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명/호남산

우중 두방산을 가다

대방산 2011. 11. 9. 10:24

 

 

  일            시 : 2011 - 11 - 06

  장            소 : 전남 고흥 두방산 일원

  날            씨 : 가을비 우산속

  누     구    랑 : 케이투 일원

  코            스 : 당곡마을 - 용흥사 - 전망대삼거리 - 두방산 - 코재 - 병풍산(병풍바위) - 비조암 - 첨산 - 흥덕사

 

    일기예보 상으론 비가 조금 내리다 그친다 했는데 아침부터 조금씩 가을비 답게 추적추적 내리고 있다. 차는 화순을 지나 보성쪽으로 달리다 순천 목포간 국도4차선에 접어들어 벌교쪽으로 달리다 다시 고흥쪽 국도로 접어들어 조금 달리는가 싶더니 매곡으로 내려서 당곡마을로 접어들어 오늘의 들머리에 일행을 내린다.

차에서 내리니 비는 계속 내리고 있다. 나는 어차피 땀으로 목욕을 할 것 같아 비옷은 가지고 왔지만 입지 않으려고 마음 먹으니 빨리 산속으로 숨어들어야겠기에 서둘러 용흥사로 오른다. 용흥사는 두방산 아래 아담하게 자리한 조금만 암자 수준이다. 용흥사에서 일행들을 기다려 이제 두방산을 향하여 가을비 내리는 산길을 약 1킬로 이상 밀어올려야하나보다. 그 경사도가 제법 있는 그 산길을 밀어올리니 비에 젖는지 땀에 젖는지 모르게 내 몸은 젖어들고 있다. 두방산 8부 능선쯤 바위에 석간수 물 한 바가지 마시고 다시 치고 오르니 더디어 능선이다. 전망대 삼거리에서 전망대로 나가 보지만 짙은 안개구름과 비로 인해 전망은 없다. 아쉬움이 남네 이곳이 정상이다 싶어 가면 아니기를 반복하며 나가니 입석 바위를 지나 오르니 더디어 두방산 정상이다.

날씨만 좋았다면 정말 좋았을 것 같은 조망인데 아쉬움이 많이 남겨두고 다시 코재로 향한다. 근데 사람들이 그렇게 많이 찾지 않을 것 같은 산길에 누군가의 수고로움으로 등산로는 아주 예쁘게 잘 정비되어 산행하는데 더없이 좋다.

코재를 지나고 병풍산을 가는 그 길에 봄이 다시 찾아오는지 착각한 진달래는 꽃잎을 피우고 움을 티우는 나무들도 있다.

산보하는 기분으로 가을비 내리는 그 산길을 걷는 기분은 무어라 표현을 할까 가을을 잘 깔아 놓은 낙엽 양탄자에 내 발을 사뿐 사뿐 올리면 사그락사그락 소리내며 나를 반겨야하나 가을비로 인해 그 아름다운 소리는 들을수 없는 내 혼자만의 사색의 길이라 할까 뭐?

암튼 우중산행의 묘미가 너무나 좋은 느낌으로 내 마음에 자리한다. 병풍산 정상 소나무 아래서 소담하게 낙엽깔린 식탁에 빙 둘러앉아  빗물에 밥말아 먹는 그 맛도 일품이다. 그 빗속에서 서둘러 점심을 해결하고 비옷을 입지 않아 체온이 내려갈까 싶어 나는 비조암으로 내달린다.

비조암으로 가면서 나는 내쳐 생각한다. 어떤 암자일까 ㅎㅎ 근데 가서 구름에 쌓인 비조암을 보니 암자가 아니고 바위다. 풀이를 하자면 아마 이런 것일까? 새각 날아가는 형상을 한 바위 뭐 망구 내 혼자만의 생각 ㅋㅋ 그 비조암에서 바라보는 세상도 참 멋진 가을날일 것 같은데 하늘이 도와주지 않으니 서둘러 첨산으로 향하여 길을 내린다. 첨산으로 가는 그 길에는 굴참나무 낙엽들의 흩어짐이 가을의 잔치에 나를 초대하여 즐기고 가라하는 것 같다. 내려선 사거리에서 이제 약 400미터 밀어올리면 오늘의 마지막 산 첨산인 것 같다. 두방산에서 잠시 조망이 될때 바라본 낮게 우뚝 솟은 산이 첨산이다. 그 첨산 정상에서 바라보면 가을날의 아름다움이 묻어날 것 같지만 오늘은 그 조망을 다음으로 기약하며 흥덕사로 내려선다.

흥덕사로 가는 그 길지 않은 길은 소나무 낙엽이 가을의 정취를 물씬 느끼게 하는 스님들이 뒷짐지고 사색하며 걸으면 아주 좋을 것 같은 그런 길이다. 더디어 흥덕사에 도착하여 사진 한장 남기고 산행을 마무리하지만 아직도 가을비는 소리없이 내리고 있다.

산행내내 소리없이 내리는 저 가을비가 산행의 묘미를 앗아간 것도 있지만 또 한편으론 더한 감동을 준것도 분명 있으리라 생각하며, 즐겁게 산행을 마무리한다.

 

 

두방산 등산 안내도

 

 

 

가을이 물씬 묻어나는 꽃이네요

 

 

 

가을비에 젖은 앙증맞은 꽃

 

 

용흥사 대웅전

 

 

두방산 정상을 향하여 열심히 밀어 올리려합니다

 

 

 

그 물맛이 제법이든데

 

 

전망대 삼거리

 

 

바위 전망대에서 바라본 당곡 뜰 제법 너른 그런 뜰입니다

 

 

 

언젠가는 저 소나무가 바위를 갈라놓지 않을까

 

 

시간을 거슬러 가고 있는 진달래

 

 

인증샷 한 컷

 

 

가을이 묻어납니다

 

 

두방산 정상

 

 

이 바위 위로도 등산로가 있습니다

 

 

코재 이정표

 

 

가을비에 젖은 망개 열매 (일명 명감이라고도 하지요)

 

 

병풍산 정상

 

 

비조암

 

 

날 맑은 날이면 이곳에 앉아 막걸리 한잔이 딱 생각나겟습디다

 

 

나는 첨산으로

 

 

제법 힘들게 밀어 올려야 오릅니다

 

 

잠시 구름이 걷히기 시작합니다

 

 

왠 돌고래가 이 산중에 ㅋㅋ

 

 

아름다움입니다

 

 

물기 머금은 가을 열매

무슨 열매인지는 많이 보기는 했는데 ..

 

 

흥덕사

뒤로 보이는 산이 첨산

 

 

금방 뚝 하고 떨어질 것 같습니다

 두    방     산

 

  용흥사의 그 아담함을

  가을날은 그리워 할 것이다

  두방산에서 바라본

   저 넓은 뜰 끝에는

  근대사에 스치고 지나간

  태백산맥의 영혼이

  살아 숨쉬는 것 같다.

  누군가는 오늘도 어김없이

  이 산길에서 가을을 느낄 것이고

  이 산길에서 아늑함을 느낄 것이지만

  가을비가 추적추적 내린

  두방산 가는 가을 길 끝에

  또 다른 누군가는 지나간 세월을

  담아내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2011.11.06

  대    방     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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