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명/호남산

축령산과 문수사

대방산 2011. 12. 10. 21:41

 

 일        시 : 2011 - 12 - 10

 장        소 : 전북 고창군 고수면 은사리 문수사 일원

 날        씨 : 눈보라 날리던 날

 누   구  랑 : 나 홀 로

 코        스 : 은사리 마을 - 휴림 고개 - 축령산(문수산) - 원점 - 문수사

 

  어제부터 흩날리던 눈이 아침에는 잔뜩 흐린 모습으로 나의 아침을 깨운다. 잠깐 일보고 느긋하게 오늘은 어디를 갈까 고민하다 문득 얼마전 티브이에서 본 고창 청량산(문수사)를 찾아가 보기로 하고 준비하여 북광주 나들목을 통하여 고창으로 향하니 하늘에는 하얀 송이송이가 하염없이 떨어져 내리고 있다.

고창에는 내가 알고있는 청량산이 없어 궁금하기도 하였지만 문수사는 영산기맥을 할때 본 기억이 나 혹 그곳이 맞는지 궁금하기도 하였기 때문이다.

차는 남고창 나들목을 나가 네비게이션이 알려준는 대로 따라 마을길을 꼬불꼬불 따라 올라간다.

눈발은 더욱 거세지며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세차게 흩날린다. 문수사 입구에서 등산로를 찾아 마침 버스에서 내려 예향 천리 마실길을 걸어 올라가는 어르신 세분을 만나 물어보니 휴림고개에 가면 오르는 등산로가 있다하여 따라 오른다.

아뿔사 고개에 서고 보니 올해 초 객꾼 뚜버기와 영산기맥을 하면서 지났던 그 고갯길이다. 고로 축령산, 문수산, 청량산은 하나의 산이 아닌가 생각한다.

그 고갯길에서 출발하여 산길 접어드니 잠시의 휴식에서 놀란건지 단잠을 깨운건지 한때의 흑비둘기가 후두둑하고 잿빛 창공을 날아올라 어디론가 사라진다.

아무도 밟지 않은 눈쌓인 산길속에 혼자서 뚜벅뚜벅 걸어간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오늘따라 새삼 생각에 잠겨진다. 하얀 백설위에 아무것도 얻어놓지 않고 오직 백설의 그 하얀 눈속에 무엇을 보태고 무엇을 뺄 것인가를 생각해 보니 그냥 순수의 그 하얀 설원의 그 풍경으로만 바라보면 더욱더 아름다울 것 같다는 생각이다.

축령산 정상의 전망대에 서니 편백숲에서 올라온 한 무리의 등산객들이 기쁜 환호성을 지르며 설원의 풍경을 만끽하고 있다.

혹시나 이곳에서 문수사로 바로 내려가는 길이 있나 요리조리 등산로를 확인하여 보지만 문수사로 바로 가는 등산로는 없어 다시 원점으로 가야하는 길인 것 같다.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시원스런 조망은 잿빛 하늘에 하염없이 내리고 있는 눈으로 볼수가 없으니 바로 왔던 길을 되돌아 간다.

문수사 일주문 앞에 주차하고 일주문을 바라보니 청량산 문수사라는 현판이 보인다. 이 길은 은사리 단풍나무 숲으로 천년기념물 463호로 2005년에 지정 되었다 한다.

문수사 오르는 길은 포장된 길로 양 옆으로 수령이 아주 오랜된 단풍나무들이 고운 단풍잎은 남김없이 떠나 보내고 하얀 눈옷으로 갈아입고 허허로이 서 있는 모습을 보니 겨울이란 실감을 더욱 절실하게 하는 것 같다.

100 - 400백년 이상 된 단풍나무들의 군락으로 가을이 오면 오색 물결들로 이 숲길이 정말 예쁜 지상의 낙원길이 되리라는 것을 미루어 짐작해보면서 어느새 문수사 언저리에 선다. 다음 가을에는 붉디 붉은 고운 단풍잎을 보러 가을햇살이 멋진 날 한번 와 보리라 다짐을 해본다. 가족단위의 나들이객들이 행복을 살짝살짝 나누며 정답게 눈내린 그 길을 걷고 그 불이문 담벼락에서 바라본 앞에는 시린 겨울 하늘에 빨갛게 익어내린 감이 주렁주렁 가을 끝을 매달고 있다.

화려하진 않지만 깊이가 있고 그 깊이에 내 마음 한켠 내려 놓아도 좋을 만큼 아담하고 아름다운 문수사의 눈내리는 풍경을 내 마음에 담을 수 있어서 정말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이 구간은 예향 천리마실길 3구간인 것 같습니다

 

 

문수사와 금곡 영화마을 가는 삼거리 고갯길 바로 밑에 있는 펜션

아주 아담하며 멋스러움을 간직하고 있습니다

 

 

영산기맥의 시그널들이 보입니다

 

 

도토리 키재기인가

그 앙증맞음이 좋습니다

 

 

아무도 밟지 않은 설원 길

내 혼자만의 발자욱을 남기며 걸어갑니다

 

 

곱게곱게 내려앉은 저 풍경속에

아름다움이 묻어납니다

 

 

멋이 묻어납니다

 

 

한줄기 바람이 능선타고 올라오면 훅하고 흩날리는 눈보라가 참 좋습니다

 

 

축령산 전망대

 

 

축령산 안내도

 

 

편백 나무 숲

 

 

청량산 문수사 일주문

 

 

 

 

 

 

아름다웠을 가을의 흔적은 온데간데 없이 시린 겨울만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아름다움이 느껴집니다

 

 

문수사 대웅전에도 눈이 흩날리고 있습니다

 

 

용지천 지혜의 샘

 

 

불이문을 통하여 본 세상

 

 

불이문 담벼락에서 본

붉디 붉은 감

정말 아름답죠

 

 

혹 떨어질까 한참을 쳐다보았습니다

 

문  수  사

 

  문수사 일주문 들어서면

  붉게 물든 그 단풍길 따라

  호젓하게 걷던

  뭇사람들의 행복한 표정은

  이미 과거로 흘러가 버리고

 

  하얀 설원과

  숲속에서 울어대는 박새들의

  지저귐 만이 그 자리를 채우고 있다.

 

  그 긴긴 세월을 묵묵하게 지키며

  오늘을 살고 있는 저 단풍나무들의 삶이

  오늘따라 정말 값지고 고귀하게 느껴진다.

 

  환희와 사랑과 열정과

  아름다움을 선사하고

  모든 것 벗어던지고

  하얀 설경의 옷을 갈아입고

  또다른 아름다움을 선사하고 있다.

 

  청량산 문수사 가는 길은

  그렇게 내 마음에 남겨질 것이며

  다음 가을날에는 멋진 오색의

  화려한 단풍옷을 보러 오리라.

 

  2011 - 12 - 10

  대     방       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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