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와 초가집
언제나 그런 것 처럼
비가 내리면 마음이 차분해 진다.
내 어릴적 비가 내리는 날
초가 지붕 처마에서 떨어지는
빗물 소리가 뚝 뚝 일정 공간이 있었다면
스레트 지붕에 떨어지는 비 소리는
드러럭드르럭 소리내며 흘러 내리고
도단위에 떨어지는 비 소리는
두두둑두두둑 요란한
어쩐지 얇은 소리내며 떨어진다.
초가지붕 위에 떨어지는 비 소리는
그 속에 잠자는 누구라도
단잠에 빠져 세상의 아름다움을
꿈꾸라는 듯
소리없이 자신의 내면까지 적시고서야
처마끝에 뚝 뚝 떨어져 내리는
자연이 손 내미는 철학이 아닐까
빠르게 흘러가는 시간과
급속하게 변해가는 사회속에서
비가 오는 오늘
문득 초가집의 향수가 그리워 지며
솔향기 진하게 나는 솔잎차 한잔에
내 마음을 담아 빗물에 띄워 보내고 싶다.
지나간 아득한 그 시절로
2011 - 05 - 11
대 방 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