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시 : 2023 - 03 - 24
장 소 : 전남 구례군 일원
날 씨 : 봄비 내리는 날
누 구 랑 : 나 홀 로
불현듯 섬진강변의 벚꽃과 화엄사 흑매화가 궁금하였다.
보성강이 흘러드는 죽곡에는 벚꽃이 아직이었으나,
섬진강과 합강하는 압록에서부터는 벚꽃이 만발하기 시작한다.
때마침 봄비도 내리니 운치는 있다.
하동까지 내려가기는 조금 망설여져서 사성암가는 길에서 벚꽃은 마음껏 담아
화엄사로 향한다.
화엄사 경내는 이른시간인데도 사람들이 많이 붐빈다.
봄비가 제법 내리는데도 말이다.
섬진강변
언제나 말없이 아래로 흘러내리는 저 섬진강에
어느새 봄꽃들은 위로 북상하며
앞다투어 자신의 아름다움을 뽐내려 한다.
인간들의 세상은 온통 요지경 속
자신의 이익만을 생각하며
계절이 가는지 오는지 가늠하기 싫어하지만
절기마다 자신의 색갈로 아름다움을 연출하는
자연 앞에서 나는 고개 숙인다.
봄비 속에
처연하게 자신을 녹아들일 줄 아는
저 말없는 아름다움
자신을 절제하며 피워내는
자연의 순리 앞에
인간의 보잘 것 없는 삶이
허상이라는 것을...
이 봄비가 그치고 나면
바람 앞에 꽃비되어 날리는 날
또 다른 아름다움이 움 틀 것이다.
2023.03.24
대 방 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