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명/호남산

방장산의 설경

대방산 2011. 12. 27. 12:52

 

 

  일          시 : 2011 - 12 - 25

  장          소 : 전남 장성군, 전북 고창군 경계 방장산 일원

  누    구   랑 : 화정산악회 일원

  날          씨 : 춥고 맑은 겨울하늘

  코          스 : 장성 갈재 - 쓰리봉 - 봉수대 - 방장산 - 벽오봉 - 방장사 - 양고살재

 

    금요일 저녁부터 간헐적으로 내린 눈으로 오늘 산행도 눈꽃산행이 되지 않을까 내심 기대감으로 약속장소로 향한다. 올해는 화이트크리스마스가 된 날 아침 약속 장소는 다른 주말에 비해 한산한 편이다. 춥기도 하지만 크리스마스라 그런것이겠지하고 마음으로 생각해 본다. 그래도 안면이 있는 사람들과 정답게 인사 나누고 있으니 차는 평소보다 조금 늦게 도착한다. 차량이 만차다. 송년산행의 의미가 이런 것일까?  차창 밖으로 스치고 지나가는 풍경은 설원의 아침 그 자체다. 정말 평온하고 온통 새하얀 축복을 내린것 같은 조용한 아침이다. 백양사 휴게소에서 잠시 휴식하고 고개마루 올라서니 갈재다.

우리보다 먼저 도착한 산악회팀이 먼저 치고 올라가는 것 같다. 온통 설원의 풍경을 감상하며 러셀로 치고나가는 팀 후미를 따라가는 그 맛도 제법이다. 처음부터 치고 밀어올리는 길이라 그런지 생각보다 쉽게 올라가지 못한고 천천히 밀려서 올라가는 기분이다. 아마도 멋진 설경이 눈앞에 펼쳐지니 자연 걸음은 늦어질 수 밖에 없으리라. 저 아름다운 설경이 같은 것이 하나도 없이 다 자기마다의 모양에 맞게 하얀 옷을 입은 모습이 어찌나 보기가 좋은지. 우린 사회라는 틀 속에서 남들과 다르게 입는다는게 영 편하지많은 않은 그런 틀 속에 갇혀 살고 있지 않은가. 때론 내가 하고 싶은 것들, 내고 입고 싶은 것들, 내가 만들고 싶은 것들을 사회 통념의 틀 속에 갇혀 감히 엄두를 내지 못하고 내 내면의 화를 키우며 살아가고 있지 아닌한가 말이다. 그러고 보면 자연은 같은 것이 하나도 없이 자기만의 옷으로 갈아입고 자기만의 언으로 사랑을 펼쳐 보이는 자연의 풍경이 정말 멋지다.

힘들게 약 1시간 밀어올리니 갇혀 있던 공간속에서 시공을 초월한 파아란 무한히 넓은 세계속으로 내가 빨려 들어가는 느낌의 세계가 눈앞에 열린다. 정말 시원하다. 아! 이 느낌을 느끼고 싶어 산에 다니는 걸까 하얀 옷을 갈아입은 저 수많은 산야들의 모습이 또 다른 감성으로 나에게 다가서는 것은 나의 또다른 감성을 하나 찾았다는 것이기도 하겠지, 저 설원의 자연앞에 우리가 얼마나 보잘 것 없고 초라한 사람인지 새삼 느껴지는 순간이다. 우린 사랑이란 단어속에 많은 것을 잃으가며 살고 있지만, 진정한 사랑은 아무리 아파도 같은 곳을 보고 같은 방향으로 평행선을 지키며 묵묵하게 걸어가는 것이 진정한 사랑일 것이다.

쓰리봉에서 바라보는 저 아름다운 능선길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 시간에는 우리의 목적지까지 도착해지듯이 느긋하게 그리고 마음의 조급함을 없애면서 가 보자. 아마도 행복이 넘실대는 정상의 참맛을 볼 수 있으리라.

