도 하지만 그곳 매표소에 나이 지긋한 분에게 물으니 상세하게 알려준다.
보슬비 내리듯 살짝이 내리는 길을 걸어서 송광사 도보길로 들어서기전 청량각이 나타난다. 그기서 좌측으로 도보길을 따라 오르다 보니 예전에는 ㅂ 자만 선문답하듯 표시하여 놓았다 하였는데 지금은 불일암가는 길이란 팻말이 있다. 그 호젓한 산길을 따라 조금 오르니 편백나무들이 있는 곳에서 좌측으로 불일암이라 표시되어 작은 개울을 건너니 (이것이 속세와의 모든 인연을 끊고 건너는 길인가) 가을 내내 떨어진 낙엽은 홍엽의 자태로 내 발 밑에서 양탄자 역할을 하며 붉게 세상을 불태우고 있다.그 길 조금 지나니 긴긴 겨울밤 애절하게 울어주고 봄이 오는 청량한 이른 아침 대숲이 소리내어 싱그런 노래소리 내어주는 그런 대 숲이다. 아! 밤새 내린 빗줄기에 대숲은 더 청아하고 푸르게 나를 맞이해주고 있는 것 같다.
불일암 입구는 소담하고 앙증맞은 대나무 대문이 한쪽을 열어 나를 사뿐이 들어오라 반기고 문을 통과하니 순우대가 터널을 만들어 불일암을 안내한다. 들어서는 순간 그 소박함과 정결함에 내가 여기 발을 들여놓아도 되는 것인지 민망할 정도다. 너무도 잘 정돈된 채마 밭과 건물은 단 3칸 해우소와 공부하는 방인듯한 요사채 불일암 너무도 단촐하고 아늑하다. 그곳에 나를 반겨주기라도 하듯 다람쥐 한마리 담장에서 놀자 청한다. 정말 귀여움이 묻어나는 녀석이다.
한참을 머물다 자정국사 부도탑을 돌아 송광사로 넘어가는 오솔길을 걸어니 내가 꼭 선승의 발자취를 따라 가며 내가 선승이 된 기분이다. 안개 자욱한 산길에 나 혼자만의 멋진 시간을 갖는다는 것이 내가 오늘 여기 온 목적이던가 그것은 아닐진데
그곳에 내 짧은 글귀 하나 남기고 왔습니다.
내가 나를 비우기 위하여 찾은
불일암에
깊은 안개 드리움은
법정스님의 마음이든가.
송광사에 들러 그냥 지나쳐 오른다. 하산길에 다시 찾기 위하여 이제 천자암을 향하여 내 바쁜 마음의 발길을 옮겨본다. 천자암가는 그 고갯마루 오르는 길이 계곡을 따라 오르는 길이기에 그래도 힘들게 밀어올리니 고갯마루다 이제 다시 호젓한 산길에 내가 가는 길목에 구름은 비켜서고 붉은 갈비의(소나무 잎) 양탄자 길에 내 발길의 흔적놓고 그렇게 천자암을 찾아간다.
천자암 입구에서 나를 반기는 것은 종각 언제나 처럼 멋스럽게 그렇게 말없이 있다. 그 밑에 살아서 천년 죽어서 천년을 간다는 노송한그루가 죽은 나무가지의 멋스러움을 뽐내며 나를 반긴다. 천자암에 들어서니 내 심정 착찹하다. 아마도 많은 신도들이 밀려들어 그러하겠지만 신축건물 한동이 양식으로 지어져 있다. 참 아쉬운 마음이다.
요즈음 모든 절집이 다 그러하듯이 왠만하면 차가 들어온다. 그것까지야 뭐라 내가 할말이 없지만 그져 조금 불편하고 어려워도 그모습 그대로 두고보며 그 멋스러운 그만의 아름다움을 후손에게 대대로 물려줄 의향은 없는지......
천자암의 쌍향수는 그대로인데 사람의 욕심은 끝간데 없이 차고 넘치고 있다.
