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대간(도래기재-화방재)
일 시 : 2018 - 02 - 03
장 소 : 경북 영주 강원태백 일원
누 구 랑 : 대프(무등마루금)일원
날 씨 : 오전 눈 오후 흐리고 맑음
코 스 : 광주비엔날레(01:00) - 도래기재(06:02) - 구룡산(08:09) - 곰넘이재(09:10) - 신선봉(10:16) - 차돌베기(11:30) - 깃대배기봉(12:56) - 부쇠봉(14:35) - 태백산(15:05) - 유일사(15:45) - 사길령(16:28) - 화방재(16:38) 24.5KM
오늘은 평소보다 한시간 빠르게 출발한다. 01:00 광주를 출발하여 88고속도로를 타고 차는 달리나 쉬이 잠들지 못하고 이리저리 뒤척이다 잠시 잠이 들어 일어나보니 영주역 앞 앞선구간 아침을 먹었던 굴국밥집이다.
아침을 해결하고 도래기재에 도착하여 잠시 정리하여 차에서 내리니 따뜻한 곳에 있다 나와서 그런지 추위가 엄습한다.
그래도 어찌하랴 오늘 갈길이 정해진 길이니 나서보아야 할 것 아니것는가.
도래기재에 어둠이 여명을 불러드이고 있는 시간이다.
헤드랜턴을 캐고 약 한시간 진행하였을까 어둠이 쉬이 걷히지 않는다. 구름낀 날씨에다 눈이 흩날리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는 눈이 별로 없어 다행이다 싶은 마음으로 구룡산을 오른다.
약 두시간만에 구룡산 정상에 올라선 것 같다.
흩날리는 눈에 낮게내려앉은 구름으로 조망은 없다
잠시 서 있으니 추위가 엄습하여 다시 곰넘이재를 내려가다 잠시 막걸리 한잔 걸친다.
산에서 먹는 막걸리 맛이라 그 참 오묘하구나.
매번 마시는 거지만 목을 타고 넘어가는 그 맛이 먹을때마다 다르니 과히 아니좋다 할수가 없다.
구룡산까지 올라온 시간을 보니 오늘 우리가 예정한 시간 정도는 들어갈수가 있겠다고 내심 생각했는데
곰넘이재를 넘으면서 그 생각이 틀릴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더 많이 드는 것은 왜일까?
선두에서 러셀을 하는 분들의 수고로움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나도 예전에 러셀을 하여보아서 그 힘듬을 안다.
가면 갈수록 더 깊이 빠지는 눈 참 많이도 왔구나 싶다.
깊은데는 허리춤까지 빠지는 모양이라 ㅎㅎ
매주 다니는 산이지만 산은 그 모습이 같은 산을 가더라도 매주 다른 모습을 하고 있으니 과히 카멜레온이라 아니할수가 없다.
이 마루금에 내가 가지 않으면 길이 아라듯
내가 지나가기에 나의 길이 되엇다고 감히 말할 수가 있을 것이다.
차가운 아침공기 속에 무념무상으로 마루금을 간다지만 머리속으로는 많은 생각들이 뒤엉켜 나의 근심을 깨우는 것 같다.
이 추위에도 벌거벗은 모습으로 견뎌낸다는 것은 그만큼의 아픔과 고통이 뒤따라야 할 것이다.
우리의 삶도 밤 낮의 시간이 같듯 행복과 불행의 시간도 같은 것이 아닌가.
그런데 우린 행복의 시간은 생각하지 않고 불행의 시간만 생각하는 것이 아닌가
모든 역경은 시간이 가면 저절로 흘러가는 것이리라
오늘 이 시간에 내가 이 길을 걷고 있는 자체가 불행과 행복의 공존인지도 모른다.
한고개 넘으면 또다른 고개가 있고 한발 내디디면 또다른 깊이의 눈이 나를 기다리듯
그 모든 것을 즐기면서 가는 것이 행복으로 가는 것일게다.
곰넘이재에 도착한다.
벤치까지 쌓인 눈
이런 모습도 좋고 가을 낙엽이 딩구는 모습도 좋다.
겨울산이 좋은 것은
다른 계절에는 볼 수 없는 속살까지 다 볼수가 있고, 그 마루금과 산허리의 아름다움을 볼 수가 있는 것이 좋은 것이 아닌가 생각해본다.
눈이 적은데를 골라서 러셀을 하며 나아간다.
내가 신선일까 이 봉우리가 신선일까
오늘 이 풍경을 누리는 내가 신선이 아닐까?
자연이란 이런 아픔속에서도 굿굿하게 자신의 모습을 유지하며 살아낸다는 것이 너무도 벅찬 감동이 아닐까?
여기서 이정표의 거리를 보고 얼마 지나지 않으면 천재단에 도착하겠다는 마음가짐으로 눈길을 헤쳐나가보지만
천재단은 그 모습을 쉬히 보여주지 않는구나.
에전 혼자서 다니던 산행때는 잘 몰랐는데
산악회라는 곳에서 산을 다니다 보니 좋은 점도 많고 또 그렇지 않은 점도 있지만,
산을 좋아한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고 백두대간을 탄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기에 그 여려운 시간을 쪼개서 같이
어려운 산길을 걸어가는 것이고, 어찌보면 부모 형제보다도 더 자주 만나는 것이 산을 좋아하여 산에서 만나는 산우들이
아닌가 생각해본다.
그 만남에서 안좋은 일보다는 좋은 일이 더 많기에 서로 격려하고 서로 보듬어주며 힘든 여정을 뚜벅뚜벅 나아가는 것이
아닌가 생각하니 이 얼마나 좋은가.
오후가 되니 하늘이 코발트 겨울 본연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 같다.
근데 가시거리가 그렇게 좋지는 못하구나
좌측에 있는 것이 문수봉인가 보다
더디어 태백산 부쇠봉에 도착한다.
아! 하고 탄성이 절로 나온다.
이제 힘든 구간은 다 지나왔다는 안도의 한숨과 내가 이 길 끝에 서 있다는 성취감의 안도감 뭐 그런것이 아닐까>
천재단과 장군봉이 손뻗으면 잡힐 것 같다
주목은 살아서 천년 죽어서 천년이라 했던가
시린 겨울 하늘아래 그 모습이 나무도 아름답다
저 텐트를 보니 나도 여기서 하룻밤을 묵어보고 싶다는 생각이다.
근데 여기까지 가지고 온것은 괭장히 힘들었을텐데 하고 생각해본다.
코발트 하늘아래 멋지게 그 마루금을 보여주는 겨울산의 진미다
정상석
천재단에 막걸리 한잔과 밀감으로 속세 인연들의 무사안일과 대프산우님들의
행복한 산행을 기원해본다.
태백산
일망무제의 태백산 정상에서
허허로운 마음으로
쪽빛 하늘을 쳐다본다.
아! 언젠가는 천상으로 가리라
그 천상으로 가는 길에
우린 우리들의 세상에서
행복한 마음으로 한바탕
멋진 잔치를 벌이고
실증나면
그때 행복한 마음으로
사랑하는 마음으로
천상으로 가리라
2018.02.03
대 방 산
아픈 기억도 사랑했던 기억도
그져 한낱 지나가는 삶의 연속인것에 불과한 것
우린 그져 오늘을 어떻게 행복하게 살 것인가
그것이 문제가 아니던가 생각해봅니다.
산성각에서는 굿을 하고 있더이다.
무엇을 비는 굿인지는 모르지만
더뎌 화방재입니다
오늘 산행에 참여하신 대프(무등마루금) 산우님들의 수고로움으로 행복한 하루였습니다.