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시 : 2019 - 09 - 08
장 소 : 강원도 양양 일원
날 씨 : 태풍링링의 영향으로 바람많고 흐림
누 구 랑 : 나사모 대간팀 일원
코 스 : 구룡령(06:36) - 갈전곡봉(07:50) - 968.3봉 (09:25) - 742.8봉 (12:10) - 조침령(13:11) 약22KM
어제 낙동정맥을 갔다가 귀가하여 잠시 휴식하고 다시 강원도로 향하는 버스에 몸을 맡긴다.
나사모 백두대간도 이제 끝을 향하여 치닫고 있는 모양이니 진부령이 멀지 않았구나.
태풍의 영향으로 날씨는 흐리고 바람도 조금 있다.
00:30분에 광주에서 출발하는 버스는 만차다. 소등을 하고 강원도 구룡령을 향하여 차는 어둠속을 내달린다.
나는 피곤하여 잠을 청하고 이내 조금 깊은 잠에 취한 것 같다. 자다깨다를 반복하며, 중간에 휴게소에 잠시 정차하고 다시 달려 평창쯤인지 휴게소에서 아침을 해결하고 약 한시간 더 달려가나 네비 누님의 안내 잘못으로 다시 시간을 30분 정도 더 허비하고 구룡령에 당도한다.
구룡령은 아홉마리의 용이라는데 내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양양에서 홍천으로 넘어가는 고갯마루가 구불구불 끝없이 이어진 것에서 유래하지 않았을까 생각해본다.
그리고 이번 구간은 개인적으로 백두대간의 끝내지 못한 퍼즐하나를 이제야 맞추러 온 느낌이다.
이 구간은 개인적으로 처음인 구간이기 때문이다.
각자 준비하여 구룡령에서 갈전곡봉을 향하여 나무테크 계단을 한발한발 내디디며 오른다.
누가누가 더 빨리가나 시합하듯이 그렇게 산속으로 숨어들며, 각자의 생각으로 산길 잡아 나간다.
쑥부쟁이꽃
구룡령의 나무테크계단
태풍링링의 영향으로 산길중간중간 썩은 나무들이 나딩굴고 있다. 그래도 생각보다는 피해가 심각하지는 않은 모양이며, 날씨는 높은 습도와 금방이라도 굵은 빗방울을 내릴 것 같은 잔뜩 흐린 날에 바람이 사그락그리며 나의 몸을 훓고 지나간다.
처음에는 산우분들이 행군하듯 가는 것이 싫어 조금 빨리 진행하다 조금은 느긋해진 마음으로 그렇게 혼자 산길나아가는 중간중간 자연이 주는 모든 선물을 받아들듯 그렇게 감상하며 나아간다.
사진을 찍고 싶지만 바람이 너무 불어 꽃사지는 찍기가 힘들어 지나치는 것이 많다.
고목과 버섯
오늘 구간은 조망터가 거의 없다시피 하며 그냥 원시림의 산 능선을 오르고 내리며 자신과의 싸움으로 그 시간을 채우며 가는 그런 길이다.
초롱꽃이 많이 피었는데 바람에 카메라에 담기가 힘들다
구룡령에서 시작하여 조침령가는 길에 유일하게 있는 봉우리다.
이런 조망이라도 볼 수 있으니 한결 마음이 좋다
산이 항상 그기 있어 좋은 것일게다.
마음 먹으면 언제든지 만날 수 있으니 말이다.
그런데 이렇게 오지 않고 시간만들어 오기란 정말 쉽지 않은 그런 곳이다.
이제 이곳 설악의 언저리는 붉은 단풍이 유혹하는 시간이 오고 있는 것 같다.
하루하루가 다르게 나뭇가지 잎이 그 색을 달리하고 잇다.
투구꽃
어느 정맥길을 걷듯이 오르면 내리고 오르면 내리고를 반복하며 지루하게 가는 대간길이다.
이 길 끝에서 나는 깊은 상념에 빠져 걸어가기 보다는 그져 오늘 이 길에서 느낄 수 있는 나를 느끼며 가고 싶다.
돌고도는 시간속에 우린 우리가 만든 것 이외에 자연이 주는 선물에는 하나도 같은 것이 없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고 살아가고 있다. 그져 하루하루가 바삐 흘러가기 때문이다.
때론 느리게 때론 빠르게 나를 돌아보며 가야하는 것을 뭐가 그리 바쁜지 속세는 사람들의 영혼을 먹고사는 블랙홀 처럼
그렇게 만들어가고 있다.
누군가의 수고로움이 때론 다른 사람의 인생의 좌표가 될 수 있다는 사실
이정표의 조침령 거리가 좀처럼 줄지 않는 것은 이 시간이 그만큼 답답한 길이라는 것을 말해주고 있는 것일 것이다.
영원한 산꾼 여기에 잠들다.
편히 쉬십시요.
더디어 그 끝이 보이는 모양이라
조침령
'그룹명 > 신백두대간'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백두대간33구간(한계령 - 미시령) (0) | 2019.10.14 |
---|---|
백두대간32차(조침령 - 한계령) (0) | 2019.09.16 |
백두대간( 진부령 - 구룡령) (0) | 2019.08.13 |
백두대간 북진 29구간(대관령 - 진고개) (0) | 2019.07.16 |
백두대간 북진 28구간(삽당령 - 대관령) (0) | 2019.06.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