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시 : 2013 - 03 - 30 12:00 - 15:58
장 소 : 전남 곡성군 삼기면 일원
날 씨 : 맑은 봄날
누 구 랑 : 나 홀 로
코 스 : 삼기면 사무소 - 농로 - 등로입구 - 다선사갈림길 - 전망바위 - 초악산 - 대장봉 - 형제봉삼거리 - 길상암 - 도림사 (약9km)
인간이 태어나서 일생을 살아가면서 제일 행복한 것은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을 원없이 하면서 자기 삶의 의미를 찾는 것이 아닌가 생각해보며, 아마 그렇게 딱 맞게 사는 사람이 이 세상에 얼마나 될까 생각해본다.
이제 먹고사는 문제에 부딪치니 나도 주말에 내가 가고 싶은 산을 가지 못하는 일이 생긴다. 아쉽지만 어쩔수가 없다. 그래서 얼쩡거리다 어디를 갈까 고민하다 곡성에 있는 아직은 잘 알려지지 않은 초악산을 가고자 집을 나선다. 삼기면 사무소에 차를 주차하고 삼기면사무소 뒷편으로 펼쳐진 농로를 따라 산을 오르니 봄바람이 일렁이는 그 길에는 쑥이 무럭무럭 자라 나를 손짓한다. 그렇게 등산로 입구에서 천천히 산속으로 숨어든다.
산속으로 숨어드는 초입에는 진달래가 손짓하고 갈비(소나무 잎)가 수북한 길 양 옆으로는 춘란이 예쁘게 인사건네고 그렇게 봄바람 일렁이는 산길가는 길목에 다선사로 내려가는 삼거리가 나온다.
다선사 계곡에는 봄을 맞이할 준비를 끝낸것 같이 말끔하게 정리정돈되어 정갈함을 보여주나 어딘지 모르게 휑하니 마음한구석이 빈 느낌이다.
그렇게 혼자서 봄나들이를 하는 등산로에는 갈비가 내 가는 길을 막아선다. 이곳 등산로는 아직은 사람의 손을 타지 않은 원시 그대로의 등산로라 낙엽으로 인해 너무 미끄럽다. 그리고 울창한 숲이라 더욱 그런 느낌이며 급하게 밀어올리는 등산로가 또 그러하다. 그렇게 급하게 밀어올려 밧줄을 타고 오른 전망바위에서 바라본 풍경은 정말 시원하게 뻥뚤려 내마음 한켠에 봄을 성큼 받아드린다.
누군가 말했다. 봄은 모든 만물이 소생하는 계절이기도 하지만, 우리가 겨울동안 저장해 두었던 모든것이 한번에 열리는 곳간이라고 태동하는 이 계절에 자연에는 먹을 것 천지이니 그 말도 딱 맞는 것 같다.
우린 그 모든것을 그져 제 욕심에서 많이 먹으려하니 체하고 아픈것이 아닌가 나에게 맞게 나에게 맞는 것을 찾아서 내가 먹을만큼만 먹는다면 자연은 우리에게 모든것을 나누어주는 그런 곳이 아닌던가.
봄의 곳간!
아 얼마나 어울리는 말인가.
그렇게 전망바위에 앉아 길게 늘어선 호남고속도로위에 쌩쌩거리며 달려가는 자동차와 계곡과 계곡 사이로 들판과 인간의 어우러짐이 얼마나 아름다운지를 감상하는 맛도 제법이다.
그기다 막걸리 한잔이 주는 여유로움도, 그렇게 한참 땀을 식히고 이제 초악산 정상을 향한다. 아직은 사람의 손이 그리 많이 타지 않은 곳이라 너무도 한가하고 좋은 산길이다. 등산길 내내 사람이란 그림자도 만나지 못했으니 얼마나 좋은 길이던가 번잡하고 아니 다른 사람들은 좋은 길이 아니라고 할수도 있겠다. 나만 이런 길을 좋아할지도 모르니 그런 생각을 하다 초악산 정상바위에 선다. 이곳에서 마지막 말거리 한잔을 봄내음을 안주삼아 들이키고 계곡을 따라 하산하려다 형제봉을 거쳐 도림사로 내려가보기로 하고 길을 재촉한다. 이제 얼레지도 꽃대를 내밀고 제비꽃은 이미 노오란 앙증맞은 꽃을 피우고 말았다.
그렇게 대장봉에 서니 저멀리 동악산 정상과 그 너머로 아름다운 산 능선과 고리봉 능선의 산그리뫼가 조망된다. 형제봉삼거리 헬기장에서 형제봉을 오르지 않고 길상암으로 내려가는 안부를 돌아가다 그만 길을 헤멘다. 이곳은 사람들의 발길이 많지 않은 곳이라 너들에서 한참을 헤메고서야 길을 찾아 올라선다. 길상암터는 언제나 그 자리에서 고저넉하게 사람들을 편하게 맞이해주는 것 같다. 졸졸졸 흐르는 샘물과 고만고만하게 넓은 터 언제한번 이곳에서 야영을 하며 옛 스님들의 생각이나 엿볼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조만간 꼭 한번은 그렇게 해보아야겠다는 생각이다.
그렇게 계곡을 따라 도림사로 내리니 도림사 위 너른 바위에 멋지게 텐트한동 있다 아 얼마나 부러운지...........
그렇게 도림사에 들러니 교회들도 마찬가지지만 이름있는 절들도 볼때마다 하나씩 더해지는 느낌이라 그렇게 좋은것만은 아니라는 생각이 먼저드는 것은 왜일까?
그렇게 너른 계곡 바위들의 황량함을 느끼면서 오늘 산행을 마무리한다.
도림사 야영지는 텐트족들로 북적거리는 것이 예전과는 많이 다르다는 느낌을 또한번 받는다.
초 악 산
누가 알아주지 않아도
언제나 그자리에 서 있는 산
너를 만나러 가는 길에는
춘난이 인사하고
연분홍 진달래가 인사하고
제비꽃이 인사하고
송림들이 각기 다른 키재기로
바쁘게 인사한다.
한들거리는 봄바람에
실려오는 그 감촉
봄의 향기가 어떠하다는 것을
너는 먼저 알고 있었지..
네가 나를 깨우는 계절앞에
난
오늘도 행복이란 물음표를 던져보며
산행을 마무리한다.
2013. 03. 30
대 방 산
등로 초입으로 오르다 바라본 초악산 모습
저 멀리 통명산이 그 멋을 드러냅니다
진달래도 인사합니다
다선사 내리는 삼거리
춘난
앙증맞게 피어나는 진달래
건들면 툭하고 터져버릴것만 같습니다
지난 여름의 아픈 상처들
밧줄을 타고
현오색도 인사하고
초악산 정사가는 길
멋지바위 모습
이곳에서 막걸리 한잔을 더합니다
그런대로 칼바위의 모습들이 아름답습니다
얼마나 살까?
바위와 소나무
제비꽃의 종류
동악산 능선과 그 너머로 문득봉 고리봉이 조망됩니다
형제봉 삼거리 헬기장
동악산
길상암 터
졸졸졸 샘물도 흐르고
멋진 집한채
도림사 보광전
이 너름 바위가
못내 생각나는 것은
지난봄 누군가를 마지막으로 본 곳이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