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명/무등산

무등산 설경(2013.12.20)

대방산 2013. 12. 20. 22:39

 

 일        시 : 2013 - 12 - 20 06:43 - 10:52

 장        소 : 무등산 일원

 날        씨 : 흐림

 누   구  랑 : 나 홀 로

 코        스 : 증심사주차장 - 약사암 - 세인봉삼거리 - 서인봉 - 중머리재 - 장불재 - 군용임도 - 늦재 - 덕산정 - 바람재 - 증심사다리 - 주차장  13.67KM

 

  어제 오후부터 흩날리기 시작한 눈을 생각하니 갑자기 무등산의 설경을 보고싶어 준비하여 아침 6시에 집을 나선다.

새벽녘의 도로위에는 눈이 보이지 않아 안심이다. 증심사 입구에 도착하였지만 아직도 어둠이 다 걷히지 않은 시간 나는 천천히 무등산의 품속으로 숨어든다.

이른 새벽녘의 무등산 설경을 감상하고 내려오는 어르신들도 간간히 있다.

아직도 가로등이 불을 밝히고 있는 무등산 증심사와 약사암가는 길은 선답자들의 발자욱을 선명하게 남겨놓은 길을

 나도 따라 그렇게 오르니 약사암 스님들은 재설작업으로 아침을 열고 있다. 무등산을 오르는 등산객들의 안전을 위하여 길을 만드는 스님들의 재설작업은 수행의 하나가 아닐까 생각해보며 약사암을 지나 송림속으로 숨어들어 하얀 눈을 덮어쓴 송림들의 멋드러진 모습을 감상하며 세인봉 삼거리에서 서인봉으로 발길을 잡아간다.

중머리재에서 바라보는 무등산은 설경속에 묻히고 안개구름에 갇혀 보이지 않는다. 중머리재에서 장불재 오르는 길은 오직 혼자만의 발자욱이 남겨져 있다.

아무도 가지 않은 눈속을 러셀하여 나아간다는 것이 여간 힘든것이 아닌데 선답자의 발길을 조심스럽게 그렇게 따라오른다. 중머리재를 지나 장불재가는 길은 기온차가 확연하게 다르다. 그렇게 용추삼거리를 지나 장불재에 오르니 세상이 탁터인 느낌이다. 갑자기 기온이 가을에서 매서운 겨울로 갑자기 온겨온 것 같이 기온차가 심하다. 장불재 대피소에서 다시한번 옷을 정리하여 입고 입석대를 향한다. 이곳에는 내가 오늘 무등산의 정상을 처음으로 밟아가는 선답자가 되는 것이다. 그렇게 많이 올랐건만 눈이 무릎까지 푹푹 빠지는 길을 찾아가자니 나도 조금은 걱정이 앞선다.

입석대의 아침을 보고 이제 서석대 정상을 향하여 한발한발 옮겨갈때마다 기온이 옮기는 걸음만큼 떨어져 내리는 기분이다. 그래도 내 마음은 시원하다. 누구도 밟지 않은 그 길을 오직 내 발자욱을 남기며 정상을 향하여 한발한발 내딛는 나의 의지가 나의 마음에 또다른 나의 내면에 힘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정상은 거센 바람과 상고대만 나를 반길뿐 짙은 안개로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나는 서둘러 서석대로 내려선다. 그 내려서는 길에는 고라니 한마리의 발자욱이 나를 인도한다. 저 고라니는 밤새 먹이를 찾아 길을 나선것일까 짝을 찾아 길을 나선것일까?

서석대의 모습도 짙은 안개에 그 아름다운 모습은 없고 오직 바람과 하얀 눈만이 그 아름다운 모습을 대신할 뿐이다. 서석대 내려서는 길은 어디가 길인지 구분이 가지 않아 고라니의 발자욱이 나를 인도할 뿐이다.

그렇게 중봉에 내려서서 군용도로의 고드름을 보고싶어 도로를 타고 내린다. 고드름의 모습은 과히 장관이다. 한참을 감상하고 길을 내려서니 군용도로를 따라 찍사분들이 하나둘 무등산을 향하여 오르고 있다.

늦재에서 산책길을 따라 덕산정을 지나 바람재에서 증심사 다리로 급하게 내려서니 등산객들이 줄지어 무등산을 향하고 있다.

오늘 산행은 누구의 방해도 받지 않고 오직 나 자신과 무등산의 교감만이 만들어낸 무등산의 설경속에서 나 자신의 한없는 자유를 만끽한 시간이 아니었나 생각해본다.

이제 얼마남지 않은 올해라는 시간앞에 그 누구의 시간도 아닌 바로 나 자신의 시간이기에 어떤 생각과 어떤 행동을 하며 이 시간을 보낼까 고민해 보아야할 것 같다.

 

 무   등    산     설    경

 

어둠을 밝히는 가로등은

새벽을 여는 여명 앞에

하나둘 꺼져가고

 

약사암의 아침은

새벽녘의

산속 풍경을 말하고 있다.

 

하얀 꼬깔모자 쓰고 앉은

송림들은 꼬깔모자 무거워

하나둘 벗어던지기 시작한다.

 

서석대 가는 길은

쌩쌩거리는 바람만 대답하고

누군가의 말없는

발자욱만 내 길을 인도한다.

 

스님과 산양의 아름다운 전설이

숨겨진 승천암을 지나니

더 이상 오를 곳 없는 무등산이다.

 

내가 나를 놓을 수 없으니

내마음 하나 잡을수가 없는 것이 아닌가

이 하얀 설원에

나를 내려놓고

올해라는 시간을 마무리하자.

 

무등산의 하얀 설경 처럼

아무것도 쓰지 않은

하얀마음으로 무등산을 내려가련다.

 

2013.12.20

대    방    산

 

 

국립공원

 

 

 

 

 

 

 

 

누군가의 사랑을 갈구한다

 

 

 

 

약사암 일주문

 

 

 

 

약사암의 아침

 

 

 

 

송림 설경

 

 

 

 

 

중머리재의

의자에 앉은 하얀 눈

 

 

 

 

잠시 어둠이 걷힙니다

 

 

 

 

바위와 눈

 

 

 

 

설경터널

 

 

 

 

장불재

 

 

 

 

 

 

 

 

 

입석대와 상고대

 

 

 

 

 

 

 

 

 

 

 

 

 

 

 

 

 

 

 

승천암

 

 

 

 

 

 

 

 

 

 

 

 

 

 

 

 

 

 

 

 

 

 

 

 

 

 

 

 

 

 

서석문도 얼었습니다

 

 

 

 

 

 

 

 

 

 

 

 

 

 

 

 

 

 

 

고라니는 어디로 갔을까

 

 

 

 

중봉길의 겨울

 

 

 

 

 

 

 

 

 

 

군용도로의 고드름

 

 

 

 

 

 

 

 

 

여    유

 

 

 

 

덕산정

 

 

 

 

바람재

 

 

 

 

 

설경과 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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