봉수대에서 바라보는 그 아름다움도 뒤로하고 방장산 정상에서 지나온 아름다운 능선길을 되돌아 보고 시원한 맥주 한 캔에 온몸의 전율을 느끼며 들이키니 이보다 좋은 것이 어디 있겠는가. 페르글라이딩장의 멋진 조망은 정말 잊을 수 없는 그런 아름다운 순간일 것이다. 그 아쉬움도 뒤로하고 벽오봉을 지나 방장사의 따뜻한 오후 햇살은 양지바른 처마 밑을 생각나게 하는 시간이다.

이곳 방장사도 이제 예전의 그 아담한 곳이 더이상 존재하지 않을 것 같다. 조그만 건물이 하나 더 생겨나고 있고 길은 바로 밑에까지 임도공사가 되는 것을 보니 조금은 씁쓸한 느낌이다. 조금은 불편해도 예전의 그 오붓한 오솔길이 더 좋지 않았나 생각하는 사이 양고살재에 내려선다.

오늘 산행은 전체적으로 송년산행에 걸맞는 하얀 설원의 풍경이 그 운치를 더하고 나의 마음에 또 하나의 아름다운 시간들이 아니었나 생각하면서 산행기를 마무리 한다.

 

 

 갈재의 풍경

 

 

 

정말 아름다운 순간입니다

 

 

저마다의 하얀 옷으로 온갖 맵시를 내고 있습니다

 

 

저 파아란 하늘에 작은 소망 하나 적고 싶다

 

 

무슨 미련이 남았길래 아직도 저렇게 힘들게 달려 있는걸까 낙엽이..

 

 

바위도 하얀 옷으로 갈아입었습니다

 

 

조망 정말 끝내줍니다

 

 

쓰리봉

 

 

모델이 없어 아쉬웠습니다

 

 

무거우면 언제든 내려 놓으십시오

 

 

가야할 방장산 능선

 

 

아름다운 풍경

 

 

아! 너무 무거운데

 

 

장성 들녁이 내려다 보입니다

 

 

정말 눈물나게 시린 파아란 하늘입니다

 

저 너머로 시루봉 삿갓봉 백암산 내장산의 그 아름다운 능선들이 그림처럼 펼쳐져 있습니다

 

 

내 소원하나 들어주이소이

 

 

정말 가슴설레이는 가야할 아름다운 능선들입니다

 

 방장산 정상

저 하얀 설원위에 나는 무엇을 그려넣어 볼까

 

 

입암쪽의 지나온 능선길

 

 

올망 졸망 우린 저 아름다운 자연에 너무 많은 것을 받으며 살고 있습니다

 

 

멋지게 조망되는 지나온 능선길

 

저 지평선 너머 서해바다가 넘실되고 있습니다

 

 

실구름의 어떤 풍경

 

 

내가 주인공이다

 

 

내 앞에 보이는 것이 무엇이냐

 

 

넘실되는 저 마루금따라 내가 왔단 말인가

 

저 산야들을 달려가면 바다가 보이는 곳으로 갈 수 있다지..

 

 

동심의 인증샷 한 컷

 

 

겹겹히 쌓인 저 산야들의 아름다움이 너무 좋습니다

 

 

방장사의 양지바른 처마

 

 

 양고살재

방    장    산

 

국도 1호선 남쪽 끝에서 북으로 내달리다

 밀어올린 고개마루 갈재

 긴 긴 수많은 아픔

 하얀 눈으로 덮어 아물게 하네

 

  설원이 펼쳐진 풍경속에

  내 자신이 숨어보면 정말

  별천지다.

  일순 미움도 사라지고

  내 마음에 남아있던

  증오도 사라지고

  오직 이 풍경의 온화함 속에

  내 마음은 사랑으로 채워진다.

 

  방장산의 온화한 그 능선길에선

  서해의 매서운 칼바람 몰아치지만

  이미 사랑으로 채워진 내 마음에

  넌 비집고 들어올 틈을 찾지 못하고

  어디론가 쉬--잉 하고 달려간다.

 

  차디찬 겨울이 성큼 다가왔다가

  훌쩍 떠나버리는 그날

  나는 방장사의 양지바른 처마 밑에서

  아지랭이 피어나는 봄을 기다리리라.

  2011. 12. 25

   대       방     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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