서둘러 굴목재로 향한다. 가만 생각해 보니 천자암을 올때마다 안개에 쌓인 쌍향수를 보고 가는 것 같다. 이 호젓한 산길에 내가 자연에게 들려주는 마음을 전하고 자연은 살짝이는 바람에게 봄 소식을 전하고 짙은 안개가 내어주는 산 그림자들에서 아름다움을 접하는 길이 정말 좋다. 배도사 대피소를 쳐다보고 보리밥집으로 향한다. 내 배가 상당히 고프기 때문이다. 보리밥집은 그야말로 사람들의 행복한 소리들로 울려퍼진다. 그 산자락에 삼삼오오 모여 보리밥 한 그릇과 파전 아님 막걸리 한잔에 조계산의 모든 것을 품어 보는 것 같은 행복으로 충만한 것 같다. 나도 보리밥 한그릇과 막걸리 한양푼으로 허기를 달랜다.
이제 선암사의 홍매를 보로 급하게 내달린다. 선암사에 도착하여 찾아보니 어! 아직 선암사의 홍매는 피지 않았다. 혹 나를 반기기 싫어서일까? 꽃 몽우리만 영근채 피지 않은 홍매의 아름다움을 감상하지 못하고 이제 장군봉을 향하여 힘들게 밀어올리는데 신발이 새신이라 그런지 정말 발목이 아프다. 그래도 쉬엄쉬엄 밀어올리니 생각보다는 늦게 장군봉에 선다. 날씨가 햇빛이 살짝 맛배기 보여주다가 장군봉 올라서니 안개들로 그 시야가 그렇게 좋지는 못하지만 저 멀리 고동산의 아스라함이 보이고 연산봉이손짓한다. 나는 장박골 정상을 통과하고 내쳐 산죽의 멋스러운 길로 펼쳐지는 길을 따라 연산봉사거리에서 급하게 내려 떨어지는 계곡을 따라 송광사에 도착하여 대웅전 앞뜰에서 서산으로 기울어가는 석양를 보며 주차장으로 멋진 산책로를 따라 걸어내리며 오늘 산행을 마무리 합니다.
불 일 암
조용히 산허리를 감아도는
짙은 안개속에
찾아나선 불일암은
법정의 청정함 그대로를
간직하고 나를 반긴다.
잠못들어 깊어가는 밤
대숲은 울어주며
선승의 생각을 깨웠을 것 같고
달 그림자는 선승의
소박함을 보자 하였을 것 같다.
항상 더하는 삶 보다는
필요치 않은 것은
빼고자 했던 선승의
말없는 가르침이
나를 여기에 서있게 하네
2012.03.18
대 방 산
주암호의 아침
봄의
태동
안개는 능선을 타고 넘고
담수에 비친
솔 그림자는
내 마음에 포근함 안겨준다
그 누구없소!
정자에 둘러앉아
정담 나누며
막걸리 한잔 걸치는 여유가 있었음.
시원한 누각이란 뜻인가?
물소리가 각기 다른 것은?
예전에는 선문답 하듯
ㅂ 자만 있다 하였난데..
무 소유란?
아무것도 갖지
않는다는 것이 아니라
불필요한 것을
갖지 않는다는 뜻이다.
우리가 선택한 맑은 가난은
넘치는 부보다
훨씬 값지고 고귀한 것이다.
법정(산에는 꽃이피네) 중에서
정말 소담하게 열어젖힌 문이 너무 정겹습니다
순우대 길
마음을 정진하는 곳일까
해우소
근심과 걱정을 버린다 했던가?
해우소 신발을 벗고 들어오라하네
정말 정갈하고 소박한 불일암
나를 놀리듯이
같이 놀자하듯 놈
청빈과 간결함인가.
소반에 담겨 올려질 반찬
무엇일꼬?
불일암의 청결함을 엿보게하는 곳
빠삐용 의자
법정이 직접 만들었다는..
불일암
16국사중 7대 자정국사가 창건한 자정암 폐사터에 무소유의 삶을 실천한 법정스님이 1975년 중건하여 불일암이라는 편액을 걸었다.
