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명/지리산

지리산 천왕봉을 가다

대방산 2018. 12. 10. 09:26

 

 일           시 : 2018 - 12 - 09

 장           소 : 지리산 일원

 날           씨 : 엄청 추운 겨울날

 누    구    랑 : 나 홀 로

 코           스 : 백무동 - 하동바위 - 참샘 - 소지붕 - 장터목 - 제석봉 - 천왕봉 - 역순 (16KM)

 

어제 대구를 오가면서 덕유의 아름다움과 지리의 아름다움을 스치는 순간 오늘 지리의 모습을 보러 가야겠다고 다짐을 했다.

새벽 01:50분 접을 나서 백무동에 도착하니 02:50분정도 서둘러 준비하여 백무동 탐방소에 가니 아뿔사 04:00부터 개방이란다.

다시 차로 돌아와 잠시 눈을 붙이고 04:00부터 하동바위를 거쳐 참샘으로 가는 산길을 잡아 오른다.

어둠속에서 들려오는 것은 계곡물의 청아하게 흐르는 소리와 내 발자욱 소리와 거친 호흡을 토해내는 숨소리만이

나의 헤드라이트 불빛을 쫓아 갈 뿐이다.

그렇게 어둠속에서 하동바위를 지나고 참샘에서 잠시 휴식하며, 물 한모금 들이킨다.

손목시계 헤드라이트가 약 한시간 불을 밝히더니 서서히 그 수명이 다 되어 가는 모양이라....

조금은 아쉬운 헤드라이트다.

그렇게 힘들게 치고 올라 소지붕을 거쳐 장터목까지는 그런대로 지금까지 온 길보다는 수월한 길디다.

나보다 먼저 오른 길손이 한명

내가 두번째인 모양이다.

일출을 볼 수 있다는 희망으로 소지붕을 지나는데 그때까지만 해도 저 새벽녁의 밤하늘은 무수히 많은 별들로 나를 유혹했는데

일순 그 별들이 보이지 않아 아! 오늘도 일출은 보지 못하겠구나 하고 탄식을 토해낸다.

그래도 일말의 희망으로 장터목에 도착하니 06:15분쯤 된 모양이라

더사  옷 매무새를 고쳐 더욱 따뜻하게 하고 제석봉을 거쳐 천왕봉을 향하여 발길을 옮긴다.

 

 

 

 

 

 

천왕봉 도착하니 07:20분정도 저멀리 동해바다쪽으로 구름사이로 붉은 띠가 형성되어 있으나,

오늘 일출은 없을 것이라는 내 예상은 그대로인 것 같다.

그래도 한참을 기다린다.

근데 추위가 장난이 아니다.

내가 천왕봉을 올라본 중 제일 추운 날씨인 것 같다는 생각이다.

사진 몇장 찍었을 뿐인데 카메라 밧데리와 헨드폰 밧리가 방전이다.

너무 추워 더이상 있을수가 없어서 하산을 결정하고 길을 재촉하여

제석봉을 거쳐 장터목에서 잠시 요기를 하고 올라온 역순으로 하산을 하여 오늘 산행을 마무리 한다.

 

 

일출의 붉은띠

 

 

 

 

 

 

 

 

 

 

하얀눈을 뒤집어 쓴 산야가 아침여명에 그 멋이 더하다

 

 

 

 

춥고 시린만큼 시야는 더 멀리 보인다고 정말 멋지게 저 멀리 반야봉의 짝궁댕이와 노고단이 내 앞에 있는 것 같다.

 

 

 

 

중봉과 하봉을 그쳐 저멀리 우측이 웅석봉이던가

 

 

 

 

눈꽃과 산그리메의 아름다움이 너무도 좋은시간이다.

 

 

 

 

 

 

 

 

 

 

 

 

 

 

어느 사진작가의 사진속에 나올법한 멋진 풍경이다

 

 

 

 

 

 

 

 

 

 

 

 

 

 

 

 

 

 

고목은 눈을 뒤집어 쓴채 그렇게 세상과 맞서고 있다.

 

 

 

 

 

 

 

 

 

나는 오늘 지리산 천왕봉을 오른 것은

설경의 아름다움도 볼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도 있었지만

내가 나를 다시 되짚어 보기 위한 나만의 시간이 필요했다고 생각되어

오르게 된 것이다.

삶이 한번쯤은 자기 삶 앞에 위기가 닥쳐온다고 한다지만

나는 나의 삶 앞에서 정말 모든것을 내려 놓아야 할 순간이 왔지만

모든것이 나에게는 행운으로 다가와서 이렇게 지금을 맞이할 수 있지 않나 생각되어서

더욱 그런지도 모른다.

삶이란 한순간이다.

찰라 뭐 그런 것이다.

우리도 자기의 삶에서 언제 멀어질지 아무도 모르는 것이 삶이 아니던가.

난 이제야 삶의 아쉬움이 어떤 것인지

애틋함이 어떤 것이지 조금은 알 것 같은 시간이다.

삶이 얼마나 소중한 것이지 말이다.

 

 

 

 

 

이 멋스러움 처럼 나도 세상에서 나의 멋스러움을 발산하며 행복하게 살아야하지 않겠나.

 

 

 

 

 

 

 

 

 

 

 

 

 

 

 

 

 

 

 

 

 

 

 

 

 

 

 

 

 

헐거벗은 저 산야의 아름다움이 진정 우리가 가야할 삶의 길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화려함으로 치장된 삶은 진정 자신의 내면을 보지 못하고 그 화려함에 취해

많은 시간을 허비해 버리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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