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시 : 2013 - 12 - 15 11:18 - 16:40
장 소 : 전남 보성군 문덕면 천봉산 일원
날 씨 : 맑음
누 구 랑 : 반쪽과 대방산
코 스 : 백민미술관 - 대원사 삼거리 - 까치봉 - 삼거리 - 말봉산 - 천봉산 - 백민미술관 13.67KM
주말이면 근교산 어디를 가야하나 고민이다.
오늘은 보성 문덕면의 천봉산 대원사를 둘러보기로 하고 너릿재터널을 넘고 화순군을 사평을 지나 주암호 상류를 달리다 문덕면에서 모후산 유마사 들어가는 길을 지나 다리 직전에서 우회전하여 대원사 방향으로 들어간다.
입구에서 대원사까지는 약4-5KM 정도로 알고있으며, 이 길은 봄이면 흐드러지게 피는 벚꽃길이 장관이나 오늘은 한가롭기 그지없이 천천히 그 가로수 길을 들어가다 백민 미술관주차장에 차를 주차하고 준비하여 백민미술관 뒷쪽 능선으로 치고 올라야하나 정확한 등산로가 보이지 않는다 예전에도 비슷하게 치고 올랐던 기억이 있는데 각시왈 길도 없는 것 아이가라고 투덜댄다, ㅋㅋ
아차 그리고 물이 없어 민가에 가서 물을 좀 부탁하니 할머니가 큰 생수한병을 그냥주신다. 얼마나 고맙던지 다음에 가면 인사를 드려야할 것 같다.
약10여분 치고 올라 능선길에 접어드니 길은 또렷하게 능선을 따라 올라간다. 우측으로 주암호 상류의 그림같은 풍경들을 바라보며 시린 겨울바람을 온몸으로 받으며 걸어가는 그 기분은 정말 좋다.
아무에게도 방해받지 않고 늦가을의 정취도 가끔은 느끼며 한겨울의 정취도 느끼며 둘이서 걸어가는 그 길은 급할것도 없는 윙윙거리는 겨울바람소리만이 우리들의 해방꾼일뿐이다.
그렇게 대원사 삼거리를 지나 까치봉에 서니 그야말로 둘만의 멋진 시간이다. 아무래도 야단법석인 사람이 많이 붐비는 산을 가는 것보단 이렇게 호젓하게 그냥 아무말하지 않아도 서로가 서로의 마음을 읽어낼 수 있는 한가한 여유로운 이런 산행길이 둘이서 걷는 길은 최고가 아닌가 생각한다.
까치봉을 지나 말봉산을 가다 어느 양지바른 곳에서 라면에다 점심을 먹고 다시 능선길을 간다. 하루종일 가도 아무도 만나지 않는다. 말봉산을 지나 천봉산 가는 길에 서산으로 기울어 가는 오후 햇살의 따스함이 지천명에 들어선 우리들의 삶과 너무도 비슷한 시간이 아닌가 생각해본다.
연륜만큼 쌓인 여유로움이 능선길에 불어대는 차가운 바람도 산 능선에 햇살 내려비치는 따스한 햇살도 모두다 지나가는 시간일 뿐이라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일것이다.
천봉산에 서니 시간은 많이 흘러 급하게 내려선다. 작년 여름에 태풍에 많이 쓰러진 소나무들이 등로를 막아서고 있는곳이 많다.
청광도예원으로 하산하기에는 너무 시간이 촉박할것 같아 끝 지점에서 미술관쪽으로 내려가는 계곡으로 내려서서 오늘 산행을 마무리한다.
시간관계상 대원사의 티벳박물관과 대원사 둘러보기는 다음기회로 미루기로 한다.
대원사 유래
대원사는 보성군과 화순군의 경계에 있고, 행정구역상으로는 보성군 문덕면 죽산리에 있으며, 대원사는
천봉산(天鳳山 609m)의 자락에 깊고 긴 골짜기를 품은 곳에 봉황이 알을 품은 듯 아늑한 곳에 백제 무녕왕
3년인 서기 503년에 신라에 불교를 전했던 아도화상에 의해 창건되었으며, 창건 신화로는 아도가 꿈에
봉황의 선몽을 받아 무등산의 봉황대까지 왔는데 봉황이 보이지 않아 3달 동안이나 산을 헤메던 끝에
천봉산에서 붕소형국(鳳巢形局)을 찾아 절을 세우고 산의 이름을 천봉산이라고 불렀다고 한다.
천봉산의 유래를 살펴보면 봉황과 연관이 있는데 원래 봉황은 오동나무에서 잠을 자고 대나무의 열매(竹實)
을 먹고 사는 신성한 새인데, 오동나무와 관련하여 문덕면 법하마을에 동소산(桐巢山)이 있으며, 봉황과
연관이 있는 지명으로는 봉정리(鳳亭里), 봉갑사, 봉천리등이 있으며, 대원사가 있는 천봉산과 말봉산도
연관이 있고, 대원사가 있는 골짜기에 서부두골이 있는데 원래 이곳이 대원사의 창건지라는 설이 있으며,
그곳에 철마가 있었는데 일제시대에 일본군이 땅속에 묻어 버렸다는 이야기가 전해져 내려오고, 천봉산의
다른 골짜기에 봉갑리가 있는데 그곳에 봉갑사가 있는데 스님이 삼천명이나 되어 밥을 지을 때 쌀뜨물이
골짜기를 타고 내려오면 밑의 백사마을에서는 그 물을 받아 죽을 쑤어 먹었다는 전설과 한지와 스님의 옷을
만드는 가사 마을이 있었으며, 봉갑사에 있는 약수를 먹으면 만병통치가 되어 전국에서 수 많은 사람들이
모여들자 귀찮아진 봉갑사 스님들이 약수가 나오는 샘에 개를 묻어버렸는데 그 뒤로 봉갑사는 쇄락하여
끝내 화재로 소실되었다는 전설이 전해져 내려오는 곳이 천봉산이다.
백민미술관
등산로 초입
카메라 줌으로 당겨본 모후산 기상관측소
이제 완공이 되어가나보다
까치봉에서 바라본 모후산
둘이서 산행의 여유로움이 이런것 아닌가
천봉산
파아란 하늘은 내꿈 펼쳐들고
바스락거리는 낙엽은
내 추억 만들고
둘이서 걷고 있는 능선은
마음의 끈 연결하고
천봉산은
서산으로 기울어지는 햇살아래
시원한 조망 열어주고
미움도 즐거움도
다 지나고 나면
우리가 살아온 세월만큼 무뎌지며
그져 서로가 서로에게 고마울 뿐인것을
지독한 사랑보다
혹독한 미움보다
미지근한 사랑으로
오래도록 산길 걸어가는 시간이었으면..
2013.12.15
대 방 산
천봉산
천봉산에서 바라본 멋진 산야 풍경
산죽길도 있고
굽이치는 주암댐의 멋진 모습
조망이 조금만 좋으면 좋겠다는 생각
'그룹명 > 호남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동악산을 가다 (0) | 2014.01.19 |
---|---|
월봉산 (0) | 2013.12.25 |
운암산 설경을 가다 (0) | 2013.12.15 |
백아산하늘다리를 가다 (0) | 2013.12.09 |
철지난 내장산을 가다 (0) | 2013.11.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