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시 : 2019 - 02 - 16
장 소 : 전북 진안군 일원
날 씨 : 춘설이 내리는 날
누 구 랑 : 일대구정 일원
코 스 : 사루고개(06:10) - 마이산(07:00) - 활인동치(09:00) - 부귀산(10:350)- 620.9봉(13:27) - 635봉(13;59) - 조약봉(14;22) - 모래재(14:42) 약25km
우리가 일상에서 무엇을 시작하던지 시작이 반이라는 말이 있다.
금남호남정맥을 시작하고 나니 오늘 그 끝을 보는구나.
오늘 실은 그렇게 빠른 시간에 가지 않아도 되지만 서로가 서로의 편의를 봐 주면서 사는게 세상이치라 산우들이 불편을 조금은 감수하는 것이리라.
매번 고만고만한 숫자의 사람들이 모여 출발하니 단촐하여 좋기도 하다.
차는 이내 산우들을 태우고 어둠속을 질주하여 가다 오수휴게소에서 아침을 먹고 사루고개 내리니, 눈발이 계속 내리고 있다.
새벽 여명이 밝아오는 시간이지만 눈이 내리는 관계로 들머리를 찾는다고 조금은 헤메인다.
서둘러 산속으로 숨어드니 그래도 허허 벌판의 아침공기보다는 훨씬 나은 것 같다.
그렇게 어둠속에서 서로가 서로에게 의지하며 불빛을 따라 마이산을 향한다.
약 50시간 정도 걸으니 마이산에 닿는구나.
마이산에 당도하여 암마이봉을 오르는 것은 동절기에는 통제를 하나 아침 일찍인지라 통제선을 넘어 다들 암미이봉을 오른다.
아마도 날씨가 좋았다면 더 멋진 그림이 연출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조금은 남는다.
암마이봉 오르다 바랄본 숫마이봉
마이산
세상을 향하여 귀를 열어두고
열심히 들어라는 것일까
쫑긋쫑긋 솟아 있는
마이봉의 아침이 청아하다.
사로잡히면 죽을 일이고
탁 놓아 버리면 웃을 일이라 던
글귀가 생각난다.
세상을 향하여 귀는 열어두되
그 모든것을 차곡차곡 쌓지는 말자.
흩날리는 저 춘설처럼
세월 따라 이리저리 흔들리며
가는 삶도 재미나지 않겠는가.
2019.02.16
대 방 산
암마이봉을 받치고 있는 나무작대기에 다들 무슨 소원을 빌면서 저렇게 만들어 놓았을고
참 궁금하기도 하다.
활인동재를 가다 뒤돌아본 마이산의 아침 날씨가 좋았다면 찬란하게 떠오른 햇살아래 마이산의 모습이 더욱 멋지게 드러나지 않았을까 생각해본다.
수묵화 한점을 그려놓은 것 같은 산수의 풍경이 너무도 좋다
저멀리 나봉암과 전망대와 탕금봉이 멋드러지게 우릴 향해 손짓하지만, 가야할 길이 다르기에 여기서 그 아쉬움을 마음으로 보내고 우린 활인동치(강정골재)를 향하여 바쁜 발걸음을 옮긴다.
소나무와 어우러진 나봉암의 전망대
마이산은 점점더 멀어져가는 구나
나의 삶이 시간속의 공허함에 추억을 차곡차곡 쌓아가듯이.....
겨울산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정말 헐거벗은 그대로의모습으로 자신의 모든것을 내맡기고 다음을 기약하는 자세
우리도 내가 가진 모든것을 감추지 않고 아무 꺼리김 없이 벗어던질 용기가 진정 필요한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자연이 주는 감흥은 그때의 감정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활인동치 가는 산길에 이 나무위의 움막은 무엇이란 말인가?
아마도 약초 재배지의 지킴 움막인가보다.
근데 한번 올라가 보고 싶다는 생각이다.
이곳 생태통로가 없을때는 저 아래 모래재에서 넘어오는 4차선 도로를 건너야 했다.
내 기억으로는
춘설이 내린 저 자연위에 발자욱을 남기며 그렇게 부귀산을 향하여 한발두발 옮겨놓는다.
부귀산 가는 길이 이제는 산림 임도를 만들어 정상부근까지 임도가 되어있다.
누군가 이 산행기를 본다면
임도를 따라 진행하여 정상 부근에서 우측으로 꺽어지는 곳에서 좌측으로 내려서면 부귀산 정상가는 등산로를 만난다.
근데 등산로를 따라 오르나 임도를 따라 오르나 비슷한 것 같다.
하얀 밀가루를 뿌리다 만 것처럼 뭔가 아쉬움이 남는 그런 춘설입니다.
부귀산 정상이다.
예전에 강정골재까지 진행하고 진안에서 하루 유하고 이른아침 이곳 전망바위에서 일출을 보았던 기억이 난다.
그때는 혼자라 외로운 길을 걸었으나, 오늘은 산우들과 같이 즐거운 산길을 걷고 있다.
삶이 짧은 여정을 가는 시간이라지만 때론 혼자서 때론 같이 그렇게 어울리며 가는 것이 행복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무슨 목적의식을 가지고 저렇게 열심히들 목적지를 향하여 가고 있는지
내 자신조차도 어떤때는 그 의미를 찾기 힘들다.
그냥 내 발길이 가자고 하기에 가는 것 아닌가......
무한한 생명력의 표본
부귀산 오르면 딱 절반을 왔다며, 지금부터는 그렇게 힘든 구간이 없을 것이라는 산우의 말
헐
아마도 산우들은 다 그 말을 믿지는 않고 있었을 것이다.
산이란 아니 정맥이란 특히 깔딱고개가 장난이 아니다라는 것을 경험하였기에 그냥 덤덤하게 가던길을 갈 것이다.
이 구간도 지금은 이렇게 생태통로를 만들어 놓았지만 예전에는 4차선 도로 중앙분리대를 뛰어넘는 위험을 무릅쓰고 건넜던 기억이 있다.
인생사나 자연사나 참 아이러니 한 것이 많기도 하다
이 나무도 바위위에서 어떻게 저렇게 살 수 있었을까 하는 의문을 가져보지만 살 나무는 다 살 것이고 살 사람도 다 살아갈 방법이 모색되는 것이다.
죽을힘을 다해 목적지를 가고자 한다면 못가는 길이 없지 않을까요? ㅎㅎ
이 봉우리 오르기전 이름없는 봉우리 올라오는 오르막 참 욕나오는 길입디다.
듀오형님의 말씀 이름을 짓겠다며, 씨발봉이라네 헐 잼나다.
그렇게 걷고 또 걸으니 오늘의 목적지인 주화산(조약봉)에 도착한다.
이곳에서 남으로는 호남정맥을 이어가서 섬진강이 바다로 흘러드는 망덕포구에 그 맥을 내려놓을 것이고
금남정맥은 대전을 거쳐 부여의 금강 구드레 나룻터에 그 맥을 내려놓을 것이다.
언젠가 금남정맥을 하러 다시와야할 곳입니다.
오늘 산행의 대미인 모래재 휴게소
금남호남 정맥에 참여하신 모든 산우분들 같이하여 즐겁고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가자 낙동을 향하여
자연이 힘찬 봄의 기지개를 펴고 있듯이
우리는 낙동의 멋드러진 산길을 걸어보자구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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