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시 : 2011 - 02 - 20
장 소 : 전북 정읍시 칠보면 일원
누 구 랑 : K2 산악회
코 스 : 약수암 - 칠보산 - 472.2봉 - 486봉 - 482봉 - 402봉 - 임도사거리 - 수청저수지
날 씨 : 맑음
전날 갑자기 급한 일이 생겨 낙안의 금전산 산행을 포기할 수 밖에 없어서 아쉬웠다. 약속이라는 건 지키기 위하여 있는 것인데 그것을 지키지 못해 미안했다.
차는 고속도로를 달려 어느새 정읍 나들목을 나가 내장산을 오르는 길로 접어들어 보니 정읍시의 벗꽃 하천이 예전의 모습과는 확연히 다르게 변해가고 있다. 머지 않아 봄이오면 이 벗꽃길에 수많은 사람들의 즐거움이 묻어나리라.
차는 내장산을 오르다 급 좌회전 하여 약수함의 힘든 고갯마루를 오른다. 그 정상부에 약수암이란 암자 앞이 오늘 산행의 초입이다.
칠보산은
정읍은 호남정맥의 한 지맥이 뻗어내린 끝머리에 있다. 칠보산(469)은 그 지맥의 한가운데 솟은 산으로 서남쪽에 자리잡은 정읍 시가지를 내려다보고 있다. 높지는 않으나 여러 갈래의 골이 깊어 예부터 피난골로 알려져 있다. 칠보산은 동진강의 상류인 정읍천 건너편에 있는 내장산(763)에 가려 눈길을 끌지 못할망정 정읍시를 감싸고 있는 진산이다.
정읍 칠보산은 동 북 서의 계곡이 수려하여 칠보림학으로 유명하다. 칠보산에서 제일 높은 봉우리는 연수봉인데 여기에서 내려오는 골짜기를 지칭한다. 피난지골은 남한골의 좌측 골짜기로 안개가 많은 곳이라 한다.
정읍 상리고개에서 치고 올라왔으면 그 산세의 가파름으로 아마 조금은 힘든 산행이었으리라 생각되지만 약수암에서 출발한 관계로 칠보산의 산길은 봄이오는 길목에서 봄이오는 속도만큼 여유롭게 걸어가는 산길이아니었나 생각한다.
칠보산에서 내려다보는 정읍의 모습은 내장산과 이곳 칠보산이 감싸고 있고 넓은 뜰을 거느린 아주 아름다운 시가지지이다. 연수봉에서 누군가 마련해 놓은 산신제단에서 시산제를 하고 넉넉하게 걷는 산길의 여유로움과, 봄의 길목에서 맞이하는 햇살의 따스함이 긴 긴 동면의 자연을 깨우고 그 깨움의 소리에 놀라 나도 엉급결에 깨어 자연의 소리에 동참하며 봄을 맞이하는 기분이다.
사람은 산을 만들지 못해도 산은 사람을 만든다는 자연의 조화로움에 감사할 따름이다.
만일 내가
오늘 이 길을 걷지 않았다면
만일 내가
봄이 오는 소리를 듣지 못했다면
만일 내가
자연의 품속에 손길 내밀지 않았다면
만일 내가
저 파아란 창공을 보지 못했다면
아마 난 많은 것을 잃고
흘려보낸 하루가 되지 않았을까.
개구리도 잠에서 깬다는 우수도 지났으니
나도 나만의 겨울잠에서 깨어
힘찬 기지개를 펴고
내일을 맞으러 가야겠다.
약수암 앞에 있는 등산 안내도
낮게 내려앉은 박무에 아스라히 다가서는 산야의 그리움
겨울산은 어디가고
봄의 싱그러움이 느껴집니다.
인간사 모든것이 이런 이면의 모순속에 살고 있겠지요
저 멀리 호남의 지맥인 고당산의 송신탑이 보이네요
아름다운 산세에 둘러싸인 정읍시가지 모습
칠보산 정상의 산불 감시 탑
저 멀리 서해 바다의 멋스러움이 보이진 않지만 느껴지고 태인의 들녁에 봄이 오는 싱그러움
내장산의 봉우리들이 다가서고 있습니다
연수봉에 있는 산신제단
한쪽에선 겨울이고 한쪽에서 봄이오고 서로가 서로를 감싸 안으며 가는 것이 자연이 아닌가 합니다
나무의 모습이 신기하여
수청 저수지 임도고개에서 바라본 풍경
장성댐과 파아란 하늘
누가 저 예쁜 선을 만들었나요
항상 지나다니면서도 막상 올라보지는 않았던 장성댐에서 한 컷
봄이오면 수상스키와 보트가 멋지게 물살을 가르고 있을텐데
아직은 겨울의 문턱인가 봅니다.
저멀리 백암산의 백학봉이 인자한 눈길로 내려다 보고 있습니다
동행의 아름다움
같은 길을 가도
서로 다른 생각을 하지만
가다보면
생각이 같아지는 동행의 아름다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