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시 : 2011 - 12 - 24
장 소 : 무등산 일원
누 구 랑 : 나 홀 로
날 씨 : 맑은 겨울날
코 스 ; 주차장 - 제1수원지 - 삼거리 - 바람재 - 토끼등 - 동화사터 - 중봉 - 용추봉 - 중머리재 - 백운암터 - 봉황대 - 증심사 - 주차장
주말에 아무 계획도 잡히지 않은 날이 언제든가? 오늘은 그렇게 계획을 잡지 않은 날중에 하루인데 어제 저녁부터 내리기 시작한 눈이 제법 소복하게 쌓인 아침이다. 각시를 출근시켜주고 어디를 갈까 고민하다 무등산을 찾는다. 증심사 입구에는 벌써부터 인파로 북적거린다. 사람들이 많아 나는 제1 수원지를 경유하여 향로봉에서 올라오는 삼거리에서 바람재로 향한다. 수원지 위 편백나무숲은 그야말로 아늑한 나만의 공간이다. 조용하게 아침을 음미할 수 있는 공간 이 모든것이 자연이 주는 최대의 공짜 선물이라는 것을 나는 이제껏 왜 몰랐을까?
그러고 보면 저 아마존의 밀림지대에 사는 원주민들은 모든 것이 공짜이니 서로 시기할 일도 싸울일도 없이 하루하루 내가 먹을 만큼의 양식만 구하면 되는 삶을 사는 최대의 행복을 누리는 삶이 아닌가 생각해 본다.
인간의 생각이 발전하면 할수록 인간의 삶은 더 기계화 되어가며 황폐한 삶의 전쟁터 위에서 서로가 서로를 밟고 올라서기 위하여 오늘도 펜의 전쟁을 치르는 치열한 삶을 살고 있다.
공기도 공짜 물도 공짜 이 삼라만상의 모든 것이 예전에는 다 공짜였다는 사실을 왜 몰랐을까 아니 몰랐다기 보다는 생각할 생각조차 하지 않게 사회가 사람들의 생각 자체를 바꾸어 버린 건지도 모르겠다.
공짜는 편리함이 주는 혜택이 없으니 모두가 그 편리함이 주는 혜택을 누리고자 더 치열한 사회속의 고독한 군중으로 남게 되는 건지도 모르겠다. 지금도 공기와 물을 파는 세상이니 얼마지 않으면 모든 자연을 파는 세상이 올지도 모르겠다.
이제부터라도 내가 누릴 수 있는 자연의 혜택을 최대한 누릴 수 있는 그런 여유로운 삶을 꿈꾸는 시간으로 만들어가는 그런 날들로 살아야겠다는 생각이다.
어느새 바람재에 도착하니 넓게 만들어 놓은 그 길따라 삼삼오오 즐거운 마음으로 유쾌한 몸짓으로 설원의 풍경을 즐기는 많은 사람들의 여유로움이 묻어난다. 저 수많은 사람들이 자연속에서는 온화한 한 인간의 본연의 모습을 보이는데 사회라는 틀속에 들어가면 기계문명화 되어가는 현실 나도 그 현실에 적응하며 살고 있으니..... 참 어쩔 수 없나 보다.
토끼등을 경유 동화사 터로 힘들게 밀어올리니 울산에서 온 산악회팀을 만난다. 그 말투가 정감이 있는게 내가 많이 들어보던 그런 말투이니 참 정겹다. 그곳에는 눈을 보기 힘들텐데 오늘 복받은 날이라고 한마디 건네니 반가워 한다.
중봉에서 바라보는 무등산의 천황봉은 언제 보아도 그 모습이 참 아름답다. 중봉에서 시원한 바람 맞으며 한참을 바라보다 많은 인파들속에 묻히기 싫어 그냥 용추봉을 경유 중머리재로 하산한다. 백운암터를 지나고 봉황대에서 다시 증심사 입구로 하산하여 나 혼자만의 여유로운 산행을 마무리 한다.
올 한해 나는 무엇을 어떻게 얼마나 잘 살았냐고 묻는다면 난 내 삶에서 올 일년을 뒤주속에 꼭 꼭 감추었다가 다음에 내가 일년을 벌 수 있는 그런 시간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무등산 너머로 붉게 아침이 물들고 있습니다
제1 수원지 풍경
편백이 주는 여유로움
올 곧은 저 나무들의 아름다움
참 아름다운 동행입니다
바람재에서 토끼등을 가다
덕산너들 이야기
토끼등
덕산너들과 광주 시가지
동화사 터 샘
중봉에서 바라본 파아란 하늘과 억새의 춤사위 뒤로 펼쳐진 광주 시가지
무등산 천황봉이 하얀 꽃깔모자를 덮어 쓰고 있습니다
길 누가 만들었던가?
용추봉
용추봉과 하늘
무등산에 예전에는 수많은 암자가 있었다는데 그곳 하나인 백운암터
봉황대 이정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