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시 : 2017 - 04 - 15
오늘도 어김없이 신백두대간 북진 4차를 나선다.
이제 새벽에 움직이는 것이 일상사 처럼 여겨지니 이 또한 나의 삶일것이라 생각하며 그렇게 나서는 길이다.
반쪽은 같이 산에 안가고 혼자 간다며 투덜거리지만 집에서 빈둥빈둥하는 것 보다야 나을 것 아닌가 헐
그렇게 모여 차는 어둠을 헤치며 달려 중산리에 일행들을 내린다.
우린 서둘러 준비하여 치고 오르다 엎어진골로 숨어들어 힘들게 게곡을 치고 올라 영신봉에 도달한다.
목련의 탐스러운 아침 자태
이곳 탐방지원센터쪽에는 지금 벚꽃이 만발이다.
칼바위를 지나고
치고 오르는 계곡은 티없이 맑은 코발트 하늘에 뭉게구름 두둥실 그렇게 시간과 같이 흘러가고 있구나.
계곡을 쉼없이 치고 올라 영신봉에 당도하고 보니 하늘과 구름과 따사로운 햇살은 같이 어울려 한바탕 잔치를 벌이자
말하는 것 같다.
이 아름다운 곳을 비등으로 오른다는 것도조금은 죄스러운 기분이다.
하지만 이 멋진 풍경 앞에는 그 마음도 이내 사라지고 이 멋진 풍경을 즐기기 위한 마음뿐이다.
이곳이 지리 팔경의 한곳이라 했던가
시간이 많이 지난 후에 글을 쓸려니 생각나는 것도 많이 없네.
이상하리 만큼 요즈음은 산행기가 쓰기 싫어진 이유가 무엇일까?
아마도 내 마음의 정서가 매말라 가는 것이 아닌가 생각해본다.
책을 읽어본지가 언제인지...
하루하루살아가는 것이 무의미하게 느껴지는 것이 나도 나의 생활에 한번쯤 실증을 내어보는 것이 아닌가 생각해본다.
지리의 품은 언제나 넉넉하다.
내가 아무리 큰 소리로 내질러도 한없은 너그러움으로 다 받아드리고
내가 짜증 썩인 표정으로 산을 찾아도 나에게 웃음을 선사하고
내가 아픈 기색으로 산을 찾으면 생기를 불어 넣어주고
그렇게 나를 달래고 어루만져 주는것 같다.
지리산이여 언제나 내 곁에 그렇게 넉넉한 품으로 나를 품어다오
남성을 상징하는 바위다
천왕봉이 손에 잡힐듯 그렇게 나를 손짓하고 있다.
북풍 설한을 견더내며 그렇게 오늘도 세상을 향하여무언의 손짓을 한다.
멋진 산그림자와 어울린 천왕봉
촛대봉
세상을 살아가다 보면
우린 걱정아닌 걱정을 하며 산다.
오지도 않은 미래에 대한 생각
닥치지도 않은 현실에 대한 걱정
그 모든 것이 부질없은 한낫 나의 걱정일 뿐일 것을
세상은 가만이 있어도 가는 것이고
아둥바둥 거려도 가는 것이다.
정말 힘든 순간은 그것을 가만히 즐기는 것도
그 힘든 순간을 이겨내는 방법일 것이다.
이리저리 춤추는 저 실구름 처럼
우리도 모진 세상 풍파에 이리저리 춤추며 살아가지만
언젠가는 제 자리로 돌아오고야 마는 것이 삶이라 생각한다.
세석대피소를 피하여 청이당으로 영신봉으로 올라 그렇게 산길가다 벽소령 못미쳐 다시 삼정마을로 하산한다.
삼지닥나무꽃
오후의 삼정마을 계곡은 쉼없이 흘러 내리며 멋진 소리를 내는 물과 아름답게 피어나는 봄꽃들의 잔치로
나를 어서오라 반기지만 그래도 행복한 하루를 마감하는 길
그 끝의 언제나 행복이 넘치지만 그래도 조금은 지친 기색이리라.
정말 멋진 구름과 파아란 하늘과 마구마구 태동하며 자기를 봐 달라고 조르는 산야의 싱그러운 봄을 만끽한
시간이 아니었나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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