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명/글

대방산 2011. 1. 13. 09:00

 

 소년은

 이른 새벽 동이트기 기다려

 햇살 중천에 오르면

 동네 모퉁이의 양지바른 곳에서

 텅빈 겨울 들판을 향하여 연을 날린다.

 

방패연도 꼬리연도 다 제각각이지만

축 쳐진 연실 넘어로 허이허이 춤추는 연을 보며

코흘리개 소년은 춥단 말 하지 않고

흐뭇한 미소로 그 답을 대신한다.

 

그 연 어쩌다 전신주에 걸려 찢어지면

어렵사리 얻어 벽에 걸어 놓은 달력은

어느새 한장 두장 연으로 하늘을 날고있다.

 

그 시절 동네 고샅의 어린 재잘거림은

어디가고

이제 백발의 노년만이

그 양지바른 모퉁이 한켠을 지키고 있을 뿐이다.

 

아마도 그 어린 소년은

연을 날리며 소망했던 것을  찾아

오늘도 도시의 황량한 빌딩숲 아래서

꿈을 찾아 헤메이고 있겠지!

 

 2011 - 01 - 13

 대   방   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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