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시 : 2011 - 11 - 20
장 소 : 전남 고흥군 금산면 거금도 적대봉 일원
누 구 랑 : 해찬솔 일원
코 스 : 동성마을 - 금산정사 - 지능선 - 적대봉 - 마당목재 - 오천마을
날 씨 : 맑은 초겨울 바람 많음
언제나 산을 간다는 것은 설레임이다. 아침에 일어나니 준비하여 가기 바쁜 시간이다. 출발지에 도착하니 오랜만에 뵙는 반가운 얼굴 몇분과 인사를 나누고 차에 오르니 헉 차가 만차다 아니 만차다 못해 간이 의자를 놓고 가야한다. 행복한 산악회다.
차는 호남고속도로를 달리다 주암에서 벌교까지 확장공사가 한참 진행중인 지방도로를 타고 꼬불꾸불 달리다 벌교 입구에서 고흥까지 4차선으로 잘 닦인 도로를 달린다. 이곳 한려해상 공원 일대가 하루가 다르게 새로운 모습으로 변해가는 그런 곳이 아닌가 생각한다. 고흥 나로도의 우주발사기지와 여수 해양 엑스포등 아마 얼마지 않으면 남해안의 멋진 관광지로 탈바꿈하여 수많은 관광객이 찾는 그런 곳으로 변하지 싶다.
차는 왠지 모를 비릿함과 짭짤하게 느껴지는 고흥 녹동앞바다에 일행들을 풀어놓는다. 나는 바닷가 촌놈이라 그런지 그 냄새가 내 고향의 느낌같이 포근하다.
작년까지만 해도 이곳에서 바로앞에 보이는 소록도까지 배편으로 들어갔는데 지금은 소록도까지 시원하게 놓인 연육교를 통하여 편하게 들어가니 소록도가 더 이상 갇힌 섬이 아닌 우리들 곁으로 한층더 다가선 그럼 친근한 섬으로 변해가고 있다.
아마 우리가 가고 있는 금산의 거금도도 올 연말이면 소록도에서 연육교가 개통되어 더이상은 도선으로 들어가지 않아도 되는 그런 섬이 된다고 알고있다.
섬이 섬의 기능을 상실하고 육지로의 편입은 반가운 일이나, 하나를 얻으면 하나를 잃는 그런 아픔도 분명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할 것이다. 문명의 발달이 모든 사람들에게 유익하고 편안한 안락함을 주지만 또다른 면으로 잃는 것이 있는 법이다.
내 고향이 그랬으니까.
나에게는 어쩌면 거금도를 들어가는 마지막 도선이 되는 것이지 싶다. 그렇지만 언젠가는 거금도의 적대봉을 가고 싶어하다 이렇게 가게되었으니 그 설레임은 더 큰지도 모르겠다. 세차게 불어대는 바닷바람이 추우면서도 반갑게 느껴지는 것은 고향의 그리움이 느껴지기 때문일 것이다.
약 20여분 달려 배는 거금도 신평항에 방목되는 야생마들처럼 풀어헤친다.
약 이틀정도 가을비가 내리면서 기온이 급감하는 바람에 오늘의 조망은 정말 좋을 것이라는 내 예감이 딱 들어맞는 것 같아 그 섬들의 아름다움이 더 빨리 보고싶어진다.
동성마을에서 적대봉을 보니 이제 가을이 오나 싶을 정도로 진하게 물들어가는 것이 진정 가을의 진수를 또한번 보는 그런 느낌이다. 초입에 들어서니 나를 처음 반기는 것이 시원한 물소리다 가을의 끝에 청아하게 흐르는 계곡의 물소리가 허공속에 불어대는 바람소리 보다 더 크게 들리는 것이 이 계곡이 생각보다 깊은 그런 계곡인가 보다. 약 2KM를 밀어 올려야 적대봉에 갈수가 있으니 한참을 밀어올리니 이곳 나무들의 수종이 남도 바닷가의 수종이 다 그렇듯 여러 수종이 어울려 그 느낌이 더 좋은지도 모르겠다. 능선 삼거리에 서니 더디어 낮은 마루금을 타고 올라가면서 조금씩 조망되는 섬 특유의 시원한 느낌이 드는 것이 더없이 좋다. 정말 싱싱 불어대는 그 바닷바람의 세기앞에 티클하나 남기지 않고 사라져 버린 허공속의 맑음이 내 마음까지 맑게해주는 것 같아 좋다.
