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시 : 2025 - 05 - 17
장 소 : 함양,거창,무주 일원
날 씨 : 안개비,흐리고 맑음
누 구 랑 : 무등마루 땅통종주팀
코 스 : 육십령(02:02) - 할미봉(02:50) - 연수원삼거리삼자봉(03:24) - 서봉(04:38) - 남덕유(05:18) - 월성재(05:54) - 삿갓봉(06:40) - 삿갓대피소(06:58) - 무룡산(07:57) - 칠이남쪽대기봉(08:39) - 동업령(09:11) - 백암봉(10:08) - 횡경재삼거리(11:16) - 지봉(11:45) - 대봉(12:31) - 갈미봉(12:50) - 삼각점(13:20) - 신풍령(13:40) 34.7키로 오룩스기준
땅통종주길에는 유독 비가 많이 오는 것 같다.
오늘도 자정까지 비가 오는 것으로 되어 있으며, 집을 나서기 바로 직전까지도 빗방울이 떨어지고 있었으나, 집을 나서니 바람은 불지만 다행히 빗방울은 떨어지지 않아 안도의 한숨을 쉰다.
자정에 광주를 출발하여 대진고속도로 함양휴게소에서 콩나물죽으로 이른 아침으로 먹고 다시 출발하여 02시경 육십령에 도착하니 비가 내려도 이상하지 않을만큼 짙은 안개와 바람이 내 몸을 엄습하고 있다.
잠시 준비하여 오늘의 긴 시간의 끝인 신풍령을 향하여 급하게 선두부터 산속을 숨어든다.
뭐가 그리 급한지 금새 보이지 않는 선두다.
밤 산행이라 그래서인지 모두들 마음만은 급한모양이라..
뭐든 급할수록 돌아가라 했건만 그것이 잘 되지 않는 것이 인생이리라
나도 맨 후미에서 천천히 마빡불을 켜고 출발을 한다.
금방전까지 내린듯한 빗방울이 후두둑 안개비와 함께 떨어지는 소리를 들으며, 새벽으로 가는 어둠을 뚫고 시원한 맑은 공기를 마시며 설잠을 잔 눈을 부릅뜨고 밤길의 마빡불빛에 의지하여 서봉을 향하여 그렇게 오른다.
육십령의 밤
야간산행의 묘미는 그져 불빛에 의지하여 앞으로 나아가는 내 자신을 생각할 뿐인것이 묘미가 아닐까?
할미봉 사진은 잘 나오지 않아 패스
그리고 서봉에 04시40분경 도착을 하지만 평소 같으면 여명이 멋지게 새벽을 열고 있겠지만 짙은 안개가 모든것을 가리고 있다.
서봉의 운해가 멋스러운 것이 새삼 생각나는 시간이다.
서봉을 지나 남덕유에 서니 아침이 밝았으나, 짙은 안개로 인하여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것이 아쉬움이다.
가시는 님 고이 저려 밟고 가라며 낙화하고 있는 진달래
목마름에 비 맞은 진달래 한두입 따서 입속에 넣는다.
시원한 물맛이 내 몸에 전율을 일으킨다.
서봉에서 남덕유 가는 길에 일찍 일어난 새가 좋은 먹이를 먹는다던가.
아님 우리의 경계하기 위함인가.
새들만의 언어로 아침 노래를 하는 것이 참 싱그럽고 아름답다고 느낀다.
인간과 인간의 감성에서 이렇게 자유로운 느낌을 받는 시간이 있을까?
잠시 생각을 해보며 산길간다.
월성재 예전 내가 덕유능선을 처음 지날때 힘들었던 생각이 나는구나.
사람의 기억은 밋밋한 산행보다는 행복하고, 힘들었던 산행이 더 오래 내 기억속에 남아서 나 자신에게 그때를 떠 올리게 하며, 흐뭇환 미소를 짓게 하는지도 모르겠다.
힘들었다면 그때 그 힘듦을 이겨내어 오늘의 내가 있는 것이고.
행복했다면 그때의 행복을 내 삶의 자양분삼아 오늘을 행복하게 사는 것이리라.
덕유능선의 철쭉은 아직 꽃망울을 꾹 다물고 있는 것도 있고 이렇게 피어서 나를 반기는 녀석도 있구나.
