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시 : 2022 - 10 - 27
장 소 : 무등산 일원
날 씨 : 맑은 가을날
누 구 랑 : 나 홀 로
코 스 : 산장 - 옛길 - 목교 - 서석대 - 정상 - 입석대 - 장불재 - 중봉 - 동화사터 - 늦재 - 원점
어느새 10월도 막바지에 이른 것 같다.
해 놓은 것 없이 빠르게 가는 세월이 야속하기도 하지만, 자신의 시간을 뒤돌아보면 참 허무해지는게 삶인 것 같아 뭔가 허전하다.
이럴땐 아무 생각없이 산으로 달려가고 싶은 마음이더라.
오전 일을 마치고 이른 점심을 먹고 오후 일정에 무엇을 할까 고민을하다
사무실 셧터를 내리고 집으로 향하여 배낭 달랑 매고 무등산으로 향한다.
무등산 중봉의 일몰이 보고 싶어졌기 때문이다.
산장에서 주차하고 혼자서 옛길을 따라 오르니 간간히 하산하는 사람들과 마주치며 인사하고 오르는데, 노신사 한분이 이제 올라가서 언제 내려오냐고 그러신다. 그냥 웃음 한번 웃어 보이며 그 답을 대신하고 오른다.
가을이 오나 싶었는데 산속의 가을은 이미 저만큼 가고 있는 것 같다.
활엽수의 나뭇가지들은 이미 잎을 떨구고 겨울 채비에 들어간것 같고 남아 있는 잎새들도 앞 다투며 후두둑 떨어져 내리기 바쁘다.
가을이 사색의 계절이고 명상의 계절이라는 말이 맞는 것 같다.
그냥 하루의 일상이 그러할진데 왠지 오늘은 외로워지는게 중년인 나의 삶이더라.
그런 생각을 하며 오른 목교의 가을색은 가히 붉은 빛으로 물들어가는구나.
서석대 아래 전망대에서 잠시 중봉을 바라보고 서석대 오르니 서석문도 그대로이고 서석대로 그대로인데 옷을 갈아입었구나.
한 계절의 옷을 자연스럽게 갈아입는 것이 자연인데, 우린 한 계절을 보낼때마다 야단 법석이다.
더디어 서석대 정상이다. 아니 무등산 정상이다. 저 천.지.인에 군부대가 없다면 저곳이 정상일터..
이제 군부대 이전 문제가 논의 된다니 아마도 머지않아 시민의 품으로 돌아오리라 생각해본다.
산장에서의 가을 풍경
서석대의 가을
서석대의 가을날이 왠지
봄의 푸르름보다는 낮설어 보인다
정상에서 바라본 화순 저 풍력발전소 뒷편에 동복댐이 보이더만 ...
혼자서 무등산을 전세내었다.
한참을 서성인다.
장불재와 산그림자
중봉과 중계탑 송신시설
내리는 아쉬움을 뒤로하며 뒤돌아본 무등산
텅빈 무등산의 아름다움이 이런 것일게다
누군가 채워 가야만 할 인생처럼
좌측 안양산 가운데 백마봉 능선길이 너무 아름다운 시간입니다.
이미 안양산의 억새도 가을 저편으로 가고 있으리라..
승천바위 윗쪽에서 바라본 무등산 풍경
가는 가을과 무등산이 아쉬워 자꾸 뒤돌아봅니다.
제가 여기쯤 내려오니 젊은 친구들 네명이 정상을 향하여 열심히 마지막 피치를 내고 있네요.(남여) 참 좋을때입니다.
입석대
입석대 전경
흑백으로 전환해 보았습니다.
내가 너무 빨리 올라온건가, 시간이 많이 남습니다. 아직도 일몰을 보려면 1시간50분정도 남았습니다.
장불재와 백마봉
중봉가는 도로에서 바라본 무등산 서석대
억새와 가을의 정취
중봉 억새길에서 바라본 장불재
중봉 억새길과 통신시설
무등산의 가을이 익어가고 있습니다.
억새의 한들거림도 이제 바람결에 떨어져 내리며 앙상한 홀대만 남아 가는군요.
아버지의 삶
이 나이에 삶을 뒤돌아보니
문득 아버지의 삶을 조금이라도 이해할 수 있을까 하며
그 고단했을 삶을 한번쯤은 따라가 보고 싶다는 생각
물론 그때와 지금은 많은 차이가 있겠지만..
힘든 가장의 무게앞에 허리 한번 펴지 못하고
쓰디쓴 한잔술로 그 힘든 무게를 이겨 내었을 시간
그땐 왜 사랑한단 말 한마디 건네지 못했을까?
왜 손한번 잡아주지 못했을까?
가고 없는 세월 앞에서 후회만이
가을날의 억새마냥 손 흔들며 흐느껴본다.
2022.10.27
대 방 산
저 길 끝에 겨울이 오고 있음이라...
아직도 부여잡고 있는 초록
장불재와 만연산 능선
중봉에서 바위틈에 한시간을 기다려 맞이한 일몰
그러나 가스층으로 인하여 일몰의 아름다움은 반감
아쉬움이다.
그래도 좋다
온전한 나의 시간에 나를 반추할 수 있는 시간이어서
구상나무와 일몰
서서히 서해로 넘어갑니다
억새와 일몰
산 그림자가 우리의 그림움입니다.
가자 내일로....
구상나무와 억새
일몰을 아쉬움을 뒤로하고
동화사터 늦재 원효사로 내려 오늘 산행을 마무리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