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은
이른 새벽 동이트기 기다려
햇살 중천에 오르면
동네 모퉁이의 양지바른 곳에서
텅빈 겨울 들판을 향하여 연을 날린다.
방패연도 꼬리연도 다 제각각이지만
축 쳐진 연실 넘어로 허이허이 춤추는 연을 보며
코흘리개 소년은 춥단 말 하지 않고
흐뭇한 미소로 그 답을 대신한다.
그 연 어쩌다 전신주에 걸려 찢어지면
어렵사리 얻어 벽에 걸어 놓은 달력은
어느새 한장 두장 연으로 하늘을 날고있다.
그 시절 동네 고샅의 어린 재잘거림은
어디가고
이제 백발의 노년만이
그 양지바른 모퉁이 한켠을 지키고 있을 뿐이다.
아마도 그 어린 소년은
연을 날리며 소망했던 것을 찾아
오늘도 도시의 황량한 빌딩숲 아래서
꿈을 찾아 헤메이고 있겠지!
2011 - 01 - 13
대 방 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