삿갓대피소 공사중이라
이곳까지 왔다면 오늘 산행의 절반은 한 것이리라. 힘든구간은 거진 지났으니 말이다.
삿갓대피소에서 무룡산 오르는 데크계단
비에 젖어 새초롬하게 앙증맞음으로 나를 반겨주는구나.
무룡산에 오르니 잠시 하늘이 그 아름다움을 열어준다.
잠시 바람에 희날리며 구름이 서봉과 남덕유의 아름다움을 맛베기로 보여주는구나.
사람은 사랑 받아 행복하기 보다는
사랑하기 때문에 행복하다는 말
사람마다 행복의 척도는 다 다르겠지만 궁극적으로 그 끝은 행복이리라.
그 행복을 물질에서 찾는 이도 있을 것이고,
권력욕에서 찾는 이도 있을 것이고,
명예욕에서 찾는 이도 있을 것이고,
자신의 마음에서 찾는 이도 있을 것이다.
지나고 보니 삶의 연륜이라는 것
그것은 하루 아침에 얻어지는 것이 아니며,
그동안의 인생 경험을 통하여 고통과 인내를 감내하고서야 비로소 조금 보인다는 것
그냥 내려놓으며 살자.
내가 가져가는 것은 아무것도 없을지니,
내 육신에 내 생각에 무한한 자유를 주는 것이 행복이 아닐까 생각을 하여 이 산길을 갑니다.
개별꽃
덕유 능선에도 자세하게 보아야 보이는 야생화가 많이 있지만 바람으로 인하여 사진에 담기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다.
이곳은 이제 여린 새순이 세상을 향하여 인사를 하고 있다.
정말 싱그러운 아침 그 자체다.
부는 바람에 자유로이 자신을 맡길줄 아는 저 구름의 유유자적
실구름과 잠시 내어주는 파아란 하늘
내가 가지 않으면 진정 내 길이 아니리라.
새들이 나를 향하여 천상의 화음으로 노래하고
하늘은 그 파아란 멋으로 나를 유혹하니
어찌 내 자연에 현혹되지 않으리
행복이 이렇것일게다.
마음으로 허이허이 허수아비 춤을 추며 가는 것
뒤돌아본 무룡산과 저멀리 구름속에 살짝 고개 내민 서봉
저 멀리 덕유산 정상이 손짓합니다.
구름과 덕유산
이런 풍경에 산을 오르는 것이리라.
산은 정복이 아니라 그져 살짝 내 발길에 길을 열어 주는 것
이 능선을 돌아나면 동업령
싱그러운 봄의 풍경입니다.
멀어져 가는 무룡산
동업령에서 잠시 쉬면 요기를 합니다.
처녀치마
처연하게 그 아름다움을 보여줍니다.
하얀제비꽃
더디어 백암봉에 당도합니다.
이곳에서 중봉을 거쳐 향적봉 설천봉이 눈에 선하지만 그냥 신풍으로 발길을 돌립니다.
가야할 아직도 많이 남은 능선들입니다.
구름의 멋스러움을 감상하니 잠시 힘듦도 잊게 합니다.
대봉에서 갈미봉 가는 구간이던가 오래전 눈쌓인 길을 걷는데 너무 깊이 빠져 너무 힘들었던 기억이며,
그때만 해도 종이지도로 산행를 하였기에 등로를 벗어나 고생을 했던 기억이 새록새록합니다.
갈미봉 도착
아직도 잔봉우리를 두어개 더 넘어야 당도할 신풍령을 향하여 고
신풍령에 도착을 합니다.
오늘도 내 두다리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해 봅니다.
이곳에서 도로를 따라 약1.5키로 더 내려가서야 오늘 산행를 마무리 합니다.
산은 항상 그 자리에 있으며, 낮으나 높으나 산은 산이다.
오늘의 내 생각과 내일의 내 생각이 다르듯
산을 오를 때마다 내 힘듦도 다른 것이 매력으로 다가오는 것이 산행이리라.
같이 산행을 하신 모든 산우님들에게 오늘 산행으로 행복을 나눈 것에 대하여 감사의 마음을 전하면서
마무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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