적대봉 봉수대에서 바라보는 다도해의 아름다움은 언제 보아도 멋진 그런 풍경을 연출한다. 하나의 사랑이 멀어져 가면 또 다른 사랑이 찾아오듯 그렇게 가을이 흘러가면 겨울이 찾아오는 것처럼 항상 새로운 것에 갈망하고 흥분하며 맞이하는 것이 삶이 아닐까? 저 푸른 코발트 하늘에 무엇을 그려볼까 하얀 뭉게구름 그려넣어 둥실둥실 떠 가게 해야지....
적대봉 봉수대 아래서 옹기종기 모여 이른 점심을 하고 다시 마당목재로 흘러내린다. 그 밋밋한 능선의 아름다움이 정말 좋은 그런 산이다. 오천마을로 가는 그 능선길에 지다 만 단풍이 물들고 있고 한들거리는 억새가 손짓하고 힘차게 불어대는 바람은 내 등을 어서가라 떠밀고 참 행복하고 좋은 시간이다. 저 능선 끝에는 무엇이 기다리고 있을지 모르지만 우린 항상 그 미지의 세계를 향하여 가면서 슬픔도 기쁨도 맛보면서 그렇게 살아갈 것이다.
사람의 감정이 한결같으면 그 사람은 죽은 것이다. 항상 감정이 교차하면서 살아야 진정 삶의 희열을 맛보면서 살아가는 것이 아닐까하는 혼자만의 생각을 해 보면서 눈 시리도록 맑은 저 가을 끝 하늘에 실구름도 그려넣고 뭉게구름도 그려넣고 그렇게 적대봉의 가을을 보내주렵니다.
사람과 사람이 마주하면서 느껴지는 행복도 크지만 사람과 자연이 마주하면서 느껴지는 행복이 더 많은 행복을 주지 않나 생각해보면서 적대봉의 늦가을 산행을 마무리하려합니다.
적대봉 산행지도
이제 얼마지 않으면 추억속으로 사라질 도선
소록도를 연결하고 있는 다리
녹동항을 출항하여 저 앞에 보이는 섬이 금산면의 거금도
햇살 비친 은빛바다
정말 시리도록 푸는 하늘과 바다입니다
다음달이면 개통한다는 연육교
거금도 신평항
도선위에 관광버스가 우리가 타고온 버스입니다
적대봉 8부 능선에서 바라본 풍경
다리의 모습이 정말 멋지게 다가섭니다
은빛 바다에 둥둥 더있는 섬들의 아름다움
능선길 끝에 적대봉 봉수대가 희미하게..
자연이 빛은 예술품
여러 돌 조각들로 보이지만 실제로 하나의 바위가
억겁의 세월을 견디며 연출해낸 것입니다
그래도 아직 붙들고 있는 가을입니다
적대봉 이정표
푸른 하늘에 뭉게구름 하나
고흥만의 아름다움이 한눈에
정말 아름다운 섬들의 유희입니다
저 은빛 바다에 나는 무슨 사연을 띄워 볼까
고만 고만한 능선들과 어우러지는 바다의 조화
아직 가을이 놀자하고 있습니다
그리움으로 맘에 담아 볼랍니다
저 수많은 섬들에도 다 이름은 있겠지요
어김없이 살아 숨쉬고 있는 어촌마을들의 풍경
가다 뒤돌아본 적대봉과 하늘
오천마을이 평화롭게 조망됩니다
오늘 산행의 끝자락입니다
마늘이 튼실하게 겨울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다시 녹동항에서 바라본 적대봉과 구름
소록도 다리위로 석양이 물들고 있습니다
어느새 석양은 붉은 노을로 넘어가 버리고 말았습니다
적 대 봉
너를 찾아
도선으로 들어가는 마지막 뱃길
바람불어 흔들리며 바라본
너의 아름다움은
그리움이다.
깊은 계곡에서 울어대는
청량함과
능선 길에서 울어대는
가을 바람소리는
쪽빛 가을하늘의 메아리다.
봉수대에서 바라본
다도해의 이름모를 섬들은
저마다의 아름다움 표현하고
저멀리 수평선 끝으로
흘러나는 수많은 그리움을
너는 알고 있을 것 같아
힘껏 소리쳐 본다.
사랑하노라고
2011.11.20
대 방 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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