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시 : 2011 - 08 - 29 22:10 - 08 - 30 09:50
장 소 : 무등산
누 구 랑 : 나홀로
코 스 : 증심사 - 당산나무 - 중머리재 - 장불재 - 석불암 - 규봉암 - 억새평전 - 꼬막재 - 산장
사람이 살다가 불현듯 불각실히 뭐가 미치도록 하고 싶을때가 있다. 아마 어제의 내가 그런때가 아니었나 생각한다.
그것도 한주의 시작인 월요일 업무를 잘 마치고 막걸리 한잔 먹고 집에 앉았는데 그냥 거실 창문넘어 비오는 무등산이 보고싶어진다. 비박 배낭에다 침낭, 텐트, 김치 등 기본적인 거 챙겨 짐을 꾸린다. 집을 나서 마트에서 소주와 맥주 안주등을 사서 택시에 올라 증심사가자니 택시기사 왈 이 야밤에 웬 증심사냔다. 그냥 가고 싶어 간다고하니 아무말 없이 간다. 가는 동안 비는 그치고 증심사 입구에 도착하고 보니 밤하늘에 별들이 잔치를 벌이고 있다.
시간은 10시를 넘기고 있다. 배낭을 짊어지니 그 무게가 얼추 장난아니다. 근데 막걸리기운도 남아있으니 ..
주차장에서 증심사를 거쳐 당산나무로 오르는 길 부터는 이제 마빡 불을 켜고 진행한다. 당산나무에 올라서고 보니 땀이 장난아니게 줄줄 흐른다.
당산나무 쉼터에서 인증샷 한컷도 찍고 충분히 쉬어 옛날 대피소까지 진행하리라 마음먹고 출발하니 그리 쉽게 되는 것이 아닌가 보다 야밤에 배낭무게도 있으니 그 속도가 빠르지 않다. 대피소를 지나 한참을 올라가니 부부인듯한 두분이 도란도란 이야기하며 내려온다. 중머리재에서 바라본 밤 하늘의 별들 모습이 너무 아름답단다. 중머리재 약수터에 도착하니 11시40분경 아무리 무거워도 너무 더디다는 생각이다.
용추삼거리 부근에서 잠시 쉬어야겠다는 생각으로 치고 오르는 산길 풀섶에선 자기들만의 언어로 여름밤을 노래하고 어둠속에 뚜벅뚜벅 소리내며 그들을 방해하는 해방꾼이 된다. 내 거친 숨소리도..
용추삼거리에서 조금 치고 오르니 밤기운이지만 정말 시원하게 가을이 온듯한 느낌이 들 정도로 산들바람이 불어준다.
장불재 대피소에 도착하니 12시30분 대피소는 확장공사중인가 보다. 서둘러 집 한채 뚝딱 짓고 땀으로 얼룩진 옷은 벗어 말리고 뽀송뽀송한 옷으로 갈아입고 나니 정말 시원한 장불재의 밤공기가 너무도 좋다.
바위 위에 누워서 하늘의 별들을 감상하니 요즈음 언제 내가 저렇게 많은 별들을 바라보았던가 새삼 더듬어보지만 쉬이 그 기억이 잡히질 않는다.
혼자서 시원한 소맥한잔의 술을 들이키니 참 좋다. 내가 살기위하여 위로 받기 위하여 찾아 들어간 산중의 어둠이 너무나 좋은 그런 시간이다.
새벽 5시20분 기상하여 일출을 보러 서둘러 철마봉쪽으로 나가나 구름으로 인하여 일출의 모습은 보지 못하고 사진 몇 장 남기고 집 한채 정리하고 규봉암으로 향한다. 조용한 아침산의 참맛과 그 누구의 모습도 보이지 않는 내 혼자만의 공간이 이 무등산에도 존재한다는 것이 참 좋다.
석불암을 지나고 규봉암 바위에서 한참을 쉰다. 자연의 오묘함의 마력이랄까 정말 아름답다. 내 발아래 내려앉은 구름들도 감상하고 다시 출발하여 억새평전을 지나 꼬막재 약수터에서 정말 시원한 얼음물 한그릇을 마시니 내 육신의 모든것이 확 뚫리는 느낌이다. 꼬막재를 내려서니 이제 등산객들이 하나둘 보이기 시작한다.
무작정 가고 싶었던 야밤의 일탈이었지만 내 자신에게는 그 무엇인가 또 다른 채움이 있지 않았나 생각한다.
아무도 없이 가로등만이 밤을 밝히고 있습니다
당산나무에서 인증샷 한 컷
중머리재의 표지석
간단하게 집한채 지었습니다
집안에서 한 컷
무등산과 철마봉 사이로 일출이 시작되지만 ..
아쉽네요
무등산을 넘고 있는 구름들
그렇게 아쉬운 시간을 흘러갑니다
이슬 머금은 꽃이 참 예쁫는데..
제각각의 구름들이 무등산에 걸립니다
입석대 앞으로 햇살이 드리웁니다
이평쪽에 내려앉은 운해
서서히 산을 타고 오릅니다
규봉암의 아침
가을아 어서와라
언제봐도 신기합니다
관음전 처마와 돌기둥의 조화
규봉암 앞 뜰에서 바라본 운해
아늑함과 평화로움이 묻어납니다
산 능선을 타고 올라오고 있습니다
얼마의 세월을 저렇게 버티고 있는 걸까
이 꽃 이름이 무엇인지?
규봉암에서 억새평전 가는 길에 지천으로 피었더이다.
자연은 있는 그대로가 젤로 아름답습니다
꼬막재를 넘고 있습니다
이 꽃도 많이 보긴 보았는데 이름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