스님은 이곳에 주석하면서 무소유, 선가귀감, 서있는 사람들, 영혼의 모음, 불타석가모니, 말과 침묵, 산방한담, 진리의 말씀, 물소리바람소리, 신역화엄경, 텅빈충만,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처럼, 숫타니파타, 인도기행, 버리고 떠니기, 의 수필집과 역서들을 집필하고 2010.03.11 열반했다.
자정국사 부도 묘광탑
고려후기에서 조선 초까지 송광사에서 16국사가 배출되었다. 현존하는 16국사 부도중 자정국사(? - 1301)의 부도 묘광탑은 모양새가 단아하고 기품이 있으며, 당시의 모습을 온전하게 유지하고 있다.
법정 스님의 성품이 드러나는
단아하고 정갈한 불일암 정경
불일암 처마 끝에 걸린 풍경
허이 허이
그렇게 아름다운 산길을 갑니다
송광사 감로암 풍경
길손들아 가다 힘들면
물 한모금 목 적시고 가시게나
송광 보조국사비
전라남도 유형문화재 제91호
이 비는 고려시대 승려인 보조국사(1158-1210)의 비로서 보조국사 지눌이 출가한 이후의 행적과 업적이 새겨져 있다. 보조국사의 호는 목우자, 법명은 지눌이며, 시호는 불일보조국사, 탑호는 감로이다. 출가 전의 성씨가 정씨로 서흥(지금의 황해도)에서 태어나 8세에 출가하였고 평생을 수선에 힘섰으며, 정혜쌍수를 주창하였다.
비의 모양은 거북받침돌 위에 비 몸을 세우고 그 위에 비 머리 즉 용틀임머리를 놓았는데, 이는 신라시대부터 유행한 일반형 석비의 양식이다. 이비는 본디 고려 희종 6년(1210)에 세워졌는데, 이후 조선 숙종4년(16780에 다시 세운 것이다.
송광광사의 오전 풍경
물속에 비친 누각의 아름다움
송광사는 이렇게 직접 농사를 짓는 것 같습니다
내 가는 발길을 비켜서기라도 하듯
안개는 서서히 걷히며
아름다운 산길을 내어주고 있습니다
우린 어디로 가고 있는 것일까?
저 길따라 가다보면
희, 노, 애, 락 의
인간이 누릴 수 있는 모든 것을 경험할까?
천자암의 종각
아직도 못다한 그리움과
아쉬움이 남아
천년의 세월을 이렇게 바라보며 살고 있을라우
조금은 아쉬운 천자암의 풍경
천자암 쌍향수
천자암 뒤쪽에 있는 나무로 두 그루가 인접하여 엿가락처럼 꼬인 모양이다. 전설에 의하면 고려시대 보조국사와 담당국사가 중국에서 돌아올 때 짚고 온 향나무 지팡이를 이곳에 나란히 꽃은 것이 뿌리가 내리고 가지와 잎이 나서 자랐다고 한다.
담당국사는 왕자의 신분으로 보조국사의 제자가 되었는데, 나무의 모습이 한 나무가 다른 나무에 절을 하고 있는 듯하여 예의바른 스승과 제자의 관계를 나타내는 모습이라고 한다. 한손으로 밀거나 여러 사람이 밀거나 한결같이 움직이며, 나무에 손을 대면 극락에 갈 수 있다는 전설이 있다.
현재는 볼수만 있게 되어 있다.
배도사 대피소
보리밥집의
허기진 배를 채워준 식단 ㅎㅎ
그 중에서도 시원한 막걸리 한사발이 젤로 만나던데 ㅋㅋ
선암사 내려가는 길에서
멋진 하늘이 잠시잠깐 열려줍니다
누군가의 간절한 기도
천년기념물이 홍매화 수령이 500년 이상이라고 기억나는 것 같은데
아직 피지는 않아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꽃몽우리만 맺고 있습니다
소나무
장군봉으로 오르다 바라본 풍경
마애 여래 입상
장군봉
연산봉이 다가섭니다
산죽길
연산봉 사거리 이정표
송광사 대웅전
오후 나절의 송광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